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24년에 초연된 헨델의 장편 오페라 <줄리오 체사레>는 작곡가가 남긴 수많은 이탈리안 오페라들 중에서도 가장 성공작으로 꼽히는 작품이다. 줄리오 체사레(율리우스 케사르)와 클레오파트라의 로맨스, 클레오파트라와 톨로메오 남매의 암투, 톨로메오에게 살해된 폼페이(폼페이우스)의 아내와 아들인 코르넬리아와 세스토의 복수 등이 어우러지면서 이 장대한 오페라의 스토리를 만들어나간다. 4시간이 넘는 공연시간을 자랑하는 작품인 만큼 일부를 생략한 축약본 형태로 공연이 주로 이루어지는 편이나 본 영상물이 담고 있는 2005년 8월 글라인드본 페스티벌 실황은 작품 전체를 온전히 무대에 올렸다. 케사르를 19세기말 빅토리아 왕조시대의 정복자로 재해석한 데이비드 백비카의 창조적인 연출은 별다른 지루함 없이 이 기나긴 작품을 단번에 감상할 수 있을 정도로 흥미진진하다.
일급 성악진들의 열창과 열연이 눈부시며, 특히 클레오파트라를 맡은 데 니스의 매력적인 용모와 관능적인 연기가 특기할 만하다.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이 시대 최고의 바로크 오페라 스페셜리스트인 윌리엄 크리스티의 지휘는 이 영상물의 음악적인 충실함을 보장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