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으로 듣는 비발디 사계’가 음반회사「신나라」레이블로 5월11일 출반된다. 이번 국내최초로 출반되는 ‘국악으로 듣는 비발디 사계’는 순수하게 국악기로만 연주되는 비발디 사계이기에 더욱 관심을 모으고 있다. 흔히 유명한 클래식의 일부 정도만을 국악으로 편곡해 연주해오던 그 간의 시도와 달리 ‘사계’의 전곡을 연주하여, 국악관현악의 새로운 매력을 알리는 가능성을 발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비발디 ‘사계’는 비발디의 모든 작품 중에서 가장 유명한 곡으로, 세계의 다양한 민속악기로 연주되어 왔고, 우리나라에서도 여러 번 국악기로 연주되어 온 작품이다. 그러나 비발디 ‘사계’의 전곡이 모두 국악기로 연주한 것은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의 ‘국악으로 듣는 비발디 사계’가 최초이다.
 이 음반을 위해 편곡을 담당한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 작곡과 김성기 교수는 “비발디 사계를 원본에 충실하게 우리 악기로 편곡했다”고 밝혔다. 빠른 기교를 요하는 바이올린 부분은 해금으로, 묵직한 첼로의 저음은 거문고와 아쟁이 맡아 투박하면서도 애절한 국악기만의 매력을 선보일 것이다. 또한 화성적 부분과 빠른 속도를 요하는 부분은 서양악기 ‘쳄벌로‘에서 유래된 국악기 ‘양금’을 통해 표현하여 지금까지 여타 국악관현악단이 선보였던 그 어떤 연주보다도 화려한 기교를 선보이는 국악기의 전혀 새로운 모습을 서울시국악관현악단 ‘국악기로 듣는 비발디 사계’ 음반에서 만나게 될 것이다.
  국악기로 연주하는 사계는 어떨까?

 

 

비발디의 사계가 리듬이 강조되는 음악도 아니고, 더불어서 국악기 중에서 발현악기가 섬세하게 리듬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특징을 잘 이용했다. 가야금과 거문고의 역할이 살아있었다. 오히려 여타 국악관현악에서 타악기로 인해서, 이런 발현악기의 음색이 묻혀 있었던 것이 되살아나서 기쁘게 들을 수 있었다. 여기에 아쟁도 종종 피치카토로 가세하면서, 근음과 저음이 생생하게 들리는 입체감 있는 음악을 만들어 주었다. 이 악단에서 가야금, 거문고, 아쟁 파트가 튼실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더불어 그들은 국악은 물론이고, 바로크음악의 세계에도 잘 접근하고 있다는 생각에도 미쳤다. 해금도 칭찬할 만하다. 바이올린 혹은 서양음악의 찰현악기에 익숙한 청중들을 어느 정도 만족시켜줄 수 있었다. 지나치게 강조되는 리듬에 지친 청중들에게,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의 사계는 편안한 휴식처럼 다가갈 수 있는 레퍼토리가 될 수 있다.

 

 

    비발디의 사계는 세계의 민족악기로 연주된 바 있고, 우리나라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아직 우리나라 국악관현악으로 전곡을 다 연주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국악기가 연주하기에 편한 부분을 발췌한다거나, 대중들에게 익숙한 부분을 선택적으로 연주하지 않았다는 점을 높이 사고 싶다. 더불어 단지 ‘처음이다’ ‘새롭다’라는 단계를 넘어서, 국악기로 연주하는 서양음악이 원곡의 연주와 ‘같으면서 다른’ 매력을 알려줄 수 있는 가능성이 발견되었다.

 

- 국악기가 국악기의 특성이 잘 살아있는 편곡과 연주를 통해서, 음악이 자연스럽게 진행됐다. 

   악기의 소재나 악기의 구조적인 면에서, 음악이 자연스럽게 진행됐다. 악기의 소재나 악기의 구조적인 면에서, 국악기만큼 자연성을 존중하는 것도 드물 것이다. 사계는 이름처럼 자연을 소재로 한 작품인데, 국악기로 듣는 사계는 이런 자연성 혹은 목가적인 분위기가 잘 살아있었다. 서양악기에서 받게 되는 금의 기운이 아닌, 국악기의 고유한 목의 기운이 살아있었다.

 

윤중강(음악평론가 - 2006.9 ‘문화공간’)

 

[ 수 록 곡 소 개 ]

▶ 봄    Spring / 1악장-4:03, 2악장-3:20, 3악장-5:10

 

    첫 곡 <봄>의 1악장에는 얼음장을 녹이며 흐르는 시냇물 소리와 메아리쳐오는 새들의 지저귐뿐만 아니라, 갑작스럽게 퍼붓는 봄비에 때때로 닥치는 꽃샘추위 등 가끔 기상 예보를 빗나가게 만드는 봄의 변덕까지 담겨있다. 2악장 라르고는 산들바람이 나무 가지에 스치며 그 밑에 쉬고 있는 목동들의 나른함과 노곤함을 그리고 있다. 3악장 알레그로는 목가적인 시칠리아 풍의 춤곡으로 아름다운 계절에 대한 찬가다.

 

▶ 여름  Summer / 1악장-5:55, 2악장-2:22, 3악장-3:26

 

    <여름>의 1악장은 무더위가 주는 중압감을 느리게, 또는 빠르게 번갈아 펼치며 폭풍우의 예감으로 마무리한다. 2악장은 무더위에 완전히 지쳐 늘어진 모습을 묘사하는 사이 멀리서 들리는 천둥과 번개로 폭풍전야의 위기감을 전한다. 3악장에 들어서면 앞서 계고된 폭풍우가 본격적으로 들이닥친 모습을 그리며 자연의 무시무시한 파괴력을 묘사하는데, 이는 우리 한반도의 여름 모습과도 흡사해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 가을  Autumn / 1악장-5:46, 2악장-2:12, 3악장-4:13

 

    전체적으로 풍요로운 계절을 그린 <가을>의 1악장은 추수의 기쁨을 노래하며 시작한다. 농민들의 춤 사이에 취객을 묘사한 독주악기가 등장하기도 한다. 사람 사는 곳은 어디나 비슷한 것이, 좋은 일에도 꼭 지나치게 술에 절어 떨어지는 자가 있는데, 2악장은 그런 분위기다. 3악장은 사냥을 묘사한 것으로 사냥나팔이 높게 울려 펴지며 시작해 사냥감을 발견하고 추적하고 포획하는 과정이 비교적 구체적으로 담겨있다.

 

▶ 겨울  Winter / 1악장-4:34, 2악장-2:28, 3악장-3:58

 

    첫 악장은 뼈를 애는 차가운 겨울 바람 속에서 추위에 떨며 달려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묘사하고 있다. 2악장은 맹추위 속에서 찾은 아늑하고도 한가로운 난로가의 정경을 그리고 있다. 3악장은 얼음장 위를 위태롭게 걸어가는 사람의 모습을 그리고 있지만, 사이사이 봄의 희망이 나타나기도 한다.

 

○ 서울시국악관현악단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은 우리나라 최초의 국악관현악단으로서 1965년 초대단장인 유기룡(1964~66)의 지휘 아래 정 단원 53명으로 출범하였다. 제 2대 지휘자로 민속악의 대부인 지영희 (1699~74)를 초빙하면서 본격적인 음악활동을 펼치게 되었으며 이어서 한만영(1974 ~45),김용진(1976~88), 김용만(1988~92), 김영동(1993~99),이상규(1999~2001), 김성진(2001~06)등 국악계의 대가들과 서양음악을 전공한 지휘자를 차례로 영입하며 발전을 거듭하였다. 전통음악의 창조적 계승과 새로운 창작음악의 보급이라는 두 가지 임무를 수행하고자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는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은 창단이후 오늘날까지 정기연주회 280여회, 특별 연주회 1,200여회를 비롯하여, 대만, 일본, 인도네시아, 태국, 싱가포르, 프랑스, 미국, 인도, 우즈베키스탄, 모스크바 등 해외공연에서도 큰 호평을 받았다.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은 전통음악에 바탕을 둔 현대적인 수많은 창작 관현악곡을 개발, 소개하여 한국의 창작 음악발전의 토대를 마련하는 한편 국악가요, 퓨전음악, 영상음악 등 새로운 실험을 통해 한국음악의 대중화에도 큰 기여를 해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박상진단장님을 새롭게 모시고 새로이 나아가고 있는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은 21세기의 국악의 새로운 월드 뮤직화를 위한 도약을 준비하며 국악관현악의 선두주자로써 미래를 이끌 악단으로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 단장 겸 상임지휘자 박상진

  박상진 단장 겸 상임지휘자는 서울대학교 음대를 졸업하고 한양대학교 대학원에서 음악교육학석사, 성균관대학교대학원에서 예술철학을 전공하여 철학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중앙국악관현악단, 전북도립국악단과 대구시립국악관현악단 상임지휘자를 거쳤고 ‘88서울올림픽문화예술제합창지휘 및 ‘92, ’97대한민국국악제, ‘94일본히로시마 아시안게임에 한국대표 문화사절공연을 지휘한 바 있다. 2001북경유니버시아드대회 폐막식 한국대표공연 총감독으로 활약하였으며, 2003 러시아상트페테르부르그 정도300주년기념초청기념,대구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개폐막식 지휘를 하였다. 러시아 울란우데 국제전통음악 지휘자 콩쿠르 심사위원 및 각종 콩쿨 심사와 함께 국악가요 꽃잎 등 다수의 곡을 작곡하고 한국동양예술학회, 한국전통음악학회, 한국대금연구회 이사로 있으며, 현재 동국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이다.

 

 

2006년 5월에 취임한 박상진 단장은 상반기 어수선했던 국악관현악단을 화합과 새로운 음악 세계로 이끌었다. 취임이후 8회의 정기연주회와 3회의 특별연주회를 비롯하여, 다수의 지방, 해외공연 등 왕성한 연주 활동을 하였다.
42년 역사를 지닌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은 전통의 현대적 계승을 목표로 맥을 이어오고 있다. 하지만 서울시민과 더불어 서울을 대표하는 서울시국악관현악단만의 대표브랜드 공연이 아직 없다. 박상진 단장은 금년 5월26일 ‘아리수뎐-2007淸風(청풍)’을 야심차게 준비하고 있다. 서울시민과 세계인이 감동할 만한 국악관현악을 통한 경쟁력 있는 전통문화콘텐츠 창조를 위한 준비를 기대해 본다.

 

 

악장 : 김방현(대금), 이연희(가야금)
소금 : 권용미
대금 : 김현숙(부수석), 김진성, 변제남, 김혜연, 강정아, 이장욱
피리 : 윤병철(수석), 민성치(부수석), 김현주, 박경미, 이주형, 장순혁
해금 : 서은영(부수석), 조복래, 송정희, 이경주, 김민숙, 김애라, 용은정, 김현희
가야금 : 류지연, 최인영, 이지연, 곽재영
거문고 : 유영주(수석), 김영임(부수석), 김선효, 정누리, 한나리
아쟁 : 김선일(수석), 김상훈(부수석), 이재룡, 김소형
타악 : 남동현, 허일두, 최종희
양금 : 이주은(부수석)
객원 : ｜저대｜- 이광수, / ｜중국양금｜- 최휘선

 

 

소  금 - 권용미
대  금 - 김방현, 김현숙
피  리 - 윤병철
해  금 - 서은영
가야금 - 이연희, 류지연
거문고 - 유영주
아  쟁 - 김선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