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3년 11월, 서울에서 날아간 테발디와 콜렐리의 동경 공연실황.
1973년 11월 14일과 17일, 서울 신촌의 이화여자대학교에서 레나타 테발디와 프랑코 코렐리의 역사적 내한 공연이 있었다. 그리고 곧바로 동경으로 날아가 다시 콘서트를 연다. 한국에서는 장혜원 교수의 피아노 반주였지만 동경에서는 동경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관현악 반주였다.
11월 21일의 역사적 동경 실황이 여기 있다. NHK에서 방송한 소스를 그대로 사용한 것이라 일본어 자막이 제공되며 화질도 썩 양호하지는 않지만 세계 최고의 명가수로 군림하던 두 사람의 당당한 자태와 멋진 노래에 빠져들기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
코렐리는 ‘오페라 무대의 그리스 조각상’이라 불렸을 정도로 오페라 역사상 가장 잘생긴 테너였으며 사자후를 연상시키는 격정적인 음성으로 명성을 떨쳤다. 2003년 10월에 82세로 타계헸다. 테발디는 ‘벨벳처럼 부드러운 음색’을 지닌 ‘소프라노 발성의 교과서’로 불렸다.
마리아 칼라스의 라이벌로 불릴 수 있었던 유일한 존재였으며 2004년 12월에 역시 82세의 나이로 타계했다. 오페라 공연의 황금시대에 그중에서도 빛나는 별이었던 두 대가수의 모습이 담긴 절대 놓칠 수 없는 기록이다.
○ 프랑코 코렐리(1921~2003)는 이탈리아의 해안도시 안코나에서 태어나 엔지니어의 길을 가다가 30세가ㅣ 되어서야 오페라 가수의 길로 접어들었다. 잘생긴 얼굴과 훤칠한 키,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는 시원한 음성으로 전세계 여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지만 실제로는 무대공포증이 심한 테너였다고 알려져 있다. 오페라 평론가 존 스틴은 “팝뮤직과 영화가 판을 치는 세상에 프랑코 코렐리같은 남자가 오페라를 선택한 것에 대해 우리는 진심으로 감사해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여전히 좋은 목소리를 유지하던 1976년에 은퇴했다.
○ 레나타 테발디(1922~2004)는 로시니의 고향 페사로에서 태어났고 토스카니니에게 발탁되어 24세의 젊은 나이로 라 스칼라 무대에 섰다. 이때부터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대형 소프라노로 인정받았으나 마리아 칼라스가 나타나 자신의 위치를 위협하자 미련 없이 주 활동무대를 미국으로 옮기고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의 프리마 돈나로 맹활약하며 ‘미스 솔드 아웃’이란 별명을 얻었다. 공연마다 표를 매진시켰기 때문이다. 1973년 고음의 문제가 발견되지 오페라 무대에 서는 것을 그만두고 3년 동안 세계 투어를 한 후에 은퇴했다. 성악도들에게 가장 모범이 되는 소프라노는 칼라스가 아니라 테발디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교과서적인 대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