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지>시리즈의 마지막 이야기에 그려낸 영웅의 죽음과 신들의 멸망 !

혁신적 연출로 유명한 하리 쿠퍼의 프로덕션은 이런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있는데, 왜 하리 쿠퍼가 4부작의 시발점인 <라인의 황금>부터 반지를 마치 팔찌처럼 큰 사이즈로 제작되었는가 하는 의문점이 마지막 장면의 독특한 해석을 통해서 밝혀진다.

바그너의 장대한 서사시적 오페라 <반지>. 그 4부작의 피날레는 지크프리트와 브륀힐데의 영원할 것 같았던 사랑이 음모에 의해 일그러지고, 지크프리트는 그 대가로 영웅답지 않은 허무한 죽음을 맞이하며, 이런 운명적 과정을 통해 신들의 세계가 멸망하는 과정을 웅혼한 드라마로 보여준다.
혁신적 연출로 유명한 하리 쿠퍼의 프로덕션은 이런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있는데, 왜 하리 쿠퍼가 4부작의 시발점인 <라인의 황금>부터 반지를 마치 팔찌처럼 큰 사이즈로 제작되었는가 하는 의문점이 마지막 장면의 독특한 해석을 통해서 밝혀진다.
원래 베를린을 위한 하리 쿠퍼의 신연출을 바르셀로나 리세우 대극장으로 옮겨온 2004년 6월 실황. 특히 데보라 폴라스키의 온 몸을 던진 브륀힐데 해석과 마티 살미넨이 구현한 ‘절대 악역’ 하겐이 인상적이다.

[ 보조자료 ]
○ (서막) 영웅 지크프리트는 새로운 모험을 찾아 떠나려 하고 브륀힐데는 이를 말리지 않는다. 지크프리트는 반지를 브륀힐데에게 주고 브륀힐데는 명마 그루네를 길 떠나는 지크프리트에게 선사한다.

○ (1막) 알베리히의 아들 하겐이 기비홍 성주인 군터에게 제안한다. 군터는 브륀힐데와, 그 여동생 구트로네는 지크프리트와 결혼하라는 것이다. 이때 지크프리트가 성을 찾아온다. 구트루네가 지크프리트에게 묘약을 먹여 브륀힐데를 잊게 만들자 지크프리트는 구트루네에게 청혼한다. 군터는 결혼의 조건으로 자신이 브륀힐데와 결혼할 수 있도록 도우라고 요청한다. 그사이 보탄은 다른 딸을 시켜 브륀힐데의 반지를 라인의 요정들에게 돌려주라고 청하지만 브륀힐데는 거절한다. 지크프리트는 마법투구 덕분에 군터로 변장하여 브륀힐데의 반지를 빼앗고 그녀를 납치한다.

○ (2막) 브륀힐데는 군터의 신부로 기비홍 성에 도착하는데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는 지크프리트에게 극도의 배신감을 느낀다. 결국 브륀힐데는 하겐의 꼬임에 넘어가 영웅 지크프리트의 치명적 약점이 등에 있음을 알려 준다.

○ (3막) 하겐은 지크프리트에게 약을 먹여 브륀힐데에 대한 사랑을 되살리게 한 뒤 군터와 의형제의 맹세를 어겼다는 구실로 등을 찔러 죽인다. 이 죽음으로 서로간의 의심과 분노가 폭발하고 하겐은 반지를 차지하고자 군터마저 죽인다. 모든 진상을 알게 된 브륀힐데가 장작더미를 쌓게 하고 지크프리트의 시신에 불을 붙이고 자신도 불속에 뛰어든다. 순간 라인강이 범람하여 시신을 거두고 반지는 라인 처녀에게 돌아간다. 불은 기비홍 성을 삼키고 발할 성까지 번져 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