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용 오페라의 새 지평을 열었던 메노티의 대표 희극과 비극을 함께 만나다
이탈리아 출신의 미국 작곡가 잔 카를로 메노티는 ‘아말과 밤의 방문자’, ‘아말리아 무도회에 가다’ 등을 비롯한 22편의 극음악을 통해 20세기의 주요한 오페라 작곡가로 자리매김하였다.
그는 88올림픽을 기념하여 우리 정부로부터 오페라 ‘시집가는 날’을 위촉받음으로써 우리나라와 남다른 인연을 맺기도 했었다. 그는 TV용 오페라를 창안함으로써 오페라 역사에 새로운 일획을 그은 장본인이기도 하다.
작곡가의 대표 희극과 비극 각 하나씩을 함께 담은 DVD 역시 1961년과 64년 오스트리아 방송에서 TV 방송용으로 제작했던 프로덕션들을 정성스런 복원작업을 거쳐 수록한 것이다.
칼 뵘의 총애를 받았던 위대한 메조소프라노 엘리자베트 횡겐이 두 작품 모두에서 주역을 맡았고, 바그너 소프라노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힐데 코네츠니, 빈 뮤지컬계의 스타였던 올리브 무어필드, 그리고 불세출의 바리톤 에버하르트 베흐터의 청년시절의 모습도 만나볼 수 있다. (흑백화면, 모노)
엘리자베트 횡겐(토드, 플로라)/ 에버하르트 베흐터(밥)/ 마리아 호세 데 비네(모니카) 외/ 볼프강 렌너트, 아르만도 알리베르티/ 빈 폴크스오퍼
( 보조자료 )
- 희극 <노처녀와 도둑>은 1939년 미국 NBC 방송국의 위촉으로 완성되었다. 현대 미국의 작은 도시에서 펼쳐지는 이 코믹 오페라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노처녀 미스 토드의 집에 낯선 청년 밥이 찾아온다. 미스 토드와 하녀 레티샤는 이 청년의 훤칠한 용모에 반하여 그를 이집에 머물게 한다. 미스 토드는 밥이 탈옥한 도둑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지만, 그를 떠나보낼 수가 없다. 오히려 그를 위해 돈을 횡령하고 술을 도둑질하기에 이른다. 이런 정성에도 불구하고 밥은 토드에게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화가 난 토드가 보안관에게 신고하러 집을 비운 사이, 밥과 레티샤는 토드의 집을 탈탈 털어서 도망치고 만다.
- 2막의 오페라 <영매>는 가벼운 내용을 주로 다뤘던 메노티가 처음으로 심각한 주제에 도전했던 작품이다. 뉴욕 컬럼비아 대학의 위촉으로 완성되었으며, 1946년 동대학을 통해 초연되었다. 메노티는 1951년 이 작품을 영화로도 재구성하였다. 플로라 부인은 죽은 자의 영혼과 교감한다는 영매(무당)이지만, 실상은 자신의 자녀들과 공모하여 사기행각을 벌이던 인물이었다. 어느 날 플로라는 손님들 앞에서 초혼의 연기를 벌이다가 누군가가 자신의 목덜미를 만지는 듯한 느낌을 받고 공포에 빠진다. 강박증에 사로잡힌 플로라는 자신이 잠든 사이 커튼 뒤에 숨어든 벙어리 아들 토비를 귀신으로 착각하고 권총을 난사하여 살해하고 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