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2005 전주세계소리축제(10월2일 일요일 오후 4시, 한국소리문화의 전당 연지홀, 전석 무료초대)에서 공연되었던 “애니판소리 한국설화 12바탕전” 은 우리나라의 재미난 설화, 위인들의 이야기를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한 kbs tv의 최우수프로그램인 ‘애니멘터리 한국설화’에서 방영된 작품들 중 12편을 선정, 그 만화에 판소리를 입혀 제작한 것으로 애니메이션을 보면서 판소리와 국악연주를 듣는, 그야말로 실감나고 재미나는 시청각 판소리를 체험하게 되는 것이다.
판과 소리의 합성어라고 할 수 있는 판소리는 그 자체만으로도 세계성을 함유하고 있는 명칭이라는 생각을 한다. 우리의 전통예술 중 독창성과 민족성을 잘 표현하고 있는 판소리는 예술적으로도 그 폭이 매우 넓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창극, 창작판소리, 여성국극, 가야금병창등 음악과 연극적요소를 넘나드는 다양한 장르를 파생시킨 판소리가 오늘날 우리나라에서는 정작 소수의 애호가에 의해 그 판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비록 세계의 무형문화유산으로 선정되었다고 하더라도 단지 보존가치로만 존재한다면 판소리 다섯바탕이 지니고 있는 시대성과 대중성을 상실하게 될 것이다.
학창시절에 국악교육을 받지 못한 기성세대 뿐 아니라 오늘날 자라나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은 판소리의 표현법에 생소할 수 밖에 없다. 조선시대부터 이어지는 한문투의 가사와 한동안 여성명창들에 의해 유지되다시피 하는 소리판에 다시금 활력을 불러일으키려는 대중화의 방향으로 최근 다양한 창작판소리들이 등장하고 있다. 최근 우리 시대에 맞는 창작판소리의 필연성을 절감하고 있는 일부 소리꾼과 애호가에 의해 참신한 소재와 아이디어를 가진 창작판소리들이 많이 탄생하고 있다.
애니판소리의 제작과정은 12편의 한국설화가 담긴 애니메이션 (kbs-korea에서 방영한 우수프로그램인 애니멘터리 한국설화)에서 12편의 작품을 선정하여 작사가들이 새로 붙인 가사에 작창 (장단과 곡을 붙임)을 한 창작판소리를 모두 12명의 어린이, 청소년, 젊은 소리꾼들이 만화에 맞추어 연습하고 녹음을 하였다. 여기에 kbs 국악관현악단의 연주를 타이틀과 배경음악 (작곡: 강상구)으로 사용하였다. 그래서 이 dvd를 관람하면 마치 판소리 뮤지컬을 보는 것과 같은 즐거움이 있을 것이다. 어린이 청소년 그리고 온 가족이 한국의 살화와 역사 속 위인들의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판소리로 감상하고 만화도 즐기는 그야말로 에듀테인먼트의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