스위스 로망드 오케스트라 최고의 황금기에 악장으로 역사적 명연을 이끌었던 페터 라이바! 그의 전설적 연주 가운데 1951년 스위스 스튜디오에서 녹음한 베토벤과 브람스의 바이올린 협주곡 음반이 마침내 재발매 되었다. 여린 숨결처럼 마음을 사로잡는 섬세한 보잉과 열정 가득한 콘트라스트는 베토벤의 낭만성을 한층 부각시키고, 브람스에서의 날선 악센트는 최전성기의 자신감이 폭발하는 순간이다. 그의 바이올린 소리만은 찬란함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 오랜 세월의 흐름에도 불같은 감동을 일으킨다.
헨릭 쉐링과 더불어 칼 플레쉬 계열의 바이올린 전통의 수호자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페터 라이바의 희귀 음원들이 최근 도론(Doron) 레이블을 통해 국내에 소개되며 열렬한 호응을 얻고 있다. 이 스위스 레이블을 통해 존재감 자체가 없어질 뻔한 국내 시장에 라이바라는 이름이 갖는 무게감을 비로소 알릴 수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무엇보다도 기름기를 쫙 뺀 듯 컴팩트하면서 고도의 집중력을 발산하는 라이바 사운드의 가치를 확인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 다행스럽다. 지금까지 소개된 그의 음반은 그 양이 제법 된다. 골드마르크, 멘델스존, 차이코프스키, 슈만, 시벨리우스, 스트라빈스키, 바흐 협주곡 등등을 비롯하여 전설적인 클라라 하스킬과의 듀오 리사이틀 등이 소개되었는데, 이들 음반은 그의 전성기라고 말할 수 있는 1950년대 녹음들로서 마치 한 폭의 동양화 같은 그의 찬연한 예술세계를 정확하게 감상할 수 있다.
이번에 수입된 베토벤과 브람스 바이올린 협주곡 앨범은, 바로크부터 현대에 이르는 넓은 레퍼토리를 가졌던 라이바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작품이라고 말할 수 있다. 1951년 한스 몰트카우가 이끄는 웨스트 오스트리아 심포니 오케스트라와의 협연으로서 LP 콜렉터 사이에서는 전설적인 명반으로 화자되는 바로 그 음원이다. 여기서 브람스 협주곡은 일본(Green Door)에서의 복각반으로 선보인 적이 있지만 베토벤은 현재로서는 이 음반 밖에 구할 수 없다. 자칫 음악에 대한 과잉된 관점을 교정해줄 수 있는 소중한 음원이다.
- 월간 La Musica - 박제성
[ 수록곡 ]
1. Violin Concerto In D Major, Op.61 (1-3) (Ludwig Van Beethoven)
2. Violin Concerto In D Major, Op.77 (4-6) (Johannes Brahm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