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 팔라댕’(Les Paladins)는 라모가 세상을 떠나기 4년 전인 1760년에 완성한 3막 오페라이다. 아티스와 아르지에라는 두 젊은 연인, 이들을 방해하는 늙은 권력자 앙셀므와 그의 부하 오르칸, 그리고 아르지에의 시녀 네린느, 이들의 다양한 에피소드들에 이어 마침내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되는 오페라의 전체적인 플롯은 모차르트의 ‘후궁으로의 유괴’와 닮았다. 스토리는 다소 진부하나 라모의 음악은 너무나도 밝고 흥겹다. 여든 노인의 손끝에서 이토록 생기발랄하고 참신한 음악이 만들어졌다는 사실이 놀랍기만 하다. 2004년 샤틀레 극장에서의 공연을 담은 이 영상물에는 작품의 생동감 넘치는 에너지를 극한치까지 표출해낸 연출가 조세 몽탈보의 무한한 상상력과 젊은 감각이 담겨있다. 최신 영상기법을 동원한 획기적인 무대연출이 감탄을 자아내며, 라모의 음악과 브레이크 댄스가 근사하게 어울린다는 사실도 놀랍다. 깜찍한 외모의 도스트락을 비롯하여 쟁쟁한 바로크 전문 가수들의 능청스러운 연기도 일품이다. ‘우아한 인도의 나라들’에 버금가는, 보는 재미+듣는 재미 만점의 바로크 오페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