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 스틸러에, 벤 스틸러를 위한 로맨틱
코미디..
현재 헐리우드에서 제일 잘~ 나가는 코미디 배우는 벤 스틸러인 것 같다. 각본과 감독을 같이 해낼 수 있는 이 재능있는
유태인 청년 벤 스틸러는 올 한 해에만 6편의 주연작을 내놓을 예정이다. 우리 나라에서는 그다지 큰 인기를 끌고 있지 못하지만
<메리에게 무슨 일이 생겼나?>(98)나 <키핑 더 페이스>(2000), <미트 더
페어런츠>(2000) 등의 작품을 보면, 그가 미국 내에서 그리도 인기있는 배우로 성장했는지 알 수 있다. 매우 평범하고 소심한
도시 남자의 모습을 지닌 그가 위기 상황에 처해 '화장실 유머'를 구사할 때는 웃지 않을 수 없는 것. 그런 그가
<프렌즈>의 히로인 제니퍼 애니스톤과 만났으니 <폴리와 함께>는 시작부터 꽤 훌륭한 조합으로 보인다.
신혼여행을 갔는데 신부가 바람이 났다면.. 보험 회사에서 위험 가능성을 예측하는 루벤(벤 스틸러 분)은 생활 속에서
모든 위험 가능성을 수치로 계산할 수 있을 정도로 꼼꼼하고 소심한 남자다. 문제는 그의 부인인 린다가 신혼여행지에서 스쿠버 강사와
사랑에 빠져 버린 것. 낙심한 루벤은 어느 날 초등학교 동창 폴리 프린스를 만나게 된다. 꼼꼼하고 과민한 루벤과 달리 털털하고
자유로운 폴리.. <폴리와 함께>는 호프집의 땅콩이 (세균에 오염되었을까) 먹지도 않는 과민한 남자와 각국 음식점을
다니면서 정체불명의 음식을 즐기는 모험심 많은 여자, 너무나 다른 남녀가 사랑에 빠진다는 익숙한 로맨틱 코미디의 설정이 <폴리와
함께>에도 반복된다.
익숙한 공식에 약간의 변화를 주는 것이 로맨틱 코미디의 재미이듯 <폴리와 함께>에는 '결혼'으로 이르는
여타의 로맨틱 코미디와는 다른 관점을 선보인다. 영화 초반부에 루벤의 결혼은 파경에 이르고 폴리는 결혼에 대해 부정적이다. 그렇다고
'결혼' 자체를 부정하는 전복적인 모습은 아니지만 서로의 '사랑'이 더 중요하다고 이야기하는 <폴리와 함께>는 조금 색다른
로맨틱 코미디로 나아간다. 이미 <미트 더 페어런츠>와 <주랜더>의 각본을 통해 벤 스틸러와 호흡을 맞추어 본
존 햄버그가 연출을 맡은 <폴리와 함께>는 타이틀 롤인 애니스톤보다는 스틸러에 중심이 잡혀 있는 영화다.
이미 스틸러가 연기했던 익숙한 코믹한 에피소드들이 변주되고(여자 친구의 집에서 휴지가 떨어지는 불상사를 맡는다던가..
몸치인 루벤이 폴리를 위해 스틸러 스타일의 과장된 댄스를 선보인다던가..)로 웃음을 준다. 더불어 든든한 조연진도 제 역할을 다하고
있다. 하지만 <폴리와 함께>는 21세기에 선보이는 미국식 로맨틱 코미디에 추가된 '화장실 유머'라는 코드와 성공적으로
배합된 것 같지는 못하다. 초반부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이나 조연진의 에피소드들이 오히려 흥미로운 편이고 정작 두 남녀 배우간의
이야기는 신선도가 떨어지는 편이다.
앞서 서술한 것처럼 <폴리와 함께>에서 즐거움을 주는 것은 단단한 연기력의 조연진이다. 한 때 촉망받던
주연급 배우였다가 잘못된 영화 선택으로 죽만 쑤던 알렉 볼드윈의 느끼한 상사 연기는 꽤 어울린다. 언제나 안정된 연기력을 선사하는
필립 세이무어 호프만은 과거의 영광만을 기억하는 실패한 '브랫 팩 군단'(80년대 주로 존 휴즈의 10대 대상 영화에서 성공을
거두었던 10대 스타들)의 일원으로 등장해 코믹한 연기 변신을 보여주고 이후 오랜만에 만나는 호주 배우 브라이언 브라운은
반갑다. 뉴욕 출신으로 프랑스인 스쿠버 강사로 변신한 행크 아자리아 역시 짧은 시간이지만 웃음을 준다.
<폴리와 함께>는 미국적인 유머로 인해서 호불호가 분명한 영화가 될 것 같다. 벤 스틸러나 제니퍼 애니스톤의
팬이라면 어느 정도 만족스럽겠지만 미국 코미디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그다지 매력적으로 보이지 않는 작품이다. 하지만 약간
로맨틱한 무드에 대한 기대를 접고 가벼운 마음으로 감상한다면 꽤 즐겁게 감상할 수 있을 것 같다. 자기 패턴'을 벗어나 사랑을
찾아가는 벤 스틸러의 모습과 매력적인 미소를 지닌 제니퍼 애니스톤의 매력은 충분히 그것을 가능하게 한다.

역시 비교적 흥행에 성공한(미국에서~) 작품답게 영상 퀄리티는 매우 높은 편이다. 1.85:1의 아나몰픽 영상은
대화면으로 투사해도 별로 흠잡을 곳이 없다. 물론 고해상도 pc 모니터 등에서는 디테일에 약간의 노이즈가 발견되지만 실내 장면에서도
깔끔히 구현된다. 미국산 로맨틱 코미디다운 투명하고 밝은 영상은 매우 깔끔하게 보인다. 밝은 채도도 돗보이고 인물의 질감 역시
매끄럽게 표현된다. ★★★★

DD와 DTS를 모두 지원하는 음향 역시 깔끔하고 매끄럽게 구현된다. DTS의 위력은 루벤과 폴리가 사업가 릴랜드 반
루(브라이언 브라운 분)의 요트를 탔다가 폭풍을 만나는 장면에서 발견되는데 리어와 우퍼를 충분히 활용하고 있다. 로맨틱 코미디답게
리어 활용이 많은 편은 아니지만 전편을 누비는 다양한 팝 넘버들도 대사음과 잘 조화되면서 만족스러운 음향을 들려준다.
★★★★

일반적인 서플먼트 분량을수록하고 있다. 오디오
코멘터리는 감독 존 햄버그가 단독으로 진행하며 촬영 에피소드 등의 평범한 내용이
제공된다. 한글 자막이 제공된다. 그 외 본래 오프닝으로 사용되었을 장면들이 오리지널 오프닝(01:34)이 감독의 해설과 함께 제공되며,
영화에 출연앴던 족제비 로돌포의 모습을 담은 'Rodolfo
Goes Hollywood'(04:39)이 제공된다. 7개의 삭제 장면(06:01) 역시 수록되어 있는데..
주로 초반부의 결혼식 장면이 잘려나간 것을 알 수 있다. NG 장면이 수록된 'Outtakes'(04:31)와 감독과 배우들의 짧은
인터뷰로 구성된 'Making of Along came
Polly'(10:26)도 제공된다. 전체적으로 헐리우드산 DVD의 평균적인 수준으로
구성되었고 내용도 색다를 것이 없는 편이지만 최근 한글 자막 삽입 때문에 서플먼트를 아예 삭제해 버리는 경우도 있다는 점을 생각해
본다면 북미판과 동일한 서플먼트를 수록한 것에 감사할 따름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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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지널 오프닝(01:3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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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dolfo Goes Hollywood (04:3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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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제 장면(06: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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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uttakes'(04:3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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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king of Along came
Polly'(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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