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LECTROCOMPANIET ECG 1/ECP 2 TURNTABLE/PHONO STAGE £2,760/£1,420
새로운 혁신
비닐 음반의 부활에 동참하는 Electrocompaniet에서 새로이 출시한 ECG 1 턴테이블과 ECP 2포노 스테이지는 놀라운 가치가 있는 기기이다.
--By 데이빗 프라이스 (David Price)
심층 분석

최근에 수많은 턴테이블이 새로이 쏟아져 나오는 바람에 이제, 비닐 음반의 부활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그렇다면 이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다. 불사조같이 되살아나는 검정색 플라스틱의 재기에 관한 글을 쓰면서 오랜 시간을 ‑ 때로는 내가 어느 정도 쓰고 싶은 생각이 있어서 ‑ 보내는 동안, 지금 드디어 실제로 일이 벌어지기 시작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으며, 또한 신세대 음악광들(일부 나이든 사람들도 포함해서)이 비닐 음반에 (다시) 흥미를 보이기 시작했다. Electrocompaniet가 동사의 새로운 ECG 1 턴테이블을 팔고자 하는 대상은 바로 이런 사람들이다.
카트리지는 사용자가 지정해야 하지만 (이에 대해서는 대리점의 조언을 받을 수 있다), 톤암은 많은 호평을 받고 있는 Jelco SA-750EB 톤암이 미리 장착된 상태로 공급된다. 이 일본제 톤암은 본질적으로 품질이 좋은 편이어서 턴테이블을 제작하는 노르웨이 회사의 부품으로서도 뛰어난 결정이었음을 입증하고 있다. 이 패키지를 구입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대리점에 물건이 보관되어있는 동안에 카트리지 장착은 물론, 데크의 세팅도 부탁할 수 있다. 그렇긴 해도, 최대한의 성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전문가 또는 애호가급의 기술이 필요한 일부 다른 모델 ‑ 예를 들어, 경쟁 제품인 Michell의 GyroDec ‑ 보다는 작동을 위한 준비 작업이 훨씬 쉬운 편이다.
이 턴테이블도 역시 설계 측면에서는 새로운 점은 없다. 스테레오 LP는 이미 지난 60년 동안 최고의 동반자였으며, 또한 그보다 더 오래된 모노 레코드도 아직 사용되고 있다. ECG 1은 현대식 서브새시 설계가 아니다. 아마도 구조 단순화 목적상, 플린스 내부에서 발생하는 진동을 탄성 장치를 통해 소멸시키기보다는, 육중하고 스프링 장치가 없는 방식을 채택하여 진동이 감쇠되도록 시도했다. 턴테이블의 다리는 진동을 한 지점으로 모은 다음, 플린스의 샌드위치 구조 쪽으로 넘겨주는 역할을 한다. 어떤 면에서 보면, 진동을 가라앉히는 기능은 70년대 후반의 Marantz TT-1000 데크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공진 주파수가 서로 다른 아크릴, 알루미늄, 그리고 다시 아크릴로 이루어진 3겹 구조가 광대역 필터로 작용하는 아이디어이다. 이러한 목적을 완수하기 위해서는, 턴테이블 매트 대신에. 상부 표면이 다소 거치면서도 튼튼한 아크릴 플래터를 사용하여 음반의 미끄러짐을 방지해야 한다. 이런 종류의 플래터는 금속 재질 플래터와는 달리 울림이 발생하지는 않지만, 이 역시 새로운 발상이 아니라 이미 80년에 처음 사용되었던표면 소재이다.


ECG 1의 구동 장치 역시 상을 받을 만큼 혁신적이지는 않지만, 작동상의 문제는 없다. 모터 장치는 둥그렇게 파인 우묵한 부분에 놓여있으며, 노이즈를 줄이기 위해 플린스와는 물리적으로 차단되어 있다. 2단계 낮은 고조파 아날로그 sine wave 컨트롤러로 제어되는 24V, AC 동기식 모터를 사용하여 튼튼한 고무 벨트로 플래터 가장자리를 구동하는 구조이다. 특이하게도, 이 기기는 33, 45 및 78rpm 세 가지 회전 속도를 모두 제공한다. 잎에서 언급했던 Jelco SA-750EB 톤암은 4~12g 사이의 포노 카트리지에 맞도록 무게를 조절할 수 있다. 턴테이블을 조립하기 위해서는 카트리지를 장착한 다음, 약 한 시간에 걸쳐 톤암을 적절히 조절하면서 제대로 작동하는지 주의해서 살펴보아야 한다. 가장 기본적인 장치만 있다는 것은 이 데크의 설계상 목적인 하이파이 지원에 유리하다는 의미이다.

ECP 2 포노 스테이지는 크기로 놀라울 정도로 장대한 장치로, 다소 지나치다는 느낌이 들 정도이다. 무빙 마그넷 및 무빙 코일 카트리지를 모두 사용할 수 있는 이 포노 스테이지는 RCA나 밸런스 XLR 입력부 중에서 선택 사용할 수 있는 다양성을 제공하며, 게인 값을 39.8~71.4dB (RCA를 통해서) 또는 45.8~76.4dB (XLR) 사이에서 조절할 수 있다. 카트리지 부하는 10~47kohm 사이에서, 그리고 정전 용량은 0에서 350pF까지 조절이 가능하다. 이는 순수 비닐 음반 애호가에는 기가 막힐 정도로 좋은 수치이지만, 기기 후면에 있는 수십 개의 조그마한 딥 스위치보다는 전면 패널에 몇 개 있는 실렉터를 선호하는 비열성적인 사용자의 경우에는 골치 아픈 기능으로, 제대로 설정하기 위해서는 사용 설명서를 어느 정도 자세히 공부해야 할 필요가 있다. ECP 2 포노 스테이지는 가격 대비 만듦새가 좋은 편으로, Electrocompaniet의 설명에 의하면, 최첨단 증폭 장치를 비롯해서, 최고급 패시브 회로용 부품을 엄선해서 사용했다고 한다.
음질
비닐 음반 소스 기기 분야에서 별로 유명하지 않은 회사가 시중에 새로운 기기를 출시하려고 결정할 경우에는 항상 어느 정도 우려가 앞서기는 하지만, Electrocompaniet는 동사 특유의 완벽함으로 이 문제를 해결했다. 음질 측면에서 볼 때, ECG 1은 수많은 종류의 턴테이블 중에서 최상급은 아니더라도, 상당히 좋은 소리를 내는 제품으로, 썩 괜찮은 물건임에 틀림없다. 나는 동일 가격대의 턴테이블 중에서 이 기기의 성능에 근접하는 소리를 내는 제품을 들어본 적이 없다. 이 제품은 강력하면서도 타고난 미적 특성을 가지고 있으며, 깔끔하고 트인 소리를 낸다고 설명하는 것이 가장 적합한 표현일 것이다. Michell의 GyroDec 같은 동일 가격대의 경쟁 제품에 비해 다소 덜 분석적이며 덜 ‘해석적’이어서, 들어볼수록 약간 더 따스하고 로맨틱한 느낌을 준다. 이 턴테이블은 느긋하고 즐거운 방식으로 음악을 재생하는데, 그러한 소리는 의심할 여지없이 Jelco 톤암의 영향으로 보인다.
나는 Audio-Technica AT-95E 무빙 마그넷에서부터 Lyra Delos 무빙 코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종류의 카트리지를 장착해보았지만, 결국에는 Audio-Technica AT-OC9 MC으로 결정했다. 이 중가격대의 카트리지는 Jelco와 궁합이 잘 맞아서 아주 순조로운 트래킹 성능을 보여주었다. 이 조합을 통하여 ECP 2 포노 스테이지에 전송하였더니, 동사 특유의 소리를 냄으로써 ‑ 여러분의 기대에 걸맞게 생생하고 매력적인 비닐 음반의 1차 접속 장치로서 – 맡은바 역할을 거뜬히 해냈다. 예를 들어, 제이드 위리어 (Jade Warrior)의 A Winter Tale은 이와 같은 다이내믹한 듀오에 딱 들어맞는 전형적인 프로그레시브 록의 곡 중의 하나임을 입증했다. 환상적인 클래식 기타와 천상의 플루트 반주 위에 펼쳐지는 시작부의 싱글 보컬 몇 개 악절에서는 부드럽고 공간감이 있는 연주를 보여주다가, 코러스 부분이 시작할 때는 보다 미묘한 음의 혼합을 보여줌으로써, 음반과 1차적으로 접촉하는 Electrocompaniet의 듀오는 모든 요소를 하나의 아름다운 소리로 처리하는 능력을 아낌없이 보여주었다. 나는 여러 층으로 이루어진 보컬과 강력하고 활기찬 전기 기타의 연주를 받쳐주는 다른 악기들의 소리를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이러한 소리는 디지털 매체를 통한 메마른 사운드에서나 종종 들어볼 수 있지만, 이 장비는 디지털 기기가 아니잖은가!
더 타이트하고, 더 하드하고, 더 반응이 빠르게

다소 공간감이 덜 하도록 프로그램 된 음반의 처리를 요청해도, 역시 제대로 재생한다. 그 다음에는 2000년에 출반된 크라프트베르크 (Kraftwerk)의 Expo 2000 앨범의 Kling Klang Mix를 플래터에 올려놓았다. 모든 곡이 더 타이트하고, 더 하드하며, 또한 템포가 빠른 느낌을 주는 음악으로 들려왔다. 다시 말해서, Audio Technica의 AT-OC9은 아름다울 정도로 선명한 고역과 중역대 디테일의 풍부한 감각을 잘 살려냄으로써, 이 콤보는 가장 들을만한 소리를 낸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다이내믹스가 다소 약화되는듯한 느낌도 있었으며, 일부 전자 타악기 연주에서 강세 (accent)의 마지막 10분의 1 정도는 함께 뭉그러지는 느낌이 있어서 OC9이 가진 능력에 비해 약간 부드러워진 소리를 내기도 했다. 이는 Jelco의 전형적인 특성으로, Jelco가 초고급 (엄청난 가격대의 완벽한) 톤암이 아니라는 사실을 여실히 드러내는 아주 드문 경우이기도 하다. 음악의 흐름은 크라프트베르크의 가장 댄시한 곡 중의 하나인 이 곡을 따라 질주하면서, 강력하고 입체적이면서도 추진력 있는 소리를 냈다.

또한 이 데크는 속도 안정성이 아주 훌륭하며, 조용하고 매끈하게 돌아가는 메인 베어링과 본질적으로 진동이 없는 구조 덕분에 듣는 즐거움이 배가되었다. 다프트 펑크 (Daft Punk)가 연주하는 Get Lucky 서주 부분의 피아노 코드에서는 강력한 사운드를 들려주면서도 하모닉스가 흘러 넘쳤으며, 첫 번째 코러스에 이르렀을 때에는 나도 모르게 따스하고 달콤한 선율을 탐닉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비록 이 곡의 가사가 상을 받지는 못했지만, 닐 로저스 (Nile Rodgers)의 뛰어난 음악적 기질은 충분한 효과를 발휘했다. Electrocompaniet의 톤암과 카트리지는 강력하고 안정된 사운드를 전달함으로써, 제 역할을 완벽하게 해냈을 뿐만 아니라, 저역음까지 엄밀할 정도로 정확하지는 않더라도 아주 미묘한 따스함이 있어서, 음악이 연주되는 동안 내내 충분히 즐기기에는 부족함이 없었다.
결론

Electrocompaniet의 ECG 1/ECP 2는 훌륭한 조합이다. 이 턴테이블은 신중하게 설계, 제작된 기기로, 비싸지는 않지만, 동 가격대의 톤암 중 최상의 제품이 이미 장착되어있으며, 가격에 비해 대단히 훌륭한 소리를 낸다. 이 턴테이블과 짝을 이루는 포노 스테이지는 그다지 화려한 제품이라고는 할 수 없겠지만, 역시 효율적인 연주 장비이다. 충분한 사양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고도로 미세한 조정이 가능하며, 강력하면서도 자연스럽고, 깔끔하며, 디테일한 소리를 낸다. 따라서 전반적으로 볼 때, 이미 위대한 비닐 음반의 부활을 즐기고 있거나 또는 새로이 동참하려는 애호가라면, 이 두 가지 제품을 신중히 고려해볼 것을 권장하는 바이다.
출처 : Hi-Fi Choice 2015년 11월호 (영국 하이파이 오디오 전문 잡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