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를 누구나 즐겁게 보고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하여 BBC가 전 세계에 자신있게 출시한 걸작 중 걸작!!

'오소리가 파이프 담배를 피우고 잠자리가 원을 그리며 날아다닌다. 개구리가 펄떡 뛰어 모기를 잡는데 모기는 몸부림치며 도망친다. 이 때 암여우가 등장해 '엄마 이것도 먹을 수 있어?'라고 묻고는 개구리를 잡으려 한다...... '이렇게 시작하는 동물과 사람의 우화를 오페라로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 이는 야나체크이다. 어느 날 자신의 집사가 신문을 보고 낄낄대는 것을 발견하고 야나체크는 무엇이 그리 웃기냐고 물었다. 44년 동안 야나체크의 시중을 든 스테이스칼로바는 당시 인기 있던 만화 연재물을 보여주며 오페라로 만들어볼 것을 권했다. 동물들의 생생한 대화와 표정은 작곡가를 자극했고 그로부터 '영리한 암여우'가 탄생했다. 그로부터 80년이 지난 지금, 이제 21세기의 애호가는 오페라의 모태로 돌아가는 환상적인 여행을 경험한다.
영국의 저명한 애니메이션 작가 제프 던바는 5년간에 걸친 bbc와의 작업 끝에 음악과 영상이 완벽하게 조화를 이룬 '영리한 암여우'를 내놓았다. 이 애니메이션이 bbc2를 통해 방송되었을 때 전유럽이 보인 센세이셔널한 반응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일이었다. 원작이 품고 있는 다양한 요소들이 오페라 이상으로 살아났기 때문이다. 우선 수채화 톤의 화려한 경치를 배경으로 숲 속 동물들의 사실적인 움직임과 표정이 섬세하다. 모기가 술취한 수렵장지기의 피를 빨다가 덩달아 취하거나 여치들이 거미줄을 타고 먹이를 나르는 등 실제 오페라 무대가 관객에게 제대로 전달하기 힘든 장면들을 이영상물은 아무런 제약없이 보여주고 있다. 무엇보다 보는 이를 탄복하게 만드는 것은 영상이 음악과 정교하게 맞아질 뿐 아니라 간주가 진행하는 동안의 많은 여백을 뛰어난 상상력으로 메우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암여우 비스트로우슈카의 죽음을 밀렵꾼의 오발에 의한 것으로 설정한 장면은 슬픔과 여운을 배가시키는 기발한 아이디어이다. dvd는 앵글 기능을 통해 장면마다 스토리보드를 제공함으로써 어떤 식으로 그림을 '설계'했는지 친절하게 알려준다. 영상이 아무리 뛰어나도 그에 상응하는 음악이 뒷받침되지 않았더라면 이처럼 압도적인 감동을 줄 수 없었을 것이다. 켄트 나가노 지휘의 베를린 도이치 심포니는 시종 미려한 관현악을 선사한다. 유럽 연합 오페라 센터에서 캐스팅된 젊고 유능한 가수들은 연극 같은 오페라에 충실하여 야나체크의 진수를 전해준다. 새들의 지저귐, 시냇물 소리 등 각종 음향 효과들이 삽입되지만 텍스트에 부합되기 때문에 음악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든 느낌이다. 던바와 bbc팀은 모라비아 숲 속의 사계와 동물들의 끈끈한 생활력, 인간 군상의 초상을 통해 사랑과 죽음, 그리고 생의 순환이라는 간단치 않은 주제를 통렬하게 보여주었다. 이 작품을 모르거나 오페라에 익숙지 않은 사람, 작품을 잘 아는 매니아 모두에게 추천할 수 있는 걸작이다.

[ special features ]
- animating the cunning little vixen : inside the animation studios with director geoff dunbar
- interactive storyboard : dunbar`s complete storyboard multi-angled with the film
- stages of animation : use the remote control `angle` button to follow the stages of animation

[ 제품정보 ]
- 화면비율 : anamorphic
- 오디오 : dd 5.1, dd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