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시니 희극 영상물의 교과서!!!

로시니 희극 영상물의 교과서
1988년 슈베칭엔 페스티벌 실황을 담은 이 공연은 현대적인 감각과 전통이
조화를 이룬 '세빌리아의 이발사'의 전형이다.

1988년 독일 슈베칭엔 페스티벌 실황에 올린 로시니의 '세빌리아의 이발사'는 음악, 연출, 무대라는 영상물의 3박자가 잘 맞아떨어진 본보기이다. 악단과 가수들의 연주력은 듣는 이가 로시니로부터 무엇을 원하는지 정확히 알고 있다. 악단은 부파의 스페셜리스트인 가브리엘 페로의 정교한 지휘에 맞춰 시종 신랄한 합주를 엮는다. 빠른 패시지 속에 번뜩이는 악센트와 불같은 아첼레란도와 크레셴도는 희극성, 느린 악구에서 그윽한 목관과 뉘앙스 풍부한 현은 벨칸토의 선율미를 극대화했다. 가수 가운데 역시 바르톨리가 먼저 눈에 띈다. 완고한 저성을 트레이드 마크로, 그의 로지나는 새침데기 처녀에 미래 귀족 부인의 여성성을 투영시킨 이상적인 캐릭터이다. 이미 음반을 통해서도 여러 번 입증했듯, '방금 들린 음성'을 비롯한 주요 아리아는 아찔한 콜로라투라 기교와 반질반질한 프레이징으로 빛나는 수연이다. 피가로를 맡은 퀼리코는 수려한 외모가 잔꾀 많은 주인공의 이미지 그대로이다. 강건한 저음이 돋보이는 '난 이 거리 최고의 이발사'는 유려한 발음의 재미를 살려 만족감을 준다. 퀴블러 역시 아름다운 고음과 비브라토로 백작이 지닌 사랑의 열정을 뜨겁게 그렸고, 펠러(바르톨로)와 로이드(돈 바질리오)는 익살스런의성어를 적절히 섞어가며 '감초 베이스'의 역할에 충실했다. 일급의 기량을 갖춘 이들은 명장(明匠) 미하엘 함페의 연출을 통해 로시니안으로서의 생명력을 얻었다. 연출가는 큰 동작과 동선으로 코미디의 성격을 부각시키면서도, 프리제리오의 사실적인 세트와 더불어 전통을 크게 중시했다. 레슨 장면에서 각 배역들의 움직임이 우스꽝스러우면서도 설득력을 발휘하는 것은 기가 막히게 잘 설계된 연출 덕분이다.
이 영상물에는 샴페인처럼 끓어오르는 음악, 극사실적으로 묘사된 18세기 스페인의 고아한 정경, 해학과 유희가 관통하는 연기가 있다. 로시니의 희극을 이해하는 데 더 이상의 교본은 필요 없을 것이다.


cast:
cecilia bartoli, david kuebler, gino quilico, carlos feller

orchestra, chorus:
radio symphony orchestra stuttgart, choir of cologne city opera

dvd specials:
arthaus musik trailer 8 min

conductor: gabriele ferro
stage director: michael hampe
recording date: 1988
recording place: schwetzinger festspiele
picture format: 4:3
sound format: pcm stereo
ntsc
menu languages: gb, f, sp, jp
subtitle languages: gb, f, i, sp, j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