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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뷰-MBL] 1톤짜리 무지향스피커의 사뿐사뿐 그늘이 없는 음
 번호 : 130 | ID : FineAV | 글쓴이 : FineAV | 조회 : 1136 | 추천 : 0 | 작성일 : 2019-12-12



지난해 5월 15일 독일 에버스발데(Eberswalde)의 MBL 공장을 방문한 적이 있다. 베를린에서 차로 달려 동북 방향으로 2시간 정도 떨어진 곳이다. MBL은 오므려진 꽃봉오리 모양의 무지향 스피커, 라디알슈트랄러(Radialstrahler)로 명망이 높은 오디오 제작사. 에버스발데 공장의 첫인상은 안팎이 매우 깔끔했으나 생각보다 그리 크지 않았다. 값비싼 하이엔드 오디오 생산기지라는 선입견 때문에 공장 역시 으리으리할 것이라고 지레 짐작했던 것 같다.

공장은 크게 3개 건물로 이뤄졌는데, 제1공장(메카닉 에어리어. Mechanic Area) 메인 건물은 1994년, 부속건물은 2012년, 부품 창고로 쓰이는 별채 제2공장(웨어하우스. Warehouse)은 2006년에 각각 지어졌다. 대형 CNC 머신과 3축/5축 밀링 머신, 바코드로 관리되는 각종 부품들이 시선을 잡아맸다. 특히 스피커 받침대나 상판, 앰프 전면 패널, 심지어 볼륨 노브 등에 황동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점이 눈길을 끌었다. 공장 직원은 40명이고, 베를린 본사에 소프트웨어 엔지니어가 5명 더 있다.


개인적으로 가장 유심히 둘러본 곳은 스피커와 앰프를 만드는 제1공장 부속건물. 길이가 60m에 달하는 긴 공장을 둘러보며, 평소 궁금했던 라디알슈트랄러 스피커 및 앰프, CDP 제작 과정을 지켜볼 수 있었다. 특히 이번 시청기인 101 X-treme 라디알슈트랄러가 하나하나 단계를 밟아가며 유닛과 네트워크 회로가 조립되는 과정은 필자의 가슴을 설레게 했다. 황동으로 만든 스피커 상판을 직접 들어봤는데 어찌나 무거웠던지 몸이 휘청거렸다. 위 사진은 당시 101 X-treme 조립 과정을 지켜보며 필자가 직접 찍은 사진들이다. 네트워크 회로부에 들어간 각종 부품들과 다양한 크기의 라멜라(lamella) 모습이 보인다.

MBL과 라디알슈트랄러

MBL은 1979년 설립됐다. 회사 이름 MBL은 공동 설립자인 멜레츠키(Meletzky), 바이네케(Beinecke), 렌하르트(Lehnhardt)의 이름 앞 글자에서 따왔다. 설립 첫해에 현행 101 스피커의 전신인 2웨이 무지향 유닛으로 구성된 mbl 100을 내놓았다. 결국 지금 애호가들이 보고 있는 MBL의 무지향 스피커는 이미 40년의 역사를 갖고 있는 셈이다. 현 CEO는 크리스티안 헤멜링(Christian Hermeling) 씨, 수석 엔지니어는 유르겐 라이스(Juergen Reis) 씨다.

MBL은 라디알슈트랄러로 유명하지만 6010D 같은 프리앰프와 CDP의 인기도 대단해서 한번 MBL을 들여놓은 애호가들은 좀체 다른 브랜드로 갈아타지 않는다. 올해 3월 서울국제오디오쇼에서 만나 인터뷰를 했던 배우 김재원 씨도 101 E MKII 라디알슈트랄러와 6010D 프리앰프, 9011 모노블록 파워앰프를 쓰고 있는 열혈 MBL 유저였다. "다른 스피커들은 마치 벌을 서는 느낌으로 잔뜩 긴장해서 들어야 했는데, 101은 바로 옆에서 음악을 듣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예전 공연장에서 MC를 보며 음악을 들었을 때의 바로 그 느낌이었다."


▲ 라디알슈트랄러 작동원리에 대한 MBL 설명서



이제부터 본론이다. MBL의 수식어처럼 돼버린 뮤지향 스피커, 독일어로 라디알슈트랄러(Radialstrahler)는 어떤 원리로 소리를 내는 것일까. 라디알슈트랄러 유닛의 기본 원리는 라멜라(lamella)라는 얇은 금속판 여러 장을 이어붙인 꽃봉오리 모양의 진동판을 플레밍의 왼손법칙으로 울린다는 것. 이 진동판 윗부분이 축에 고정돼 있고, 아래쪽 라멜라들은 마그넷과 보이스코일에 의해 위아래로 움직인다는 게 핵심이다. 결국 전체 진동판이 활처럼 360도 전방향(omnidirectional)으로 움직일 수밖에 없는 구조다. 필자가 보기에는 우산을 빠르게 열었다 닫았다 했을 때 붕붕 거리는 소리가 나는 것과 비슷한 원리다.

대역대 구분은 일반 스피커 유닛과 비슷하다. 유닛 전체 지름이 작고 라멜라 길이가 짧고 면적이 좁을수록 높은 대역, 지름이 크고 라멜라 길이가 길고 면적이 넓을수록 낮은 대역을 담당한다. 이와 함께 저역과 초저역은 일반 지향성 액티브 우퍼를 사용하는 점이 MBL 라디알슈트랄러의 빼놓을 수 없는 특징이다. 라멜라 재질은 트위터와 미드레인지 유닛의 경우 초창기에는 얇은 구리를 썼으나 지금은 훨씬 가벼운 카본 섬유를 쓴다. 현행 MBL 스피커 상위 3 모델의 라디알슈트랄러 구성을 간략히 정리해봤다.

101 X-treme

101 E MKII

111 F

고역

라디알 HT37/E x 2

라디알 HT37/E x 1

라디알 HT37 x 1

중역

라디알 MT50/E x 2

라디알 MT50/E x 1(어퍼 미드레인지), 라디알 TT100 x 1(로우어 미드레인지)

라디알 MT50 x 1(어퍼 미드레인지), 6인치 우퍼 x 2(로우어 미드레인지)

저역

라디알 TT100 x 2

12인치 우퍼 x 1

8.7인치 우퍼 x 2

초저역

300W 12인치 우퍼 x 6

-

-

주파수응답특성

20Hz~40kHz

24Hz~40kHz

24Hz~40kHz

크로스오버

미공개

105Hz, 600Hz, 3.5kHz

170Hz, 750Hz, 3.5kHz



101 X-treme을 비롯해 101 E MKII, 111F 트위터는 모두 24개 카본 섬유 라멜라, 미드레인지는 12개 카본 섬유 라멜라를 썼다. 101 X-treme에서 저역, 101 E MKII에서 로우어 미드레인지를 담당하는 유닛은 얇은 구리선이 들어간 12개 알루미늄 라멜라다. 같은 라멜라 유닛이라도 모델에 따라 커버하는 대역이 조금씩 차이를 보인다. 또한 각 모델에서 낮은 대역은 일반 콘 우퍼가 맡으며, 101 X-treme은 특별히 액티브 콘 우퍼를 별도 타워에 담아 쓰고 있다.

이들 모델의 출시연도를 살펴보면, 가장 먼저 등장한 것은 mbl 101이다(참고로 모델명에 들어갈 때는 소문자 mbl로 쓴다). 오리지널이 1986년, 첫 개량 버전인 101 A가 1989년, 101 B가 1992년, 101 C가 1994년, 101 D가 1997년, 101 E가 2003년에 나왔다. 현행 mbl 101 E MKII는 2008년에 나왔다. mbl 111은 오리지널이 1997년, 첫 개량 버전인 111 B가 2002년, 111 E가 2005년, 111 F가 2009년에 나왔다. 이번 시청기인 mbl 101 X-treme은 2008년에 등장했다.

그러면 라디알슈트랄러 스피커의 장점은 무엇일까. 필자가 파악한 바로는, 1) 밀폐형이든 베이스 리플렉스형이든 인클로저가 필요 없다, 2) 따라서 내부 정재파나 배플로 인한 회절, 포트 노이즈 같은 왜곡이 없다, 3) 또한 360도 방사형 발음체에서 소리를 듣는 과정은 우리가 악기와 새소리 등을 듣는 과정과 너무나 흡사하다, 4) 무지향 서브우퍼처럼 스피커 위치 선정이 180도 지향성 스피커보다 자유롭다.

101 X-treme 외관과 스펙



101 X-treme은 MBL의 플래그십 라디알슈트랄러 스피커다. 아래로 101 E MKII가 있고, 그 밑으로 111F와 116F, 스탠드마운트 타입의 120과 126이 포진해 있다. 구성은 고역~저역을 담당하는 라디알슈트랄러 타워와 초저역을 담당하는 일반 액티브 서브우퍼 타워. 높이 185cm, 무게 265kg의 라디알슈트랄러 타워의 경우 고역-미드레인지-저역이 상하 대칭으로 마주 보는 미러형 구조이며, 상단 윗면에는 앰비언스(ambience)를 담당하는 별도 트위터가 박혀 있다. 300W 앰프를 내장한 액티브 서브우퍼 타워는 양 측면에 12인치 알루미늄 콘 우퍼 2발을 장착한 인클로저가 3단으로 쌓였다. 높이는 186cm, 무게는 226kg.


101 X-treme은 기본적으로 총 무게 1톤에 육박하는 4타워, 4웨이 스피커다. 액티브 서브우퍼 타워가 1웨이(초저역), 라디알슈트랄러 타워가 3웨이(고역, 중역, 저역)다. 크로스오버 주파수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주파수 응답 특성은 20Hz~40kHz에 걸쳐 플랫한데, 101 E MKII보다 저역 하한이 4Hz 더 내려간 점이 눈길을 끈다. 감도는 88dB, 음압은 109dB, 라디알슈트랄러 타워의 핸들링 파워는 500W(연속), 2200W(피크)에 달한다. 액티브 서브우퍼 타워는 음악 신호를 프리앰프에서 직접 받는 만큼, XLR, RCA 입력단자가 마련됐다.

상하 대칭 구조의 라디알슈트랄러 타워


거의 풀레인지를 커버하는 라디알슈트랄러 타워를 뒤에서 보면 위와 아래에 각각 스피커케이블을 꽂게 돼 있다. 기본적으로 바이 앰핑 혹은 바이 와이어링, 더블 런을 상정한 설계인 것이다. 물론 위쪽 커넥터(+,-)와 아래쪽 커넥터(+,-)를 긴 점퍼선으로 연결해 싱글 와이어링 연결도 가능하지만 185cm나 되는 높이를 감안하면 비현실적이다. 바이 앰핑 혹은 더블 런이 이상적이다. 실제로 MBL의 추천 매칭은 모노블록 파워앰프 9011(8옴 440W, 4옴 840W, 2옴 1390W)을 4대 동원하는 것이다. 이것이 여의치 않으면 아래 섹션은 9011 2대, 위 섹션은 9008(8옴 440W, 4옴 840W, 2옴 1000W) 2대를 동원토록 하고 있다.


위 섹션과 아래 섹션 후면에는 크로스오버 조절을 통해 사운드를 튜닝할 수 있는 장치가 마련됐다. 크로스오버 주파수 자체는 건들지 않지만, 감쇄 슬로프를 유저가 일일이 바꿈으로써 특정 사운드 성향을 얻을 수 있도록 한 것으로 짐작된다. 우선, '크로스오버 상단'(Crossover Top)이라고 씌어있는 상단 캐비닛 왼쪽에는 3개 대역 조절기가 있는데, 로우(Low)는 '스무드'(smooth)와 '어택'(attack), 미드(Mid)는 '내추럴'(natural)과 '리치'(rich), 하이(High)는 '스무드'(smooth)와 '내추럴'(natural), '패스트'(fast)를 선택할 수 있다.



저역의 '스무드'는 감쇄 기울기를 완만하게, '어택'은 급하게 깎은 결과로 보이며, 중역의 '리치'는 저역과 고역의 밴드위쓰(bandwidth) 양쪽 감쇄 기울기를 모두 완만하게 다듬은 결과로 짐작된다. 고역은 감쇄 기울기를 3가지로 세분화해 가장 가파르게 깎았을 때를 '패스트'로 명명한 것으로 보인다. 앰비언트 트위터 볼륨 노브가 마련된 점도 눈길을 끈다. 하단 캐비닛(Crossover Bottom)은 이 앰비언트 트위터 볼륨 노브만 없을 뿐 로우, 미드, 하이 크로스오버 튜닝 조절기는 상단 캐비닛과 같은 구성이다.

라인 소스 설계의 액티브 서브우퍼 타워


12인치 알루미늄 콘 우퍼 6발이 장착된 액티브 서브우퍼 타워는 3단 구성이다. 우퍼가 모두 측면에 장착돼 수직선상에서 음을 발산하는 라인 소스(line-source) 스피커인 셈. 또한 12인치 콘 우퍼는 인클로저 내부에서 알루미늄 바로 연결돼 푸시-푸시(push-push) 방식으로 작동한다. 이는 콘 움직임에 따른 인클로저의 진동을 사전에 차단시키는 동시에 저역 재생능력을 키우려는 설계 디자인이다. 111 F에서 로우어 미드레인지를 담당하는 6인치 알루미늄 콘 우퍼도 이 같은 방식으로 맞닿아 있다.

액티브 서브우퍼 타워의 가운데 모듈에는 클래스 AB 증폭으로 300W 출력을 내는 앰프와 입력단(XLR, RCA, AC 전원)이 마련됐고, 위와 아래 모듈과는 특주 뉴트릭(Neutrik) 점퍼로 연결됐다. MBL에서는 가운데 모듈을 마스터(Master), 위 모듈을 슬레이브 2(Slave 2), 아래 모듈을 슬레이브 1(Slave 1)으로 부르고 있다. 각 모듈 후면에는 큼지막한 베이스 리플렉스 포트가 나 있다. 마스터 모듈에 내장된 앰프는 모노블록 9011과 동일한 설계라고 한다.




액티브 서브우퍼 타워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마스터 모듈 후면에 마련된 3개의 노브. 입력단(RCA, XLR) 바로 위에 마련된 이 노브는 위부터 딜레이(delay), Q 팩터(Q-Factor), 볼륨(Volume)을 조절할 있도록 돼 있다. MBL에 따르면, 딜레이 노브로는 위상(phase : -8ms ~ +8ms), Q 팩터 노브로는 12인치 우퍼들의 Q 값(dry 0.5 ~ fat 1.0), 볼륨 노브로는 내장 앰프의 게인(gain : -6dB ~ +6dB)을 조절할 수 있다. 한편 라디알슈트랄러 타워와 액티브 서브우퍼 타워의 크로스오버 주파수는 100Hz 부근에서 3차 오더(-18dB) 슬로프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셋업 및 시청


101 X-treme 시청에는 MBL의 6010D 프리앰프와 9011 모노블록 파워앰프가 총동원됐다. 9011과 라디알슈트랄러 연결은 더블 런. 2조의 스피커케이블을 이용해 1조는 상단 섹션 커넥터에, 다른 1조는 하단 섹션 커넥터에 연결했다. 이를 위해 9011 후면에는 모노블록으로 활용시 채널당 2조의 커넥터, 스테레오 앰프로 활용 시 채널당 1조의 커넥터를 쓸 수 있다. 액티브 서브우퍼 타워는 6010D 프리앰프와 XLR 인터케이블로 연결했다. 소스기기는 오렌더의 네트워크 뮤직서버 W20SE와 MSB의 플래그십 R2R DAC인 셀렉트(Select)를 동원했다.

개인적으로 MBL 라디알슈트랄러 본격 시청은 이번이 3번째다. 처음은 2016년 유르겐 라이스 수석 엔지니어를 인터뷰하면서 함께 들었던 101 E MKII였고, 두 번째는 2018년 하이파이클럽에서 들어본 서열 3위 모델 111 F였다. 그리고 이번의 101 X-treme이 3번째다. 하지만 101 X-treme은 필자가 독일 뮌헨 오디오쇼를 갈 때마다 MBL 부스에서 빼놓지 않고 들어본 모델이기도 하다. 2017년 5월 뮌헨쇼에서 101 X-treme을 들어보며 간략히 남겨뒀던 청음 메모가 있어 소개한다.

▲ 모노블록 파워앰프 9011 4대에 물린 101 X-treme

'독일 MBL은 음들이 사방팔방으로 뻗어가는 무지향 스피커와 하이엔드 프리앰프 6010D로 유명한 제작사. 올해 뮌헨 오디오쇼에서도 자사 플래그십 일렉트로닉스와 3억 원짜리 무지향 스피커 101 X-treme을 매칭하는 자신감을 보였다. 다른 부스보다 실내를 어둡게 만든 효과도 있겠지만, 재생음이 그야말로 스피커가 아니라 실제 악기에서 흘러나오는 듯했다. 그만큼 현장감과 공간감, 스테이징, 이미징이 자연스러웠다. 파워앰프 9011의 댐핑력은 두말하면 잔소리다.'

Diana Krall - A Case of You

Live In Paris

피아노 페달을 누르는 압력과 관객의 기침 소리가 생생하다. 피아노 고음은 거의 완벽한 수준. 음의 출발점이 오리무중에 빠진 것은 MBL 무지향 스피커를 들을 때마다 항상 느끼던 것이지만, 이번 101 X-treme에서는 그 정도가 더하다. 콘 우퍼를 아예 별도 타워로 독립시킨 덕분일 것이다. 그만큼 필자의 피부에 닿는 음들에는 그 어떤 스트레스가 없고 이들이 펼쳐낸 무대에는 그 어떤 갑갑함이나 옹색함도 없다. 그냥 시원시원하게 음들이 빠져나오는, 평소 듣던 자연음이라 봐도 무방하다. 그런데도 이 음이 낯선 것은 필자가 접한 99%의 스피커, 즉 지향성 스피커에 길들여졌기 때문이리라. 이 밖에 모든 음들의 배음과 음수, 디테일이 돋보이며, 칠흑 같은 배경과 이로 인한 보컬 딕션의 선명함도 눈에 띈다. 기본적으로 101 X-treme은 광대역(20Hz~40kHz) 스피커이며, 작은 소리에서 큰 소리까지 내달리는 질주가 매끄럽고 그 폭이 매우 넓은 스피커다. 정보량은 많지만, 하늘하늘한 소릿결은 아니다.




Miles Davis - Bye Bye Blackbird

'Round About Midnight

트럼펫 첫 음이 나오는 순간부터 게임 끝이다. 이 선명함, 이 디테일, 이 생생함. 각 악기 사이의 공간감이 널찍해서 좋고, 이 곡의 백미인 마일즈 데이비스의 트럼펫은 사정없이 쭉쭉 뻗어 더 좋다. 101 X-treme 라디알슈트랄러 타워의 두 트위터는 자신들의 존재를 지우면서 트럼펫의 고음을 징그러울 만큼 사실적으로 들려준다. 이 스피커에 있어서 존 콜트레인이 연주한 테너 색소폰과의 음색 구분은 일도 아닌 눈치. 무대의 큰 스케일도 마음에 들었다. 전체적으로 순도가 높고 편안하며 견고한 음이라는 인상. 9011 모노블록 파워앰프를 더블 런시켜서 라디알슈트랄러 타워를 울린 점이 이 인상에 크게 기여했을 것이다. 어쨌든 이 무게 1톤짜리 4덩이 대형 스피커는 음악만 시작되면 순식간에 사라진다. 300W 액티브 서브우퍼 타워는 라디알슈트랄러 유닛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도록 조용히 판만 깔아준 것 같다. 좋은 의미에서 어느 경우에도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법이 없었다.




Suske Quartet - String Quartet No.17

Mozart String Quartets Nos.8~23

녹음 공간의 앰비언스가 알알이 전해진다. 앰비언트 트위터의 볼륨을 최대로 해놓은 덕도 있지만, 라디알슈트랄러 중고역 유닛이 고차 배음 정보와 홀톤, 분산음을 모조리 흡수해서 들려준 덕이 더 클 것으로 보인다. 역시 MBL 라디알슈트랄러 스피커의 최대 매력은 이 같은 디테일과 녹음 정보의 충실한 재현, 이로 인해 현장에서 음악을 직접 듣는 듯한 체험을 할 수 있다는 데 있다. 진동판에서 음들이 솟구쳐 나올 때 이를 가두거나 왜곡시킬 인클로저가 없다는 점도 이 같은 음 만들기에 크게 이바지했을 것이다. 101 X-treme 라디알슈트랄러에 있는 것은 라멜라 유닛들과 상판과 하판을 연결하는 4개의 긴 알루미늄 파이프뿐이다. 또한 거의 모든 음들이 사뿐사뿐 뛰쳐나오는 데다, 첼로의 굵은 저역까지 라디알 우퍼 유닛에서 나오는 통에 그 소릿결의 깨끗함과 선명함은 인클로저 스피커와는 비교 자체가 안됐다.




O-Zone Percussion Group - Jazz Variant

La Bamba

필자를 음으로 두들겨 패는 듯한 타악기의 펀치감과 에너지감도 놀랍지만, 순간적으로 치고 들어오는 트랜지언트 능력과 높은 음압, 이들이 펼쳐내는 커다란 사운드스테이지는 더 압권이다. 배경이 여전히 적막한 가운데, 이 곡을 듣자 비로소 액티브 서브우퍼의 실력이 발휘되는 것 같다. 초저역은 역시 귀가 아니라 가슴으로, 그리고 바닥에서 스멀스멀 기어올라오는 음의 촉감으로 느끼는 법이다. 힘만 센 것이 아니다. 팀파니 스킨의 질감 표현이 평소 듣던 웬만한 스피커와는 레벨이 다르며, 탬버린은 오른쪽 두 타워 어디쯤에 숨어 진짜 연주를 하는 것 같다. 이 곡 실연은 지켜보지 못했지만, 어쩌면 현장에서 듣는 음보다 더 실연 같은 음을 이 스피커가 들려주고 있는지도 모른다. 특히 무대의 좌우와 앞뒤는 물론 위아래에서 여러 타악기들이 출몰하는 모습은 오히려 비현실적인 풍경이었다. 막판에는 9011 모노블록과 라디알슈트랄러 우퍼, 그리고 300W로 울리는 12인치 우퍼 6발이 빚어낸 엄청난 다이내믹스에 시청실 뒷벽이 갈라지는 줄 알았다.





총평


과연 이 비싼 MBL 101 X-treme 스피커를 사서 들을 수 있는 행운의 주인공은 누구일까. 가격도 가격이지만, 공간과 앰프도 받쳐줘야 한다. 따지고 보면 MBL이 앰프를 만들기 시작한 이유도 자신들이 만든 라디알슈트랄러를 울려줄 앰프가 마땅치 않아서였다. 예전에 들은 101 E MKII와 111 F도 무지향 전방향 스피커만의 살뜰하고 자연스러운 음을 들려줘 감탄했지만, 이번 101 X-treme은 그 도를 넘어선 것 같다. 음악이 시작되면 스피커는 사라지고 그냥 무대가 홀연히 펼쳐진다. 사뿐사뿐 뛰쳐나와 즐겁게 노는 이 음들의 표정에는 그 어떤 그늘이나 스트레스가 없다. 서브우퍼는 곡에 따라 육중한 비트를 시청실 바닥에 뚝뚝 내리꽂는다. 101 X-treme은 무지향 스피커의 정점이다.

by 김편 오디오 칼럼니스트

Specifications

Type

Four-way omnidirectional loudspeaker with separate subwoofer towers and ambience tweeter in four chassis

Drivers

(per speaker side)

Two Radial TT100 woofers, two Radial MT50/E midrange, two HT37/E Radial tweeters, one “ambience” dome tweeter, six 12″ aluminum cone subwoofers

Frequency response

20Hz-40kHz

Sensitivity

88dB/2.8V/2pi

SPL

109dB

Power handling

500W (continuous), 2200W (peak)

Speaker Dimensions

WxHxD (cm)

49.6 x 185 x 64

Speaker Weight

265 kgs (584 lbs) each

Subwoofer Tower

Dimensions

WxHxD (cm): 41 x 186 x 67.5

Subwoofer Tower

Weight

226 kgs (498 lbs) each

Cabinet design

black, white, individual finishes (face veneer, multi-layer piano lacquer, silk gloss finishes, leather surfaces in many different colors)

Connectivity options for speaker unit

passive, one connection per three-way group

Connectivity options for subwoofer

active (cinch or XLR)

MBL 101 X-treme Radiastrahler

수입사

샘에너지

수입사 홈페이지

www.saemenergy.co.kr

구매문의

02-582-9847



출처 : 하이파이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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