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허설 현장에서 만나는 솔티의 카리스마,음악성,인간미

○ 유대계인 게오르그 솔티는 1912년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태어났다. 부다페스트 음악원에서 피아노와 지휘를 공부했는데 1936년부터 2년간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에서 토스카니니의 조수로 뽑혀 진정한 지휘에 눈을 뜬다. 그러나 먼저 두각을 나타낸 것은 피아노 쪽이었다. 전쟁 상황에서 지휘자 자리를 얻기 힘들자 1942년 제네바 국제 콩쿠르에 참가하여 우승한 것이다. 그러나 꾸준히 지휘에 관심을 기울인 끝에 1945년부터 1952년까지 바바리아 국립 오페라 음악감독, 1952년부터 1961년까지 프랑크 푸르트 오페라의 예술감독으로 일했다. 1961년부터 10년간 런던 코벤트 가든 로열 오페라 하우스를 맡으면서 자신과 오페라 극장 모두가 전성기를 맞이했는데, 빈 필을 지휘하여 바그너 <니벨룽의 반지>의 역사적 명반을 완성한 것도 이 기간이었다. 로열 오페라에서의 업적으로 그는 영국으로 귀화했으며 엘리자베트 여왕으로부터 경(卿, sir)의 칭호를 받았다. 1969년부터 1991년까지는 무려 22년간 시카고 심포니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며 베를린 필, 빈 필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세계 최고의 악단으로 육성했다. 시카고 심포니를 떠난 후에도 그는 오페라를 중심으로 전혀 쉬지않는 노익장을 발휘했지만 1997년 9월 런던에서 갑자기 별세했다. 85세 생일을 얼마 앞든 시점이었다.

○ 솔티의 지휘 특징을 한마디로 축약하자면 ‘정밀하게 다음은 음의 짜임새와 공격성을 띤 타협없는 표현력’이라고 할 수 있다. 쉬투트가르트 라디오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연습한 이 dvd에서도 솔티의 개성은 남김없이 발휘되고 있다. 영상으로 통해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사실은 그의 이러한 특징이 면밀한 대조 효과와 폭발적인 다이내미즘, 단원에 대한 열정적인 독려에서 비롯된다는 것이다. 이런 연습 과정을 통해서 지휘자의 카리스마에 복종하지 않을 악단은 없을 듯 싶다.

[ 줄거리 ]
1997년 9월 5일, 85세의 게오르그 솔티가 세상을 떠나면서 위대한 마에스트로의 시대는 종언을 맞이하게 되었다. 죽기 직전까지 그는 열혈남아의 이미지를 유지했는데 리허설에서의 별명은 그 열정적 성격과 홀랑 벗겨진 대머리를 상징하여 ‘소리 지르는 해골’이었다고 한다.
명쾌하기 이를데 없는 솔티의 지휘 모습은 여러 소스를 통해 만날 수 있었지만 이제 그의 리허설 모습도 눈으로 확인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여기 수록된 것은 슈투트가르트 라디오 심포니 오케스트라를 지휘한 두 편으로 1966년(54세) 바그너의 <탄호이저> 서곡, 2년 뒤 베를리오즈의 <파우스트의 겁벌(劫罰)>중 ‘헝가리 행진곡’ 연습 장면이다. 그는 ‘소리 지르지만’ 실로 명료하게 자신의 의견을 전달하고 있으며 ‘해골’이라지만 애정어린 미소를 머금은 채 단원들에게 칭찬도 아끼지 않는다.

[ 수록곡 ]
01. tannhauser overture [wagner]

02. hungarian march from 'la damnation de faust' [berlioz]

작곡가 : wagner, richard / berlioz, hector

지휘자 : georg solti, conductor

오케스트라 : radio-sinfonieorchester stuttgar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