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기억해야할 바흐 피아니스트, 안드레아 바케티
글렌 굴드와 같이 바흐를 연주하는 피아니스트는 우리에게 특별한 존재로 다가온다. 다이나믹에서 꾸준히 바흐를 연주해오고 있는 안드레아 바케티도 그러한 인물 중 한 사람이다. 커플링되어있는 안나 막달레나 바흐의 <작은 건반음악집>은 바흐가 아내를 위해 편집한 일종의 명곡집이다. 바케티는 이 악보집에 따라 <골드베르그>의 아리아를 다시 연주하였으며, 유명한 <메뉴엣>과 <평균율 클라비어곡집 1권>의 전주곡 C장조 등 다섯 곡을 단아하게 연주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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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악기와는 달리 모던악기 연주자들은 바로크 시대의 작품을 연주할 때 양날의 검을 지니고 있다. 역사적인 기법과 양식으로부터 음색과 템포에 대해 자율성을 얼마나 부과하는지에 대한 것이다. 바로 이 부분에서 음악적 견해가 분명히 드러나게 된다. 영국의 피아니스트인 닉 반 블로스는 틱 장애, 뚜렛 증후군을 앓고 있는 연주자로 더 잘 알려져 있다. 도입 아리아의 느지막한 시정은 마치 켐프(DG)의 연주에서 장식음만을 첨가한 것 같다. 파격적인 자유로움을 선보이는 왼손의 핑거링은 매우 인상 깊다. 특히 견고한 구조를 드러내야 하는 3, 5, 6, 9, 11, 12 변주에서의 느긋함과 7, 8, 10, 13 변주의 질주하듯 빠르게 전개되는 방식은 동일 작품 내에서도 매우 색다른 느낌을 전해준다. 수학적 카논의 배치에 관해 적절한 미감을 대입하여 옛 시대와 오늘날의 지점에서 서로의 장점을 대조적으로 구현하고 있으며 이러한 방식이 매우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다이나믹 레이블에서 일련의 바흐 작품을 지속적으로 출반하고 있는 안드레아 바케티의 골드베르크 변주곡은 블로스의 연주방식과 완전한 대척점을 이루고 있다. 블로스가 다이내믹. 쉼표, 음량의 시공간적 차이를 입체적으로 이용했다면 바케티는 다소 기계적이긴 하지만 뛰어난 균일함으로 각 음표를 수면 위로 정확히 구현시키는 데 집중하고 있다. 다소 과시적으로 느껴지는 그의 쾌속 주행은 화려한 장식음과 잘 맞아떨어지는데 정밀한 밸런스를 유지한 톤으로 인해 각 변주 사이사이로 혈관처럼 침투한 장식음의 말초까지 투명하게 드러내고 있다. 모던악기 연주에 있어서 거의 정점을 이루고 있는 탁월한 연주들이다.
- 월간 La Musica - 노태헌
[ 수 록 곡 ]
1. Goldberg Variatons Bwv 988 (1-32)
2. 5 Pieces From The Clavierbuchlein For Anna Magdalena Bach (33-3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