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프강 바그너(1919~)는 리하르트 바그너의 친손자로서 1951년 바이로이트 페스티벌이 재개되면서 형 빌란트와 공동으로 감독직을 수행했다. 1966년 빌란트가 죽자 단독으로 바이로이트를 이끌었으며 2008년 페스티벌을 끝으로 그 자리를 배 다른 두 딸에게 넘겨주었다. 본인 스스로가 오페라 연출가이기도 한 볼프강 바그너는 미니멀리즘 경향의 현대적 연출을 선호한다. 그 대표작이 1985년 바이로이트 페스티벌에서 첫 선을 보인 <탄호이저>다. 단순하지만 신화적 상징성이 잘 드러난 무대 위에서 애욕과 종교적 경건함을 동시에 부각시켰다는 호평을 받았다. 1989년 바이로이트 실황인 본 영상물은 치밀한 해석으로 명망이 높은 주세페 시노폴리가 지휘했고 당시 다방면에서 최고의 소프라노였던 셰릴 스투더가 엘리자베타를 부른다. 탄호이저 역은 미국 테너 리처드 버살이다. 4년 전에 이 오페라로 바이로이트에 데뷔한 그는 단번에 스타덤에 올라 몇 년간 반복 출연했는데, 7년 후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에서 야나체크의 <마크로풀로스 사건>에 출연했다가 사다리에서 떨어져 즉사한 비운의 가수이기도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