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재즈의 진정한 스승이자 시공을 초월하여 절대 커지지 않는 가장 아름다운 재즈의 한 단면을 만끽하게 해준 살아있는 테너 색소폰의 거장 소니 롤린스의 일대기가 담긴 바이블!

살아 있는 테너 색소폰의 전설, 소니 롤린스! 그가 남긴 수많은 명연들을 엄선하여 다시 한번 그의 업적을 조명했습니다. 판타지 산하의 프리스티지, 컨템포러리, 리버사이드와 마일스톤 레이블에서 그가 남긴 앨범 가운데 정수만이 수록된 Special Edition!

2CD Digi Package including 22 songs from 22 albums

선곡 및 해설 : 재즈 칼럼리스트 권석채

커버디자인 및 일러스트레이션 : 남무성 (현재 일본의 재즈전문 월간지 <스윙저널>에도 연재가 되고 있는 "만화로 보는 재즈 역사 100년, jazz it up!"의 지은이)

96KHz/24Bit Remastering, 16 Page Booklet 삽입

[ 수 록 곡 ]

  DISC 1  

1. No Moe

Taken from "SONNY ROLLINS with the MODERN JAZZ QUARTET" - Prestige Records (OJCCD-011-2/P-7029)

2. It's All Right With Me

Taken from "WORKTIME" - Prestige Records (OJCCD-007-2/P-7020)

3. Valse Hot

Taken from "PLUS 4" - Prestige Records (OJCCD-243-2/P-7038)

4. Tenor Madness

Taken from "TENOR MADNESS" - Prestige Records (OJCCD-124-2/P-7047)

5. St. Thomas

Taken from "SAXOPHONE COLOSSUS" - Prestige Records (OJCCD-291-2/P-7079)

6. I've Grown Accustomed To Your Face

Taken from "ROLLINS PLAYS FOR BIRD" - Prestige Records (OJCCD-214-2/P-7095)

7. B. Swift

Taken from "SONNY BOY" - Prestige Records (OJCCD-348-2/P-7207)

8. Two Different Worlds

Taken from "TOUR DE FORCE" - Prestige Records (OJCCD-095-2/P-7126)

9. I'm An Old Cowhand

Taken from "WAY OUT WEST" - Contemporary Records (OJCCD-337-2/S-7530)

10. Till There Was You

Taken from "FREEDOM SUITE" - Riverside Records (OJCCD-067-2/RLP-258)

11. I've Told Ev'ry Little Star

Taken from "SONNY ROLLINS AND THE CONTEMPORARY LEADERS" - Contemporary Records (OJCCD-340-2/S-7564)

12. A House Is Not A Home

Taken from "THE CUTTING EDGE" - Milestone Records (OJCCD-468-2/M-9059)
 
  DISC 2  
 
1. Poinciana

Taken from "NEXT ALBUM" - Milestone Records (OJCCD-312-2/MSP-9042)

2. Isn't She Lovely

Taken from "EASY LIVING" - Milestone Records (OJCCD-893-2/M-9080)

3. A Child's Prayer

Taken from "DON'T STOP THE CARNIVAL" - Milestone Records (MCD-55005-2/DIDX-4572)

4. Harlem Boys

Taken from "DON'T ASK" - Milestone Records (OJCCD-915-2/M-9090)

5. The Very Thought Of You

Taken from "LOVE AT FIRST SIGHT" - Milestone Records (OJCCD-753-2/M-9098)

6. No Problem

Taken from "NO PROBLEM" - Milestone Records (OJCCD-1014-2/M-9104)

7. I'm Old Fashioned

Taken from "SUNNY DAYS, STARRY NIGHTS" - Milestone Records (MCD-9122-2/DIDX 0113)

8. Don't Stop The Carnival

Taken from "G-MAN" - Milestone Records (MCD-9150-2/DIDX 1821)

9. Tennessee Waltz (6:13)

Taken from "FALLING IN LOVE WITH JAZZ" - Milestone Records (MCD-9179-2/DIDX 6031)

10. I Wish I Knew

Taken from "HERE'S TO THE PEOPLE" - Milestone Records (MCD-9194-2/DIDX 11803)

살아있는 테너 자이언트, 소니 롤린스

몇 해 전 어느 재즈 동호회에서 재즈와 관련된 다양한 내용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던 적이 있다. 수많은 설문 중에 기억에 남는 것 하나는 재즈에 가장 적합한 이미지를 지닌 악기가 무엇일까라는 질문으로 많은 사람들이 악기에 대한 특징과 왜 이 악기가 재즈에 가장 적합한 이미지인가를 설명하는 글들을 올렸다. 결국 재즈하면 떠오르는, 즉 재즈를 대표할 수 있는 이미지를 지닌 악기에 선정된 것은 색소폰, 그 중에서도 테너 색소폰이었다. 재즈의 역사를 보면 색소폰은 1930년대 이전까지 재즈에서는 그다지 중요성이 없었던 악기였다. 색소폰을 연주하는 사람도 적었고 혹 연주하는 사람이 있다고 하면 그저 흔하지 않은 악기를 연주하는 기인(奇人) 정도로만 생각했었다. 그러나 스윙 시대에 들어서면서 뛰어난 색소폰 연주자들이 등장해 밴드에 활력을 불어넣기 시작하면서 색소폰은 재즈에 있어 점차 비중 있는 악기로 사람들에게 인식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모던 재즈 시대가 열리면서 바야흐로 재즈에 있어서 색소폰의 시대는 막을 열게 된다.

 

History of Tenor Saxophone

색소폰은 소프라노, 알토, 테너 그리고 바리톤을 포함한 베이스 색소폰 등 크게 네 가지 종류로 구분된다. 모든 색소폰이 중요하겠지만 이 가운데 하나만을 고르라고 한다면 단연 테너 색소폰을 골라야 할 만큼 테너 색소폰은 과거에도 현재에도 그리고 미래에도 재즈에 있어 가장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악기이다. 남성다운 기품과 당당함이 가득 베어 있는 중후한 톤을 지닌 테너 색소폰, 오넷 콜맨(Ornette Coleman)은 테너 색소폰을 가리켜 흑인들의 영혼을 가장 잘 표현하는 악기라고 표현했다. 여기서 잠시 테너 색소폰의 역사를 살펴보지 않을 수 없을 듯싶다. 초기 테너 색소폰의 독보적인 인물은 테너 색소폰의 아버지라 불렸던 콜맨 호킨스(Colman Hawkins)다. 그의 압도적인 연주 - 극적 효과를 나타내는 선율과 풍부한 사운드 그리고 재즈의 진수라 할 수 있는 즉흥연주까지 - 는 사람들이 테너 색소폰에 열광하는 계기를 만들게 된다. 이 계기를 이어간 사람은 색소폰의 대통령이란 의미의 프레즈(Prez)라는 별명으로 잘 알려진 레스터 영(Lester Young)이었다. 그는 콜맨 호킨스와 비교해 좀 더 부드럽고 가벼우며 신선함이 담긴 밝은 연주를 선보여 테너 색소폰의 숨겨진 또 다른 매력을 발산했고 이는 후대 테너 색소폰 연주자는 물론 쿨 스타일의 재즈에까지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대부분의 테너 색소폰 연주자들은 콜맨 호킨스와 레스터 영이라는 두 거장의 영향 하에서 발전을 거듭했다(전체적으로 호킨스보다는 영의 영향력이 조금 더 우위에 있었다.) 그러나 50년대 소니 롤린스(Sonny Rollins)의 등장으로 테너 색소폰의 역사에 있어 레스터 영의 영향력은 점차 감소되는 듯 보였으며 50년대 후반 소니 롤린스의 압도적인 영향력이 발휘되면서 레스터 영의 영향력은 끝을 고하게 된다.

 

No.1 Tenor Giant Sonny Rollins

소니 롤린스는 1930년 뉴욕에서 태어났다. 그는 피아노를 연주함으로 음악에 첫 발을 내딛었다. 피아노를 이어 색소폰에 관심을 갖고 알토 색소폰을 연주하던 그는 1946년이 되어서야 자신의 음악을 빛내줄 악기인 테너 색소폰을 비로소 연주하게 된다. 그는 1946년부터 아트 블래키(Art Blakey), 태드 다메론(Tadd Dameron), 버드 파웰(Bud Powell), 마일즈 데이비스(Miles Davis), 패츠 나바로(Fats Navarro), 델로니어스 몽크(Thelonious Monk) 등 비밥의 중요 연주자들과 연주를 시작했다. 1949년 밥스 곤잘레스(Babs Gonzales)의 음반에 참여, 첫 번째 레코딩을 시작하면서 소니 롤린스는 모던 재즈의 황금기인 하드 밥 시대를 화려하게 열어나갈 연주자로 점차 주목받게 된다. 1951년 마일즈 데이비스와 델로니어스 몽크와의 연주를 통해 한 단계 성장한 그는 1955년 클리포드 브라운(Clifford Brown)과 맥스 로치(Max Roach)가 주도하는 퀸텟에 참여 브라우니가 세상을 떠나게 되는 1957년까지 소니 롤린스만의 예리하고 개성적인 사운드를 선보이며 하드 밥의 중심에 다가서게 된다.

 

당시 재즈를 주도하던 중심인물들과의 활동과 함께 소니 롤린스는 자신만의 음악세계를 추구하게 되는데 1951년 자신의 첫 번째 리더작인 이 그 시발점이 된다. 소니 롤린스는 1959년까지 당대를 대표하는 최고의 테너 색소폰 연주자로서의 독보적 위치를 - 적어도 존 콜트레인(John Coltrane)이 자신만의 음악을 선보이기 전까지 - 점하게 된다. 그러던 중 1959년 당시 음악의 흐름과 자신의 모습에 대해 - 아마도 콜트레인의 탁월한 음악을 접한 이후 그에 따른 충격으로 생각되는 - 충격과 실망감을 갖게 된 그는 돌연 활동을 중단했고 2년이 지난 1961년이 되어서야 다시 복귀하게 된다. 그는 복귀와 더불어 이전과는 조금 다른 스타일, 즉 자신이 견지해 온 하드 밥 스타일에 당시 재즈계의 핫이슈였던 오넷 콜맨의 스타일까지 선보이며 여전히 재즈의 중심으로 활동을 계속한다. 그러나 록 음악의 폭발적인 발전이 시작된 1960년대 후반, 정확히 1968년 롤린스는 다시 한번 은퇴를 결심했고 4년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의 휴지기를 보내게 된다. 1971년 이라는 앨범을 통해 다시 복귀한 이후 롤린스는 50년대 재즈 역사상 커다란 획을 그었던 자신만의 하드 밥 스타일에서 많이 벗어나 R&B적 리듬과 팝적인 요소가 가미된 음악을 선보이며 이전과는 많이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게 된다.

 

지금도 정력적인 활동을 선보이고 있는 소니 롤린스에 음악에 대해서 언급한다는 것이 어렵고 큰 의미가 있는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는 있지만 오늘날 많은 사람들은 소니 롤린스의 음악적 정점은 레스터 영의 영향이 지배적이던 50년대 테너 색소폰의 경향을 자신의 영향으로 바꾸었던 1950년대라고 평가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렇기 때문에 두 번의 은퇴 이후 선보인 음악들에 대해서는 상당히 혹독한 평가를 서슴없이 내리는 경우가 상당히 많은 듯  싶다. 이는 50년대 소니 롤린스의 모습을 하드 밥과 동일시했던 대부분의 재즈 팬들의 공통적 생각이요 아쉬움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그가 콜트레인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안정된 스타일에 머무르지 않았다는 것이다. 즉 콜트레인도 전형적인 하드 밥 스타일에 안주했다면 오늘날 재즈 역사에 가장 위대한 연주자로 남지 못했을 것이다. 콜트레인이 재즈사에 위대한 연주자로 설 수 있었던 것은 음악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바탕으로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을 게을리 하지 않았기 때문이리라. 이는 소니 롤린스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다만 콜트레인이 추구했던 방향과는 조금 다른 방향을 추구했다는 것만 다를 뿐.....

 

Music of Sonny Rollins Part 1. 1950~1959

이제 소니 롤린스의 음악에 대해 잠시 살펴보자. 소니 롤린스는 테너 색소폰의 경향이 레스터 영의 영향 하에 있던 1950년대부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당시 소니 롤린스는 모던 재즈의 전설 찰리 파커의 생동감 넘치는 프레이즈와 콜맨 호킨스의 풍부한 사운드를 절묘하게 결합한 자신만의 예리하고 개성적인 사운드의 기초 위에 레스터 영의 서정적이고 철저한 프레이즈를 살짝 가미한 스타일을 선보였다. 이러한 롤린스의 스타일은 당시 누가 듣더라도 설득력 있었고 그는 당연히 수많은 연주자들 가운데 우뚝 설 수밖에 없었다. 여기에 빼 놓을 수 없는 다른 한 가지는 그의 연주 속에 담겨진 그의 음악적 재능이다. 그는 언제 어디서 연주하더라도 막히지 않고 자연스럽게 연주할 수 있는 화성학적 기본을 지니고 있었으며 비밥 스타일의 재즈에 있어 새로운 연주 스타일 - 음에 대한 직접적 연주를 하지 않고 그 음이 연주될 공간만으로 연주를 이어나가는, 한마디로 여백의 미를 살리는 - 을 선보인 델로니어스 몽크와 같은 자유롭고 발랄한 감각을 지니고 있었다. 이러한 롤린스의 매력은 1954년 발표한 앨범을 기점으로 그의 음악을 지탱하는 거대한 축으로 자리하게 된다. 1956년 대표작 가 세상에 공개되면서 소니 롤린스의 음악은 최고조에 이르게 된다. 그는 이 앨범에서 하드 밥 테너 색소폰이 보여 줄 수 있는 극한의 것까지 모두 드러내면서 소니 롤린스의 천하를 선포한다. 여기서 잠시 앨범 직전에 레코딩한 앨범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여기에는 존 콜트레인과 음반을 통해서 만나게 되는 단 한번의 테너 베틀이 담겨져 있기 때문이다. 당시만 하더라도 롤린스는 재즈계에서 이미 어느 정도 위치에 이른 상태였고 콜트레인은 이제 막 자신의 입지를 다지고 있던 시기였기에 때문에 이 두 사람의 만남은 그야말로 핫이슈가 되지 않을 수 없었다. 단 한곡에서의 만남이었지만 이 두 사람은 서로의 영역을 존중하면서도 자신들만의 색깔을 그대로 노출해 테너 색소폰의 진수를 선보였다. 이 베틀은 승자도 패자도 없이 오직 환호와 감동만을 남겼다. 그 이후 발매된 것이 앞서 언급했던 다.(필자의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Tenor Madness'에서 콜트레인과의 조우는 분명 롤린스에게 강한 상승효과로 작용했고 에 반영되었을 것이다.) 이후 롤린스는 하드 밥 역사에 길이 남을 명연들을 지속적으로 발표하며 모던 재즈의 황금기를 빛냈으나 1959년 돌연 활동을 중단하게 된다.

 

Music of Sonny Rollins Part 1. 1961~1967, 1971~

1959년 돌연 활동을 중단한 소니 롤린스는 1961년 라는 앨범을 통해 다시 복귀하게 된다. 복귀 후 소니 로린스가 선보인 음악은 복귀 이전 그가 견지해 온 하드 밥 사운드를 바탕으로 당시 재즈계의 커다란 이슈가 되었던 오넷 콜맨의 프리재즈적인 스타일까지 가미하면서 여전히 재즈의 중심에 서 있었다. 지속적인 연주 활동을 펼치는 중 1968년 - 당시 록음악의 폭발적인 발전은 재즈를 역사의 뒤안길로 서서히 몰아가고 있던 시기 - 소니 롤린스는 다시 한번 은퇴를 하면서 1971년까지 그 자취를 감추게 된다.

1971년, 시대는 바뀌어 모던 재즈시대는 이미 막을 내렸고 재즈-록 시대가 한창 무르익어가고 있었다. 71년 이라는 앨범으로 복귀한 롤린스는 일렉트릭 악기를 포함한 음악을 선보이며 50년대 하드 밥 사운드를 탈피, R&B적인 리듬과 팝적 요소가 가미된, 팬들에게 매우 생소한 음악을 연주한다. 모던 재즈 시대에 선보였던 강력한 이미지에 익숙한 사람들은 180도 변해버린(?) 롤린스의 음악에 적잖은 충격을 받았고 급기야 소니 롤린스의 음악은 죽었다고까지 말하는 사람이 생겼다. 그럼에도 소니 롤린스는 굴하지 않고 자신의 새로운 음악 스타일을 꾸준하게 밀고 나가게 된다.

 

Still Alive! Tenor Giant, Sonny Rollins

지금도 재즈를 듣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소니 롤린스가 50년대 선보인 음반에 강한 애정을 갖는 반면 1970년대 발표한 앨범에 대해서는 여전히 냉담한 반응을 보이는 듯 하다. 물론 내 스스로도 그러한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 그가 1970년대 이후 남긴 음악들을 다시금 접하면서 내가 한 가지 사실을 간과하고 있었음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가 퓨전 스타일의 음악을 주로 연주하고 있지만 다른 연주자들과 비교해 보면 아직까지 그의 음악적 뿌리인 모던 재즈의 요소들을 많이 간직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렇다. 표면적으로 보이는 모습에만 귀 기울였을 뿐 그 내면에 담겨진 것을 오랫동안 보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아직 소니 롤린스가 살아있기 때문에 그에 대한 이러저러한 이야기는 의미 없을 듯싶다. 다만 한 가지 우리에게 푸대접 받고 있다는 인상이 강한 1970년대 이후 그가 보여준 음악에 대해서 마음을 열고 다시 한번 만나보아야만 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