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non AVR1802, yamaha RX-V620, marantz SR5200 중에
한 제품을 구입할 맘을 먹고 전자상가에 갔습니다.
(가격은 공식적인 가격과는 달리 셋의 가격은
2~3만원 차이정도로 대동소이 했습니다.
공식가격은 marantz SR5200가 80만원대이지만
실제로는 denon AVR1802과 동일했습니다.
이 사양에 이 가격인건 메이드 인 챠이나여서가 아닐까...)
기재된 순서대로 denon을 1순위 구매 대상,
그 다음을 yamaha로 생각하고 갔습니다.
그런데, 사들고 온 제품은 marantz였습니다.
직접 들어보니 marantz가 제일 좋아서...
라고는 말할수 없습니다.
그럼 왜?
제품의 자세한 스팩이나 기타등등은
그 브랜드의 사이트나 기타 사이트를 찾아보면 될 것입니다.
좀 더 이성적이고 전문적인 리뷰는
전문가의 리뷰를 참고하면 될 것입니다.
제가 말하고 싶은것은 전문가가 아닌
저의 매우 주관적이며 감성적인 평입니다.
denon은 충실했습니다.
yamaha는 재미있었습니다.
marantz는 공정했습니다.
<공정>하다는 표현은 기계에 대한 표현치고는
다소 부적절할수 있습니다.
무슨 법률적인 문제도 아닌데...
부연 설명을 하자면...
마술같은 음장효과나 다양한 기능, 강력한 힘 같은 부분에선
점수를 많이 주기 힘듭니다.
음질상의 <느낌으로서의 힘>은
반드시 출력과 일치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기능도 특별한 것 없이 기본적인 것만 갖추어져 있습니다.
DVD로 음향효과적인 이펙트만을 중심으로 잔 재미를 느끼시려면
marantz를 구입하는것은 다소 부적절하다는 생각입니다.
이 말이 marantz의 서라운드 효과나 기타 av적 성능이
떨어진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marantz는 그대신 사운드를 아주 분명하게 분리하고
명확하게 표현하고 깨끗하게 처리합니다.
분명히 음의 명확도나 분리도, <정확한> 임장감의 부분에서는
SR5200는 경쟁제품들 보다 반발자국 정도?
앞에 있다고 생각됩니다.
(저는 분명히, 정.확.한. 이라고 했습니다.
이것은 더 효과적인, 더 파워풀한, 과는 다른 것입니다)
가령 일반 cd를 2채널로만 들어보면
레퍼런스급의 타이틀을 듣는것과는
또다른 관점에서 차이점이 명확해집니다.
모든 음은 과장없이 정확하고 그야말로 <공정>합니다.
sony나 yamaha 같은 제품들에서 느껴지는
독특한 기능이나 조금은 왜곡된
귀가 번쩍트이는 마술같은 음장감이나
denon 같은 제품에서 느껴지는
기본에 충실하면서도 저음부에서는
뭔가 쎄게 퍽퍽치고 나가는 임팩트있는
사운드는 찾아보기 힘듭니다.
(주관적인 견해이지만 sony와 yamaha는
음장감 중심의 효과적인 사운드를,
denon은 그들보다는 약간은 더 앰프 자체에
충실하려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denon과 marantz가 합병한다는 최근의 소식은
그래서 더더욱 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음악 쟝르로 보자면 SR5200는
Rock보다는 Ballad나 Classic,
혹은 jazz나 New Age에 더욱 잘 맞는다고 생각됩니다.
Classic 이라면 수십인조의 거창한 심포니 보다는
대여섯명 정도의 실내악 연주 정도가 어울릴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rock 빼고는 다 훌륭하다는 말인가?
음...
제가 좋아하는 뮤지션이나 앨범을 예로 들어보자면...
BACH의 골드베르그 변주곡을 하프시코드로 연주한 pierre hantai 의 앨범은
상상을 초월하게 훌륭한 사운드를 들려줍니다. 놀랐습니다.
ryuichi sakamoto나 towatei의 음악도 정말 훌륭하게 표현해냅니다.
bobby mcferrin의 목소리는 영롱하게 까지 들립니다.
하지만 누군가가 van halen의 음악을 틀어보자고 하면 저는
변명을 늘어놓으며 극구 말릴 것입니다. 아닙니다. 정말...
또한 일렉트릭 음악 중에서도 rave 쪽의 음악도 말리겠습니다.
역시 일렉트릭 사운드나 락 사운드는 야마하나 소니가 낫습니다.
물론 이 모든건 같은 가격대의 제품에 대한 평입니다.
아무튼, 그래도, 하이파이적 성능은 가격 대비로 볼때 매우 훌륭하다고 봅니다.
조금 엉뚱할른지 몰라도 개인적으로는
그중 제일 훌륭한건 tuner의 성능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저는 이 가격에서 이런 튜너 사운드는 처음 들어봅니다.
물론 이런 모든 평가는 제 주관적인 것이며
듣는 방의 환경이나 스피커에 따라서도 달라질것입니다.
참고로 저는 프론트는 JBL의 4312B를,
리어는 TANNOY의 북셀프형의 스피커를, 센터는 BOSE vcs-10을 씁니다.
참, 이상한 조합이죠?
어쩌겠어요. 같은 가격대에서는 이 조합이 다양한 콘텐츠를 만족시켜 주던걸요.
야마하에서 제일 탐이 나는 부분은 두가지인데
일렉트릭 음악의 표현이 아주 맘에 들고 사일런트 시네마 기능이지요.
정말 영화를 맘 편하게 볼 시간은 밤 늦은 시간일 경우가 많고
생각같아선 볼륨을 최대한 올리고 싶지만...
암튼 야마하의 그 기능은 단순한 악세사리적인 기능이 아니라
엄청난 방음이 된 리스닝 룸을 가진 사람이 아니라면
정말 꼭 필요한 기능입니다.
아... 탐나는 기능이야 정말...
아무튼 이런 SR5200의 사운드의 특징은
DVD 타이틀에도 어느정도는 그대로 적용됩니다.
SEVEN 같이 실제적이면서도 꼼꼼하고
리얼한 음향의 영화는 정말, 대단히 훌륭하지만
(갑자기 딴 말이지만...데이빗 핀쳐의 영화는
정말 dvd로 영화 볼 맛을 다시 일깨워 줍니다.)
GLADIATOR 같이 좀더 웅장하고
약간은 과장된 음향의 영화에서는 약하게 느껴집니다.
(다행히도 GLADIATOR는 양들의 침묵2탄과 함께
리들리스코트 최악의 영화라고 생각합니다만...)
그대신 marantz는 명확하고 투명하고 세련되고 적절합니다.
그렇다고 아주 작고 귀여운 사운드라는 뜻은 아닙니다.
사람으로-그것도 남자로- 치자면
다혈질적이고 열정적이며
싸울때는 고함을 치며 상대가 쓰러질때까지
싸우는 스타일이 아니고
차분하고 지적이며
싸울때도 아무말없이 상대가 주춤할 정도만
가격하는 스타일입니다.
비유치고는 좀 이상하군요...
하지만 직접 세밀하게 들어보면
어느정도는 공감하시리라 생각됩니다.
아무튼,
그래서 나쁘게 보자면 강력한 힘이 느껴지지 않는
조금 심심할수도 있는 사운드를 들려줍니다.
약간 심하게 과장을 하자면 다른 브랜드의 제품에서
여러가지 이펙트 효과를 제거한 source direct된 듯한
느낌이라는 것이 주관적인 제 판단입니다.
나쁜 점을 부각시킨듯 하지만 관점을 다르게 보면
모두 좋은 점일수도 있습니다.
디자인을 보자면...
십년이 지나도 지겨워지지 않을것 같은
너무나 단정하고 베이직한 외관 디자인입니다.
광고 카피대로 하자면 십년이 지나도 일년 된듯한...
나쁘게 말하자면 새로 샀는데도 신모델 같지는 않은...
디자이너인 이상 디자인에 아니 집중할수 없는데
비슷한 가격대에서 보자면
yamaha RX-V620은 상위기종들에 비해 좀 싸보이고
denon AVR1802은 일관성은 있으나 개성이 다소 부족하고
sony STR-DE845은 한달만에 지겨워질것 같고
marantz SR5200은 단정하고 묵직하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좌우대칭형의 디자인을 선호합니다)
좀 무식하게 말하자면 이 모델들 중에선
마란츠가 제일 비싸보인다. ^ . ^
주관적인 견해를 좀 정리하자면...
이런 분들이라면 marantz를 사십시오.
일반 음악 cd도 자주 들어야 하며 평소에도 왜곡된 음향의
마술같은 사운드 효과보다는 <정확한> 음을 선호한다.
이런 분들이라면 marantz를 사지 마십시오.
dvd 타이틀의 음향효과의 다양한 재미를
원래의 음보다 <더 과장해서>라도 즐기고 싶다.
집안의 모든 전자제품의 80%이상이 sony인 저로선
아주 의외의 순간적인 선택이었기에 아직도
절대 만족하고 있는지 어쩐지는 명확하지가 않습니다.
힙합옷을 입고 전자시계를 차고 있다가 갑자기
케쥬얼 정장에 바늘이 돌아가는 아날로그 시계를 차고
밖에 나선듯한 느낌이 조금은 낯섭니다.
아무튼,
marantz SR5200의 공정한 음질은 저에게
너가 여지껏 너무 양념을 많이 친 음식에 익숙해 있단다...라고
조용히 말하고 있는듯이 느껴집니다.
새로운 친구가 조금은 낯설지만
조금 더 시간을 두고 친해져 보렵니다.
왜냐면 이 친구는 나름대로 그런 노력을 들일 가치가 있는
자신만의 주관을 가진 녀석인것 같아서 입니다.
마지막으로
다소 장황해진 글을 다시한번 짧게 정리해 보자면...
당신이 인공적인 사운드 보다 좀 더 리얼한 원음,
그 자체에 충실하고 싶다면
marantz SR5200는 그 가격대에서는
듣기 힘든 정교하고 정확한 사운드와 약간의 품위?를 전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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