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호 : 1920 | ID : ysi1229 | 글쓴이 : 이신일 | 조회 : 15336 | 추천 : 306
235,000 원
Denon 카트리지 DL-160 (HighGain MC)
Output: 1.6 mV
Stylus: special elliptical solid diamond
Cantilever: aluminum
Frequency range: 20 Hz to 50 kHz
Tracking force: 1.3~1.9g
Weight: 4.8g
먼저 사용하던 카트리지(그라도 프리스티지 골드)의 소리가 지겨워져서 카트리지를 바꿔보려고 아날로그 고수들께 문의한 결과 20만원 대에서는 데논 DL-103, 레가 수퍼바이어스, 30만원 대에서는 데논 DL-103R, 록산 코러스, 스미코 불루포인트, 다이나벡터 DV-10X5 등이 추천되었습니다. 가격 대비 매우 좋은 카트리지로 정평이 나있는 놈들이더군요. 하지만 30만원 대는 아직 부담이 되고 턴테이블도 아주 좋은 게 못 되어 좀더 저렴한 걸로 찾으려 하니 데논 103, 160, 110으로 좁혀졌습니다. 110은 DL 시리즈 가장 막내라서 제외하고 103과 160으로 다시 좁혀졌습니다. 그러던 중 운 좋게(?) 103 소리를 들어볼 수 있었습니다. 두툼하고 따뜻한 게 참 매력적인 소리였습니다. 103이 클래식 듣기에 좋다고들 하는데 대중음악도 잘 들려주더군요. 그런데 현대적인 음색을 좋아하는 제 취향과는 조금 거리가 있는 것 같아서 또 저출력 MC라서 나중에 앰프 바꿨을 때를 생각해서 들어보지도 않은 160으로 구입했습니다. 물론 데논 미국 사이트에 들어가 160 리뷰와 간단사용기들을 쭉 봤습니다. 유저들 대부분이 매우 만족하더군요. 집에 가져와서 포장을 뜯고 한 컷 찍었습니다.(포장 규격은 103과 크기가 거의 같았습니다.)
그리고 턴테이블(아리스톤 Q DECK II)에 장착하고 본격적으로 판을 걸어봤지요.
갖고 있는 앰프(뮤피A3)가 MM, MC 다 되는 기종이라 두 모드 다 들어보니 제 경우엔 그냥 MM으로 듣는 게 더 좋게 들렸습니다. MC에 물려보니 게인이 너무 커져 소리가 약간 피곤해지던군요. 160이 고출력 카트리지 중에 출력이 좀 낮은(1.6mV) 편이지만 그래서 소리가 너무 작으면 어쩌나 걱정했지만 기우였습니다. 제 앰프 볼륨 9시방향에서 소리 크게 잘났습니다. 그러니 포노단이 MM만 있는 분들도 크게 지장 없을 것입니다. 서론이 너무 길어졌는데, 이제 음악 들은 소감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먼저 그라도 카트리지로 들었을 때보다 소리가 딱 두 배 좋아졌습니다. 100% 좋아졌다는 말입니다. MC 카트리지답게 중고음이 매우 시원하게 들렸고, 그렇다고 귀에 거슬리는 중고음도 아니며, 중저음 또한 적절히 잘 나왔습니다. 잔향감도 매우 뛰어났으며 약간의 착색은 있지만 오히려 이게 더 매력적인 소리로 들렸습니다. MC형의 장점을 살리면서 전대역이 고루 안정된 소리를 들려주었습니다. 기존의 LP 소리가 마치 CD 듣는 것처럼 매우 좋은 소리를 내주었습니다. 예전에 오르토폰 MC 20 소리를 들어본 적이 있는데 이놈과 견주어 하나도 뒤지지 않는 예쁜 소리를 내주었습니다. 그래서 LP 듣는 즐거움이 두 배가 된 것입니다. 하루 평균 LP 1장 듣던 게 이제는 2~3장 듣게 되었습니다. 참고로 유저의 오디오적 취향이 빈티지면 103이 좋을 것이고, 현대적인 취향이면 160이 좋을 것 같습니다. 어쩌다 DL-160의 뽐뿌가 되었지만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올라운드로 만족할 만한 카트리지를 찾는 분들에게는 매우 좋은 대안이 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제게는 클래식 LP를 들었을 때가 더 만족스러웠습니다. 혹시 참고가 될까 해서 데논 미국 사이트에 있는 160과 110의 영문 설명과 스펙을 퍼왔습니다.
Audiophiles and DJs looking for a replacement cartridge will be amazed by the DL-160, which can be used on just about any moving magnet phono input. The phenomenal elliptical diamond stylus digs deep into the grooves to extract the glorious nuances of the music. Output: 1.6 mV Stylus: special elliptical solid diamond Cantilever: aluminum Frequency range: 20 Hz to 50 kHz Tracking force: 1.3~1.9g Weight: 4.8g
The DL-110 is an unobtrusive high output moving coil cartridge that is able to display music in a very three-dimensional manner. This cartridge provides clean sound for HiFi systems with moving magnet inputs. Output: 1.6 mV Stylus: special elliptical solid diamond Cantilever: aluminum Frequency range: 20 Hz to 45 kHz Tracking force: 1.5~2.1g Weight: 4.8g
160과 110이 스팩상으로는 거의 같은데 아마 바늘 차이가 좀 나는 것 같습니다. 아, 그리고 나중에 발견한 건데 하이파이저널에도 160 리뷰가 있어 참고용으로 퍼왔습니다. 문제 되면 바로 삭제하겠습니다.^^
아날로그는 AD플레이어에서 시작하여 최종 포노스케이지에 이르기까지 음질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가 많다. 그 중에서도 카트리지의 중요성과 비중은 새삼 말이 필요없을 정도인데, 애석하게도 최근 다시 도래한 아날로그의 전성기에 발맞추기(?) 위해서인지 관련 용품의 가격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좋은 카트리지를 만만한 가격에 만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대체로 아날로그 애호가들은 섬세하면서도 음의 뉘앙스를 잘 전달하는 MC카트리지를 선호한다. 물론, 그 뛰어난 음질에 대해선 필자도 전적으로 동의하는 바지만 그 놈의 승압 수단이 말썽이다. 가뜩이나 변수 많은 아날로그의 세계에서 가격은 둘째치고 전체 시스템과 잘 매칭되는 헤드앰프나 승압 트랜스를 고르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이에 비해 고출력 MC카트리지는 MC의 음질과 MM의 높은 출력전압을 동시에 겸비하고 있기 때문에 별도의 승압 장치가 필요 없다는 장점이 있다. 물론, 트레이싱 능력이 떨어지는 관계로 예민한 톤암에 부착해야 한다는 점과 순수 MC에 비해 최상급의 음질을 얻을 수 없다는 점 때문에 그 동안 골수 애호가들로부터 푸대접 받았던 것도 사실이지만, 이제는 기술력의 발전 덕분에 그 말도 옛날 이야기가 되어버렸다. 게다가 가격까지 저렴하다면 애호가들에게는 더 이상의 희소식이 없을 것이다.
가격 대비 성능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MC카트리지를 주로 생산해왔던 데논에서 고출력 MC카트리지를 선보였다. 동사의 MC카트리지를 사용해본 경험이 없어서 직접적인 비교는 불가능했지만, 본 기 자체의 성능이 상당히 뛰어남은 금방 알 수 있었다.
한마디로 소릿결이 섬세하고 잘 닦여 있어서 세련된 소리를 내준다. 게다가 전체적으로 밸런스가 잘 잡혀 있을 뿐만 아니라 중저역의 탄력과 고역의 섬세함, 높은 해상력을 동시에 겸비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최대의 강점은 맑고 여운이 느껴지는 중고역과 섬세하면서도 기분 좋은 해상력에 있다. 소릿결은 현대적 성향으로 맑고 깨끗한 사운드를 지향하고 있다. 또한 저역의 양감이나 절제감, 고역의 뻗침 면에서도 충분히 실력을 지니고 있다.
최근의 카트리지들은 현대적인 소리 성향으로 제작되고 있다. 아마도 CD와의 경쟁이나 비교를 염두에 둔 것 같은데, 그런 만큼 아무래도 과거 아날로그 시절의 두텁고 푸근한 맛은 다소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본 기도 예외는 아니어서 다소 복고적인 소리를 선호하거나 빈티지 애호가들, 혹은 약간 소릿결이 두툼하면서 중저역의 무게감을 선호하는 분들에게는 권하고 싶지 않다. 하지만 적절한 가격대에서 훌륭한 성능의 카트리지를 찾는 분이라면 더 이상 대안이 없을 정도로 뛰어난 제품이다. 한 가지 음악 장르의 편식성은 없지만 아무래도 록 음악의 열기보다는 클래식의 섬세함에 더 잘 어울린다는 점도 밝혀둔다.
[하이파이저널 72호 정승현님 글 발췌]
강영기
이신일 님의 사용기는 어느 것을 보더라도 참 명쾌해서 저같이 갈피를 못잡는 초보들에게 많은 도움이 됩니다. 먼저 쓰시던 그라도 골드 프리스티지도 가격대는 DL-160과 비슷하나 MI로 알고 있습니다. 전에 AV Show에서 옛날 Jim Reeves의 라이센스 음반을 들려주는데 너무 소리가 좋아서 물어보니 Moving Iron이라더군요. MI와 지금 사용하시는 고출력 MC는 소리결의 차이가 어떤가 궁금합니다. 저는 오래된 Technics SL-MA1 턴에 AT-120E MM을 Rotel RA-02의 포노단에 물려 듣고 있는데, 영 소리가 예전에 듣던 레코드 음악이 아니라서, 턴의 포노케이블과 전원선(100V)을 바꿀까, 아니면 앰프를 좀 좋은 것으로 업할까 고민중인데 Denon 고출력 MC가 해결사가 될지 심히 기대가 됩니다.
이신일
영기님, 반갑습니다.^^ 좋은 턴과 앰프를 갖고 계시네요!
제가 알기로는 턴의 케이블을 바꾸는 것보다 (가격을 떠나) 카트리지 매칭을 잘 해야 만족스러운 소리를 찾을 수 있다고 들었습니다. 제가 사용하던 그라도 카트리지는 MI형이 맞습니다. 그라도에서 MC의 장점을 살리려고 MM 방식으로 만든 카트리지가 MI형인 줄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라도 골드는 팝이나 재즈 정도는 괜찮게 들리지만 클래식은 영 아니올시다였습니다. 제 생각엔 오히려 MM과 MC의 장점을 두루 갖춘 게 고출력 MC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데논 DL-160으로 갈아탔구요. 그라도 골드와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매우 만족합니다. 비유로 말하면, 라이센스 음반 듣다가 오리지날 음반 듣는 느낌입니다. 영기님이 만약 현대적인 소리를 좋아하신다면 후회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신일
그라도가 좀 거친 듯한 사운드라면 (알텍 스피커의 소리가 연상됩니다) 데논은 좋은 향기가 나는 (일본 사람들 답게) 고운 사운드를 재생합니다. 그라도 골드는 고음에서 좀 쏠 수 있지만 데논 160은 전혀 쏘지 않습니다. 저음도 그라도 골드보다 데논 160이 훨씬 풍부하구요.^^
강영기
이신일 님, 역시 명쾌합니다.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fineAV
이신일님의 사용기를 읽다보면 언제나 한수 배우는 느낌이 드네요.. 저희도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