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신년음악회의 진수를 맛보기 위한 최선책은 물론 당일 공연장에 있는 것이겠지만, 그렇지 못한 대다수 감상자에게는 차선책은 영상물일 것이다. 음반으로 듣는 신년 음악회는 메마르기 그지없다. 스테레오 스피커를 통해 울리는 소리는 수십년 간 지속된 이벤트 특유의 현장감을 느낄 수 없기 때문이다.
아르농쿠르가 2001년에 이어 두 번째로 지휘대에 선 2003년 빈 신년 음악회가 DVD로 출시됐다. 언제나 그렇듯 황금빛 가득한 빈 무지크페라인 잘의 내부 정경을 비추며, 애호가들이 빈 신년음악회로부터 기대할 수 있는 현장의 분위기를 고스란히 담았다. 그것은 DVD라는 포맷을 통해 영상이 주는 감동과 소리가 주는 감동으로 나타난다. 두 눈을 부릅뜨고 악단을 응시하는 아르농쿠르의 지휘 모습은 이 음악회의 아이콘이 지휘자임을 말해준다. 지휘봉 없는 맨손으로 날렵하게 쏘아붙이고, 때로는 거드름을 피우는 듯 하는 그의 포즈는 단원들의 성실한 연주 동작과 맞물려 음악에 생기를 더하고 고양감을 일으킨다. "음악은 만국 공통어"라고 전한 신년 메시지와 함께, 단원들의 새해 인사에서도 한 목소리를 내도록 지휘하는 장면에서는 아르농쿠르의 고지식한 스타일을 읽을 수 있다. 그러면서도 맨 마지막에 연주된 '라데츠키 행진곡'에서는 갑자기 돌아서서 청중의 박수를 지휘하니 거기 참석한 사람들뿐만 아니라 화면을 지켜보는 이들까지도 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다. 이밖에 '농부 폴카'에서 중간부에 단원들이 부르는 흥겨운 노래('랄라라')나 빈 필 158년 역사 최초의 여성 연주자 우르술라 플라이힝거(화면은 이 27세의 비올리스트를 자주 비춘다)의 모습을 보는 것도 쏠쏠한 즐거움이다. 베테랑 감독 브라이언 라지의 카메라 워크는 현란하지 않으면서도 지루함을 주지 않는다. 특히 베버의 '무도회의 권유'의 첼로 독주 도입부에서 천장을 훑으며 스테이지를 내려다보는 샷은 무도회장이라는 무대 배경을 상상케 한다. 이미 여러 편의 앨범에서 입증되었듯이 아르농쿠르의 해석은 요한 슈트라우스 음악의 유려하면서도 박진감이 넘친다. CD에서 느낀 평면적인 울림은 DVD가 제공하는 5.1채널 DTS 사운드(돌비 디지털과 스테레오 동시 제공)를 통해 입체적으로 재현되면서 더욱 생생한 기운을 전달한다. 여기서 리어 사운드는 단순히 실황의 긴장만 살리고 있으므로, 악기가 뒤에서 울리는 어색한 음향을 걱정할 필요는 없다.
DVD는 연주회 실황 이외에 따로 제작한 스페셜 피쳐를 선보인다. 도나우 강과 헬부른 궁정의 정격을 담은 영상도 아름답지만 무엇보다 빈 국립 발레단과 키로프 발레단의 출연이 주목할 만하다. 전자는 그리스 신화에서 영감을 받은 '헬레나 폴카'에 맞춰 춤추며 그리스의 EC 의장국 위임을 축하한다. 후자는 마린스키 극장 내부를 배경으로 러시아 차리나를 위해 작곡된 '대관식의 노래'를 빛내주었다. 매년 발레를 중시한 신년음악회가 새롭게 제공하는 감칠맛 나는 별미이다.

January 1 would not be the same without the New Year’s Concert of the Vienna Philharmonic Orchestra. This event, which the conductor Clemens Krauss initiated over sixty years ago and which with good reason has been called “homage to the cultured ‘joie de vivre’”, is now inextricably linked with New Year’s Day; indeed, it has, as it were, become a musical proprietary article.

“It is like a decoration. All over the world a hundred conductors are waiting to receive this honour”, a touched Nikolaus Harnoncourt admitted in an interview with the Sunday paper ‘Welt am Sonntag’ when he was invited to conduct the New Year’s Concert 2001.

As a young man Harnoncourt had himself been a cellist with the Vienna Philharmonic Orchestra; now he is going to stand once more on the rostrum in the concert hall of the Vienna Musikverein, which will be adorned with flowers, and will chase away the last vestiges of New Year’s Eve hangovers with crisp and beautifully played waltzes..

[ 수록곡 ]
PART 1
Johann Strauß
1 Kaiser Franz Joseph I. –
Rettungs-Jubel-Marsch, op. 126
3 Schatz-Walzer, op. 418
4 Niko-Polka, op. 228
5 Scherz-Polka, op. 72

Joseph Strauß
5 Delirien, Walzer, op. 212
6 Pêle-Mêle, Polka schnell, op. 161

PART 2
Weber / Berlioz
7 Aufforderung zum Tanze

Johann Strauß
8 Secunden-Polka française, op. 258
9 Hellenen-Polka, op. 203
10 Kaiser-Walzer, op. 437
11 Bauern-Polka, op. 276
12 Lob der Frauen, Polka Mazur, op. 315

Johann Strauß Vater
13 Chineser-Galopp, op. 20

Johannes Brahms
14 Ungarischer Tanz Nr. 5
15 Ungarischer Tanz Nr. 6

Johann Strauß
16 Krönungslieder, Walzer, op. 184
17 Leichtes Blut, Polka schnell, op. 319

ENCORES
Johann Strauß
18 Furioso, Polka, op. 260
19 An der schönen blauen Donau, Walzer, op. 314

Johann Strauß Vater
20 Radetzky-Marsch, op. 228

[ Special Features ]
- Pictures of Hellbrunn Palace with the Trick Fountains
- Soloists of the Vienna Opera Ballet in the Vienna Volksgarten gardens in front of the Theseus-Temple
- Chinese chambers at Schönbrunn Palace
- St. Petersburg Kirov Ballet at Eggenberg Palace near Graz
- Impressions from the beautiful blue Danube and Vien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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