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옴니샛 5.1세트 사용기를 쓰려고 마음을 먹고 사용기를 들어왔더니, 우연찮게 바로 앞에 어떤분이 사용기를 쓰셨더군요. 아마도 요새 이 제품이 꽤 잘 나가나 봅니다.
각설하고, 이 제품을 구입해 사용하기 시작한지 3주 되었습니다. 이 곳 FineAV에서 리시버/앰프 및 기타 케이블, 방진매트 등 필요한 일체의 악세사리와 함께 구입했습니다. 일단 제가 가지고 있는 장비리스트는:
- 리시버/앰프: 소니 STR DB-1080
- 스피커: 미라지 옴니샛 5.1 셋트 (10" 우퍼)
- DVDP: LG LV-920 콤보
- 소니 그랜드 베가 LCD 프로젝션
- 3SD-300K 디지털/아날로그 방송 수신 STB
우선 fineAV에서의 구매는 비교적 만족합니다. 설치하러 오셨던 기사분도 꼼꼼하시고, 거실을 빙 둘러 rear 스피커선 연결한 것도 그다지 눈에 띄지 않게 깨끗이 정리되었구요. 다만, 옴니샛 전용 스탠드를 2개조 같이 주문했는데, 재고가 없어 용산/분당 전시장에 있던 것을 모두 쓸어 가져왔다는... 신 제품이 들어오면 새걸로 환해주신다고 했는데, 아직 신품이 안들어온 모양입니다. 뭐 사용하는데 큰 불편 없으니까 그냥 쓰고 있지요.
전체적인 사용 소감을 요약하면 제목과 같습니다. 이에 대해 하나하나 얘기를 해보겠습니다.
먼저 디자인 (일명 뽀다구).
우선은 좀 쉽게 얘기할 수 있는 디자인에 대해 얘기해 보죠. 이 번에 AV일체를 (dvdp빼고) 교체하는데 제 와이프의 동의를 그나마 쉽게 얻을 수 있었던건 바로 이 옴니셋 스피커의 "뽀다구"때문임다. 그렇지 않아도 제 와이프가 거실 벽면에 있던 TV와 장식장 등을 싹 치우고 깨끗하게 정리를 하고 싶어했는데, 이 옴니셋 스피커야 말로 벽면을 깨끗하게 정리하는데는 결정적으로 도움이 됩니다. 새틀라이트 스피커이면서도 스탠드와 스피커의 디자인이 약간은 중후한 맛도 풍기고, 또한 모던한 스피커의 디자인도 거실 어디에다 놓아도 잘 어울릴 그런 디자인입니다.
다음은 사운드
일단 첫 느낌은, 제가 새틀 스피커는 첨 써보는데, 기존 제가 가지고 있던 새틀스피커에 대한 고정관념을 어느정도는 깨뜨려 줄 정도의 소리가 나오더군요. 중/고역대에서의 소리는 대부분 빼놓지 않고 들려주는 것 같습니다. 저역대도 어느정도는 커버되고.
그리고, 같이 딸려온 10" 우퍼가 꽤 괜찮은것 같습니다. 이 우퍼엔 두개의 조정 knob이 있는데, 하나는 level이고 하나는 cross-over 주파수 설정하는 것입니다. cross-over주파수를 꽤 높게 해놓고, level을 웬만큼 올렸을 경우, 필요 이상으로 우퍼가 구동이 되서 "웅웅"거림만 커지고 소리의 분별이 잘 안될 것 같은데, 이 우퍼는 이런 상황에서도 상당히 소리의 분별이 잘 되는 것 같았습니다. 제가 적당한 표현력이 없어서 그런데, "소리의 분별"이라 함은, 저음의 북소리, 콘트라베이스 튕기는 소리, 아주 저음의 피아노 소리 등이 구분이 간다는 얘기지요.
그런데 우퍼의 이 조정 knob이 경우에 따라 이 스피커의 사용상의 불편한 점도 되는 것 같습니다. 대체적으로 영화를 볼 때는 우퍼가 비교적 강하게 나오고, CD를 틀거나 일반 음악, 특히 클래식을 들을 땐, 우퍼가 동작하는지 안하는지를 우퍼의 LED색깔이 변해야 (평상시 빨간색이다가, 구동이 될 때는 초록색으로 바뀜) 느껴질 정도로 (물론 좀 과장하면) 약한것 같습니다. 그래서, 소스가 바뀔 때마다, 이 조정knob를 건드리는 유혹을 떨쳐 버릴 수가 없습니다. 차라리 이런게 밖에 쉽게 접근할 수 있게 안 나와있으면 모른척하고 넘어가기나 할텐데, "나좀 만져주세요"라고 밖에 턱하니 나와있는 조정 knob를 무시하고 그냥 지나치기는 어렵더군요.
영화 사운드는 굿. 일반 팝이나 재즈도 오케이. 클래식은 약간의 아쉬움이...
물론 새틀스피커로 너무 많은 기대를 하는것 자체가 무리임을 부정하진 않겠습니다만... 클래식 같은경우 제가 전에 쓰던 B&W DM580 스피커와 데논 hifi 리시버(91년에 US$450짜리)에서 듣던 섬세함이 확실히 떨어지는 것 같았습니다. 음량이 아주 작은 부분에서도 골고루 들리던 악기소리가 일부러 그 소리를 찾을려고 신경을 집중해야 들리는,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또한 orchestra연주의 경우에도 소리가 좀 뭉쳐있는것 같은 느낌이라는...
이 부분에서는 스피커 뿐만 아니라, 리시버에 대해서도 언급을 아니할 수 없겠습니다. 저는 새틀스피커를 좀 과소평가 했다고 할까요? 그래서 애시당초 보급형 리시버를 생각했습니다. 이 중 다양한 음장모드를 지원하고 외국 사이트 리뷰에서도 비교적 좋은 평을 받은 소니 STR-DB1080을 택했습니다. 그런데, 비록 새틀이지만, 좀더 강하게 이를 구동할 수있는 리시버/앰프를 택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도 남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아쉬운 것은, 제가 전에 가지고 있던 B&W스피커를 처분해버렸다는 것이... ㅠ.ㅠ 하긴 이거 처분안했으면 제 와이프님이 좋아하진 않았을겁니다.
무 지향성의 임장감... 이건 분명히 강점이 있다고 말씀 드릴 수가 있습니다. 라이브 컨서트의 실황 음반 같은경우, 정말로 라이브에 가깝게 즐길 수가 있습니다. 하지만, 역시 반대로, 이러한 임장감으로 인해, 세심한 소리의 분리를 더 선호하시는 분들께는 오히려 단점도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결론적으로 말씀 드리면, 본 스피커를 선택할 때, 목표만 분명하면 결코 후회할 선택은 아니라는 겁니다. 다만, hifi에 맛을 조금이라도 가지고 계신분은, 직접 본인이 소장한 CD를 들고 전시장에서 청음을 먼저 해보시길 강력히 권고합니다. 청음을 하시면서, 다양한 볼륨세팅 뿐만 아니라, LF-150우퍼에 있는 두개의 knob을 돌려가며 과연 내가 원하는 소리를 낼 수 있는지를 확인해 보심이 좋을 듯합니다.
앞서 다른 분들도 지적하셨듯이, 새틀스피커로서는 가격이 센편입니다. 물론 안소니 갈로 어쿠스틱 같이 더 비싼 것도 있지만 이건 디자인값이 상당히 포함되어 있다고 보여지구요. 제 주관적인 판단으로는, 비슷한 급인 Bose Acousticmass-10보다는 클래식을 포함한 다양한 장르의 음악 재생에서 훨씬 만족스러운 소리를 내주는 거 같고 (이는 내 개인의 주관도 있지만, 성악을 전공하고 클래식을 주로 듣는 지인도 인정했음) KEF2005.2와는 불행히도 제대로 비교를 해보지 못했습니다. 유럽의 각종 리뷰에서는 옴니셋에 확실히 더 점수를 주고 있습니다.
아! 많은분들이 혼동하실 수 있는게, 제가 소개한 옴니셋 말고, 좀 더 전에 나왔던 옴니셋 마이크로가 있는데, 이 둘은 다른 제품입이니 유의하시길 바랍니다.
기타, 사소한 단점으로, 전용스탠드와 스피커를 결합할 때, 슬라이딩 형태로 결합이 간단히 되는데, 문제는 분리도 너무 "간단히"되서 아주 약간의 힘을 가하면 스피커가 툭 빠질 수가 있습니다. 비싼 스피커 떨어뜨려서 망가뜨리지 않도록 조심해야 합니다. 그런데 설치하러 와주신 기사분이 아주 작은 나사못을 스탠드의 구멍에 살짝 박아 뒤로 쉽게 미끄러져 빠지는 것을 방지해 주시더군요.
이상 3주간의 짧은 기간동안 느꼈던 저의 사용기였습니다. 동 제품 구입으로 고민하시는 분들께서 연락 주시면 성심껏 제 경험을 공유하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