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이 끝나고도 모든 청중이 정적에 빠져든 기적적인 명연!
바이에른 주의 작은 마을에 위치한 오토보이렌 성당은 로코코 양식의 화려한 장식으로 유명하다. 1982년 이곳에서 당시 바이에른 방송 오케스트라를 이끌던 라파엘 쿠벨릭이 합창단과 루치아 폽, 쿠르트 몰을 위시한 최고의 독창진과 함께 하이든의 '성 세실리아 미사'를 연주했다. 그런데 푸가에 의한 화려한 합창으로 연주가 끝난 다음에도 극한의 감동을 받은 청중은 아무도 박수를 칠 수 없었다. 쿠벨릭의 얼굴에는 더 이상 만족스러울 수 없다는 미소가 떠오르고 박수 대신 성당의 종소리가 정적을 깨뜨린다. 그 기적적인 실황이다.
성 세실리아는 3세기에 로마에서 순교한 여인인데, 처형당하는 순간까지 찬가를 부름으로써 교회 음악의 수호자로 추앙되었다. 로마의 산타 체칠리아 음악원이 바로 그 이름을 딴 것이다. 이 곡은 원래 성모 마리아를 위한 것이지만 성 세실리아 축일(11월 22일)에 연주된 바람에 '성 세실리아 미사'라 불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