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테시스 앰프와 삼년만에 다시 만났다.
이전의 제품은 매그넘이라는,50와트급 하이브리드 인티앰프였고
그때만 해도 독립된 D/A컨버터가 별로 없던 때라서
연두색 칼릭스 콩을 와이어 월드 케이블과 연결해서 들었다.
신테시스 인티 앰프에는 공통점이 있다.
Pre Out 단자가 있어 파워 앰프와 결합하면 간단히 세퍼레이트가 된다.
지인의 Caruso 파워 앰프와 연결하여 여러번 비교를 했었다.
Tung Sol 6550 출력관 4개가 꼽혀 있는 만만치 않은 물건이었다.
프리 앰프 영향이 컸겠지만 몇번을 견줘봐도 스피커 구동력,
여러 악기의 질감이나 목소리등등 별 차이가 없었다.
거의 세배에 가까운 가격차이를 감안하면 매그넘 인티의 완벽한 승리였다.
이후에 방을 바꾸고 멀티 앰프 시스템으로 가면서
신테시스 매그넘 앰프는 가까운 분께서 인수,지금도 애용중이다.
누구나,어떤 일에서나 시행착오라는 것이 있는데 나는 좀 심했다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다.
멀티 앰프에 서브 우퍼까지 유난을 떨면서 가장 중요한 부분을 간과했다.
오디오에서 십년은 상당히 긴 세월이다.
인생에 비유하면 거의 한 세대에 해당하는,많은 변천을 겪는다.
사람보다 기계가 진화가 빠르기 때문이다.
그런데 나는 십년도 아닌,이십여년전 앰프들로 최신의 PC Fi와 몇년을 씨름하고 있었다.
최신의 제품이라도 그 제조사의 검증은 필수다.
신테시스는 이미 여러나라 오디오 업계에서 확실한 검증을 거친 회사다.
성공한 회사보다 사라진 회사가 압도적으로 많은 곳이 바로 오디오 업계다.
신테시스는 신제품은 몇년에 한번,그것도 확실한 이유가 있어야 시중에 모습을 나타낸다.
이태리제인데 좋은 의미의 독일 제품같은 느낌은 나뿐일까.
디자인에 치우쳐 음질과는 전혀 관계없는 부분에 돈을 들이거나,
말도 안되는 가격표를 붙여놓고 멍청한 부자들을 유혹하지도 않는다.
신테시스 A50T 앰프를 오디오랙 중앙에 놓았다.
한순간에 주변의 여러 기기들을 시시하게 만들어버린다.
사람이라면 기가 죽어 스스로 물러날 대단한 만듦새다.
모양만으로도 본격파 오디오 컴포넌트임을 한눈에 깨닫게 한다.
진공관 보호용 스틸 커버를 열어 보았다.
조금 실망스럽다.
넓은 스테인레스 플레트 위에 6550 출력관 네개와 조그만 초단관 네개가 박혀 있는데
면적에 비하여 빈 자리가 다소 허전해 보일 수도 있겠다.
생각해 보니 A50T 위로는 A100T라는 KT66 여덟개가 사용된 상위 모델이 있다.
그 모델과 함께 개발한 몸체를 공용하므로 A50T의 맨 모습은 조금 허전해 보인다.
음질과는 무관한 외형을 위해 몸체를 따로 개발 제작하면
그 비용은 고스란히 소비자가 지불해야 한다.
선의로 해석하며 뚜껑을 덮었다.
컴퓨터와 연결,전원을 넣고 배달온 직원과 점심을 먹으러 나가려다 살짝 소리를 내 보았다.
요즘 내가 미쳐있는 Anne Sofie Von Otter의 For The Stars 앨범.
잔잔한 첼로에 이어 입술 열리는 소리가 들린다.
이전의 내 시스템보다 보컬의 자음이 분명하게 들려온다.
낮은 볼륨에서 밸런스가 잘 잡힌 소리를 낸다. 그것도 워밍업없이 단번에....
잠투정이 심하다는 말로 위안을 삼던 그 시절의 느려터진 앰프가 아니다.
세상은 변했다.
아주 많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