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nate a quattro (현을 위한 소나타)
로시니(1792년~1868년, 76세에 별세)가 12살에 작곡한 현을 위한 소나타는 작곡가의 천재성을 확인케 하는 명작입니다.
이 음반에 담긴 현을 위한 소나타 1번, 3번, 4번, 5번, 6번은 원래 바이올린 2대, 첼로, 더블베이스가 참여하는 흔치않은 조합이죠. 바이올린 소나타에 흔히 피아노가 나타나서 배경을 풀어 주지만 솔직히 말해서 현악과 피아노 음은 아무리 잘 이해하려고 노력해도 어울리지 않는 음이죠. 그래서인지 최근에는 피아노 대신 클래식기타가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바이올린과 클래식기타의 조합보다 더 우아한 하모니는 역시 로시니의 조합입니다.
오늘날에는 로시니의 조합에서 현악 앙상블로 연주하는 경우가 더 흔합니다. 하모니아문디에 녹음된 로엘 디엘션스 팀이 연주한 곡은 로시니의 풍성한 볼륨감을 나타내고 있지만, 오늘날에는 풍성한 볼륨감을 희생한 대신, 다른 편성의 연주에서는 들을 수 없었던 섬세한 멜로디의 세세한 부분에서 셈 여림이나 끊기 또는 음의 장단 등을 붙여서 표현하는 것과 더불어 악기 간 서로 주고 받는 음의 묘미를 살려서 연주함으로써 신선한 즐거움을 줍니다.
봄의 느낌처럼 산뜻하고 화사한 1번의 3악장이나 매끄럽고 부드러운 선율의 진수를 보이는 4번의 3악장은 이 음반의 최고라고 할 수 있으며, 유명한 5번의 3악장은 악기들이 여린음들을 밀도 높은 정감으로 그려내고 있습니다.
로시니의 음을 담았던 그 많은 음반 중에서 핌의 음반은 가장 우아하고 세세한 하모니를 레코딩 기술자들이 최대한 살려내고 있어서 로시니를 대표하는 음반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특히 살바토레 아카르도의 연주는 로시니의 어렸을 때의 감성을 세세하게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
2012년 4월 23일 송 인 관
[참고] 저번에 올린 ‘로맨틱 러시아’는 제가 무척 좋아하는 음반입니다만
제 느낌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했다는 나름대로 아쉬움이 있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