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국립 오페라가 뉴 밀레니엄 기획으로 준비한 장대한 서사시

프로코피에프의 <전쟁과 평화>는 두 차례의 개정을 거쳐 총 13장 구성으로 완결된 거대한 오페라이다.

스페셜 피처로 이 오페라의 제작과 관련된 무려 79분 분량의 다큐멘터리가 제공된다.

제1부의 일곱 장(평화)은 주로 나타샤와 피에르 베주호프의 에피소드를 그리고 제2부의 여섯 장(전쟁)은 모스크바까지 침입한 나폴레옹과러시아 군의 전쟁을 다룬다. 톨스토이의 대작에 기초한 오페라답게 합창단을 제외한 등장인물이 무려 74명이나 되는 엄청난 규모의 작품이다.
파리 국립 오페라는 뉴 밀레기엄 기념 작품으로 아이러니컬하게도 프랑스의 패배로 끝난 <전쟁과 평화>를 선정하여 2000년 3월 바스티유 극장 무대에 올렸다. 올가 구리야코바(나타샤), 나산 건(안드레이), 로버트 브루베이커(피에르), 아나톨리 코체르가(쿠투초프), 바실리 게렐로(나폴레옹) 등 러시아와 서구의 수많은 명가수들이 눈부신 경연을 펼치는 가운데 제2부에서는 포연에 싸인 전쟁터의 리얼리티를 충분히 살린 프란체스카 참벨로와 존 맥파를레인의 무대 연출력이 돋보인다.

[ 줄거리 ]
○ 11장으로 구성된 프로코피에프의 <전쟁과 평화>의 초판은 작곡자 부부의 대본 에 의해 1941년부터 1943년에 걸쳐 작곡되었고 1944년 모스크바에서 연주회 형식으로 초연되었다. 1947년 프로코피에프는 13장으로 확대된 제2판을 발표했으나 하루에 공연할 수 있는 한계를 넘었기 때문에 다시금 수정과 삭제를 가할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완성된 최종고가 1952년의 제3판이다. 그 초연은 작곡가 사후인 1957년에야 이루어졌다.

○ 소설, 그것도 대하소설을 오페라로 만든다는 것은 분명한 한계가 있기 때문에 <전쟁과 평화>가 과연 성공적인 오페라인가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을 것이다. 노래 중심으로 이런 긴 서사극을 이어간다는 것도 문제가 있기에 프로코피에프는 선율적인 레치타티보와 아리오소, 혹은 부분적으로 대화체의 방식으로 가창 양식을 꾸몄다. 또한 그는 사실상 구현이 불가능한 오페라 전체의 통일성을 포기하는 대신 각 장면을 인상적인 것으로 만들고자 노력했다. 이중에서도 특히 제12장 블론스키의 헛소리와 죽음은 가장 멋진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한편 제10장에 나오는 쿠투초프의 용맹한 칸틸레나는 피날레 합창에 재현되고 있으며 이 오페라와 비슷한 시기에 만든 프로코피에프의 영화음악 <폭군 이반>에도 전용되었다.

○ 이 dvd의 스페셜 피쳐로 제공되는 다큐멘터리는 제1부 57분, 제2부가 21분에 이르는 대단한 분량이다. 오페라 자체에 대한 해설 대신에 파리 국립 오페라가 이 작품을 무대에 올리는 다양한 모습이 상세하고도 흥미롭게 펼쳐진다. 오페라 다큐멘터리의 교과서적인 기준을 제시했다고 할 수 있다.

지휘자 : gary bertini, conductor / francesca zambello, stage director

연주자 : nathan gunn (prince andrei bolkonski) / olga gouriakova (natasha rostova) / robert brubaker (count pierre bezoukhov) / elena obraztsova (maria d. akhrossimova) / vassili garello (napoleon) / stefan margita (anatole kouragine) / mikhail kit (count ilia a.

오케스트라 : orchestre et chœrs de l'opera national de par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