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로 들여왔지만 이제 몇 달 사용하였으므로 어느 정도 성향이 파악된 듯 합니다. 이 녀석의 사용기를 얻기가 참 어려운데, fineAV에서도 취급하게 되었으니 많은 분들의 의견을 들을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홈씨어터하다 잠시 외도하는 기분으로 하이파이 스테레오를 하고 있습니다. 어찌어찌하다가 진공관 앰프가 듣기 좋은 소리를 내준다는 말에 혹해서 같은 회사의 심플리 2를 구하려다 이 녀석을 들이게 되었습니다.
Class A 80 와트의 출력이라고 하던데 능률이 낮은 북쉘프와의 조합은 그리 기대할게 못됩니다. 제 경우 인터커넥터를 교환하고 초단관인 ECC82/12AU7을 원래의 필립스의 미군용(JAN)관에서 독일제 텔레풍켄으로 교환하는 등 노력을 하였지만 저역이 모자라 불만이었습니다. 아직 구해놓은 독일제 지멘스의 ECC82은 시험하지 못하고 놀리고 있고 현재는 영국제 뮬라드관으로 대체해 놓고 있습니다. 진공관을 바꿀 때마다 미묘하게 소리가 바뀐다고는 하지만 말로 표현할 정도의 실력은 없으니 생략하겠습니다.
참고로 제가 사용하는 스피커는 미션 780이고 87 dB의 능률입니다. 하다하다 AV 할 때 사용하던 탄노이 서브우퍼를 이용함으로써 만족한 저역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이는 순전히 AV를 하면서 서브우퍼에 맛들인 제 취향의 탓이 큽니다.
이 앰프는 90 dB 이상의 플로어스탠딩형 스피커를 함께 사용하시는 것이 바람직할 듯 합니다. 순전히 제 생각일 뿐입니다만...
일단 서브우퍼와 결합한 미션 780은 저역이 제법 단단해졌습니다. 70 ~ 80 Hz 정도에서 크로스오버를 잡아주니 한결 부담을 덜어서 그런지 중저역이 좋아진 것으로 보입니다. 이전에 안 들리던 미세한 음이 들리기 시작하네요.
미션 스탠스의 상판에 원래 붙이게 되어 있는 스파이크를 꺼내 붙인 것도 한 몫을 하는 모양입니다. 이제 써먹을 만큼 써먹었으니 스피커 아래가 좀 스파이크 자국이 난들 상관 없겠지요.
김추자, 정훈희의 음반을 비롯하여, 메리 블랙, 린다 론스탯의 재즈앨범, 다이애나 크롤, 머라이어 캐리 그리고 블루노트의 썸씽엘스나 팻 메쓰니 앨범 등 다양하게 듣고 있는데 이제야 편안하게 음악을 즐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우선 소리의 경향은 오래 들어도 피곤하지 않다는 것이지요. 조용하고 나긋나긋한 연주 또는 보컬을 들으면 정말 심취할 수 있는 분위기를 내줍니다. 시끄러운 락이나 대편성보다는 소편성의 재즈나 클래식을 들으면 아주 좋은 선택이 될 것입니다.
제 현재의 기기 구성도 락이나 대편성은 무리라고 생각하고 있고 제 취향이나 아파트 환경도 그러한 것을 허용하지 않으니 이제 기기와의 신경전은 그만 벌이고 음악 그 자체에 집중해야 하겠지요.
많은 평가에서도 해상도가 높으면서 부드럽고 따뜻한 소리를 내준다고 하는데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전반적으로 쏘는 느낌없이 편안한 음을 들려 줍니다.
이 기기는 신호경로에 아무런 릴레이나 퓨즈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태리의 유명한 공대(Padua University)와 산학협동으로 만들어진 작품이라고 하며 바이어스나 온도 조절을 위해 정교한 회로를 내장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 앰프도 진공관이기 때문에 일단 켜면 시스템이 준비되는 약 1분 이상을 사용할 수 없습니다. 여러 단계의 세밀한 자체 시험을 거치는데 소요되는 시간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사용설명서에 따르면 정말 제 성능을 내기 위해 예열되는데는 약 15분이 소요된다고 합니다. 따라서 일단 켰다 하면 본전 생각이 나서라도 한 두시간은 집중해서 청취를 해야 합니다.
KEF나 PMC 등의 스피커와 어울릴 것 같다고 하던데 다시 AV 리시버 들이는 시점에서 미션은 AV 용으로 사용하고 방안에 2 채널 시스템을 꾸밀 때 플로어스탠딩 스피커 도입을 하고자 합니다.
외관은 디자인의 나라 이태리에서 나온 제품답게 최고라고 할 수 있지요. 나무로 된 장식은 그냥 멋으로 달아 놓은 것이 아니라 공진을 예방하기 위한 공학적인 배려라고 합니다. 방열판이 마치 펼쳐진 날개처럼 보여 어떤 분은 앞에서 보면 곤충의 모습을 연상케 한다고 하던데 하여간 특이한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습니다.
뒷쪽의 연결단자는 고급스러운 금도금(?) 단자이고 스피커 단자는 바나나플러그도 대응하고 굵은 선도 연결이 가능한 큼지막한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인터넷에서 퍼온 사진을 몇 가지 소개 드리면...
앞 모습입니다. 스테인리스강으로 만들어진 스키슬로프의 중간에 ECC82 초단관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나뭇결이나 색상은 기기마다 차이가 있습니다.
SR1의 윗 덮개를 제거한 내부 모습니다.
콘트롤 카드를 들어낸 모습이네요.
SR1의 두뇌라 할 수 있는 콘트롤카드입니다.
뒷 모습입니다. 좀 좋은 사진을 구했으면 좋으련만...
상세한 기술 자료는 아래 링크에 있습니다.
http://www.audioprophile.com/news/venice/sr1/technical.htm
아울러 영문판 매뉴얼(PDF 형식)이 필요하신 분은 편지 주시면 보내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