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3월 26-27일 실황. 작곡가와 지휘자 양면 모두에서 음악계의 큰 존경을 받고 있는 피에르 불레즈의 80번째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베를린 슈타츠오퍼측에서 마련한 성대한 축하콘서트의 실황이다. 흥미로운 것은 베를린 슈타츠오퍼가 아닌 베를린 필의 거점인 필하모니에서 연주회가 펼쳐졌다는 점. 스코어에 대한 확고하고도 객관적인 접근법을 보여주는 불레즈의 말러 교향곡 사이클은 그동안 애호가들과 평론가들 양쪽 모두를 크게 만족시켜왔었다. 그의 교향곡 2번은 전통적인 로맨틱한 해석을 지양하는 대신, 이 거대한 작품 속에 새겨 넣은 심판의 두려움과 부활의 기쁨을 생생하게 드러낸다. 소프라노 디아나 담로와 메조 페트라 랑의 열창도 이 연주가 주는 큰 감동에 한 몫을 한다. 콘서트 직후 있었던 불레즈의 베를린 슈타츠카펠레 명예지휘자 취임식이 짤막한 부가영상으로 제공된다. 이 위대한 음악가에 대한 뜨거운 존경을 담은 관객들의 열렬한 환호가 필하모니를 가득 메우는 감동적인 순간을 함께할 수 있을 것이다.
[보충자료]
- 피에르 불레즈는 1964년 6월 12일 베를린 필을 객원지휘하면서 처음 필하모니의 지휘대에 올랐다. 당시 연주곡은 바르톡의 피아노협주곡.
그때 독주를 맡았던 이가 현재 베를린 슈타츠오퍼의 음악감독인 다니엘 바렌보임이었다.
- 베를린 슈타츠카펠레는 베를린 슈타츠오퍼 산하의 오케스트라다. 베를린 슈타츠오퍼는 16세기 설립된 프로이센의 궁정오페라단을 기원으로 한다.
현재 이들이 사용 중인 오페라하우스건물(슈타츠오퍼 운터 덴 린덴)은 1741년 프리드리히 2세의 명으로 세워졌다. 2차 대전 직후 동베를린에 편입되기까지 독일을 대표하는 오페라하우스로 군림했으며, 통독이후 바렌보임 휘하에서 다시 과거의 영광을 되찾아가는 중이다.
- 디아나 담로는 현재 최고의 밤의 여왕으로 주가가 높은 소프라노다. 국내에 영상물로 발매된 2003년 글라인드본 실황(BBC)과 M22에 포함된 2006년 잘츠부르 크 실황(DG)에서 이 가수의 밤의 여왕을 만날 수 있다. 페트라 랑은 2004년 요엘 레비가 지휘했던 서울시향의 부활 콘서트에 참여함으로써 국내의 말러리 안들에게도 친숙한 이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