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6 뮌헨 하이엔드 오디오 쇼에서 펜오디오의 창업자 중 한 명인 아르템씨를 만날 수 있었다. 그는 스피커 개발에 필요한 지식과 아이디어를 개발하는 사람이기도 하다. 그간 궁금했던 펜오디오의 스피커 설계 사상에 대해서 들을 수 있는 좋은 기회였는데 그가 설명하는 내용 하나, 하나가 설득력을 갖추고 있었고 확고한 이론을 배경에 두고 스피커 디자인이 완성 되었다는 느낌을 얻을 수 있었다.
다음은 펜오디오와 나눈 인터뷰 내용이다.
HiFi.CO.KR : 펜오디오는 외관에서부터 캐비닛 디자인의 독창성이 잘 느껴집니다. 무언가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외적 아름다움이 재생음의 품질까지도 끌어 올려줄 것 같은 이미지를 갖추고 있는데요. 단순한 캐비닛은 아닐 것으로 판단 됩니다. 여기에 대한 자세한 설명 부탁 드립니다.
PENAUDIO : 플라우드 디자인을 기초로 하고 있습니다. 플라이우드를 한 겹, 한 겹 본드로 붙여 적층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기본적으로 수 많은 메이커들이 단순히 MDF를 사용하는데 지나지 않습니다. MDF는 중저가형 하이파이 스피커를 제작하기 위해 적합합니다.
성형이 쉽고 제작 비용이 저렴하기 때문이죠. 하지만 레조넌스(진동 잡음)에 크게 노출 된다는 문제는 하이파이 스피커 제작자라면 누구나 다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최근 수 많은 회사들이 MDF를 떠나 다양한 소재를 사용하여 스피커 디자인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펜오디오는 가격 제한이 없는 하이엔드 스피커를 제작하는 곳은 아닙니다. 우리고 대중성을 지닌 하이파이 스피커 개발에 목표를 두고 있는 회사니깐요. 이 때 우리는 생각 했습니다. 한정된 제작 비용으로 MDF 보다 훌륭한 더 멋진 캐비닛을 제작할 방법이 없을까? 시간은 2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우리는 플라이우드를 MDF에 덧대어 사용하는 디자인을 고안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단순한 아이디어일 뿐 우리는 좀 더 구체적인 캐비닛 레조넌스 억제가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1.5mm의 플라이우드를 접착하여 적층을 시도했고 이걸 조각 내어 부착시킵니다.
그러니까 펜오디오의 스피커 디자인은 중앙부에 19mm에 MDF를 포진시키고 한쪽엔 플라이우드를 다른 한쪽엔 적층으로 이뤄진 플라이우드 패널이 부착되는 것입니다. 서로 전혀 다른 레조넌스 특징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캐비닛 내부에서 작용되는 넓은 대역의 레조넌스에도 보다 확실히 대응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HiFi.CO.KR : 스피커 캐비닛 디자인과 생산 능력이 대단합니다. 언제부터 이런 캐비닛을 제작해야 되겠다고 생각하신 건가요? 그리고 플라이우드를 사용하면서 다양한 환경의 나라에 수출하면서 문제가 된 적은 없나요?
PENAUDIO : 20년 전쯤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할 겁니다. 그리고 우리는 습도에 대해 많은 노하우를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의 본거지는 핀란드인데 사우나가 굉장히 유명합니다. 사우나는 엄청난 습도가 발생하지요. 지난 10년간 우리는 끝 없이 펜오디오의 캐비닛이 습도에 견딜 수 있는 디자인을 얻기 위한 노하우를 개발했습니다.
처음엔 한 달, 그 다음엔 두 달, 그 다음엔 그 이상의 시간 동안 엄청난 습도가 유지되는 사우나에 캐비닛을 넣어두고 어떤 현상이 생기는지 관찰했습니다. 결과는? 정말 완벽한 캐비닛이 된 것이지요. 또한 현재 생산되는 모든 스피커는 그 어느 때 보다 완벽한 내구성을 지닌 스피커로 완성되고 있습니다.

<펜오디오 스피커 캐비닛에 사용되는 멀티플 패널>
HiFi.CO.KR : 일반적인 캐비닛과 다른 방식으로 제작되기 때문에 숙련된 기술자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어느 정도 숙련 기간을 갖춘 기술자가 제작 가능한 수준인가요?
PENAUDIO : 개발은 20년간 이루어져 왔습니다. 디자인이 가장 중요한 기술이며 열쇠가 됩니다. 제작 과정은 그렇게 오래된 숙련 기술자를 요하진 않습니다만 전혀 새로운 개념의 제작 방식이 요구되기 때문에 다른 목공 분야에서 10년 이상 일한 기술자라도 최소 1년간 숙련 기간이 필요합니다. 보통은 펜오디오에 입사한 이후 1년 이상 숙련 기간을 거친 엔지니어들이 캐비닛 가공 작업을 맡게 된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HiFi.CO.KR : 최근 스피커 메이커는 자신들의 정체성을 확고히 다지는 작업 중입니다. 예를 들면 틸 & 파트너의 드라이버를 전문적으로 사용하는 스피커 메이커나 스캔스픽의 드라이버만을 고집하는 회사들이 있죠. 하지만 펜오디오 역시 이와 같습니다만 특이하게 시어스사의 드라이버를 고집합니다. 그 이유가 무엇인가요?
PENAUDIO : (웃음) 네, 그렇습니다. 개인적으로 수 많은 드라이버들을 테스트 해 보았습니다. 실질적으로 드라이버와 캐비닛은 컴비네이션을 이뤄야 합니다. 궁합이 무척 중요하지요. 결론부터 얘기하면 시어스의 드라이버와 우리 스피커의 디자인이 가장 잘 맞습니다. 우리는 가볍고도 경도가 높은 드라이버를 선호합니다.
이것은 시어스의 엑셀 드라이버가 갖춘 기본 특징 중 하나입니다. 또한 좀 더 깊은 낮은음을 실현하면서도 빠른 반응을 얻을 수 있는 그런 드라이버가 필요 했습니다. 펜오디오 스피커 디자인을 살펴보면 알겠지만 우리의 스피커의 배플은 무척 좁습니다. 그 이유는 음의 회절을 최대한 억제하기 위해서입니다.
이런 특화된 드라이버는 시어스가 최고라고 생각 했습니다. 최상급 모델로 올라서면 10인치 더블 우퍼가 채용된 우리의 탑 스피커 모델도 있습니다만 우리 스피커의 기본적인 정체성은 빠른 응답을 얻으면서도 자연스러운 음을 내는 스피커이기 때문에 시어스를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HiFi.CO.KR : 아무래도 위상 특성을 쉽게 맞춰가기 위해 트위터와 미드레인지, 우퍼까지 통합하는 이유도 있겠지요?
PENAUDIO : 당연한 이야기입니다. 시간차 지연과 위상 정합을 동시에 맞추기 위한 작업은 정말 어렵습니다. 크로스오버 회로를 통해서 이것이 보정할 수 있는데 이 작업은 무척 복잡해집니다. 왜냐면 오직 위상만 낮추는 작업만 생각하게 되면 음의 피크나 딥이 필연적으로 발생하게 됩니다. 하지만 시어스의 드라이버로 통합하게 되면 상호간에 밸런스를 이루지 못하는 문제가 최소화 됩니다.
HiFi.CO.KR : 아무래도 대량 구입에 이점도 있을 것 같습니다. 제 생각엔 전 세계 스피커 메이커 중 시어스의 드라이버를 가장 많이 구입하는 스피커 메이커가 펜오디오일 것이라 생각 되는데요.
PENAUDIO : (웃음) 맞습니다. 우리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시어스 드라이버를 소화합니다. 그래서 시어스와 펜오디오는 아주 각별한 사이입니다. 재미난 예를 하나 알려드리자면 새로운 드라이버를 개발하고자 할 때 우리와 의견을 교환합니다. 또한 우리 쪽에서 먼저 아이디어를 제안할 때도 있고요. 시어스 드라이버를 사용하면서 얻는 이런 이점들은 무척 많습니다. 펜오디오는 합리적인 가격의 스피커 제작을 가장 우선시 합니다.
우린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들이거든요. 많은 사람들에게 선택 받을 수 있는 그런 스피커를 만들기 위해서는 합리적인 가격표가 가장 중요합니다. 시어스는 세계적인 하이엔드 드라이버 메이커로써 우리가 원하는 품질을 만족시키면서 대량 구입을 통해 비교적 중저가 모델에도 시어스의 우수한 드라이버를 탑재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펜오디오의 아이덴티티가 그대로 묻어나는 사라S 스피커>
HiFi.CO.KR : 사실 쉽게 이해할 수 없었던 부분이 다른 스피커 메이커와 비교하면 가격 경쟁력이 무척 좋았습니다. 예측 가능했던 답변이지만 품질을 유지하고 가격을 낮추기 좋은 선택인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이제 크로스오버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요? 펜오디오가 추구하는 크로스오버 디자인은 무엇입니까?
PENAUDIO : 크로스오버 디자인은 무척 중요합니다. 크로스오버가 음에 미치는 영향은 무척 다양하기 때문입니다. 이것의 밸런스를 잡는 일은 무척 어렵습니다. 단순히 1차, 2차, 4차 슬로프의 커브만 가지고 논하는 일은 넌센스입니다. 우리의 스피커는 2차 슬로프 커브를 갖습니다. 첫 번째는 위상 특성 때문입니다.
위상은 시간차 지연보다 고음질 구현에 훨씬 중요한 부분입니다. 두 번째는 크로스오버 주파수 때문입니다. 인간의 귀는 1kHz에 가장 예민한 반응을 보입니다. 반대로 한 옥타브 위와 아래가 되는 2kHz나 500Hz도 무척 민감하죠. 대부분의 스피커의 트위터와 미드레인지의 크로스오버 포인트는 2kHz 입니다.
하지만 이런 설계는 음악적이지 않습니다. 많은 펜오디오의 스피커는 4.4kHz에서 이뤄집니다. 1차 오더 디자인이 단순하며 청감상 정보량이 비교적 좋다지만 4.4kHz에서 크로스오버가 이뤄질 경우 드라이버에 엄청난 부담을 주게 됩니다. 불필요한 피크나 딥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또한 낮은음 쪽은 200Hz에서 크로스오버가 일어나기 때문에 우리의 미드레인지 드라이버 하나가 다른 메이커의 스피커 보다 더 광대한 주파수 범위를 갖기 위해 필연적인 선택이었습니다. 결과는 어떤 디자인이나 득과 실이 있기 마련인데 우리의 크로스오버 디자인이 가장 완성도 높은 음을 들려준다고 확신했기에 추구된 디자인입니다.
HiFi.CO.KR : 세상에 수 많은 메이커가 내세우는 이론들이 있습니다. 펜오디오도 그런 확고한 이론을 갖춘 메이커로 보입니다. 왜냐면 절반 이상의 메이커들이 이런 특성들에 대해 이해하지 못하고 스피커를 디자인하고 있기 때문이죠. 그런 의미에서 믿음이 갑니다. 그렇다면 크로스오버에는 어떤 부품들을 사용하고 계신지요?
PENAUDIO : 상당수에 모델에 문도로프 제품과 젠센 제품들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HiFi.CO.KR : 정말인가요? 어떻게 펜오디오 스피커 가격대에 크로스오버 부품들을 문도로프제의 제품과 젠센의 제품을 사용할 수 있는 건가요? 그럼 문도로프의 콘덴서와 젠센의 코일들이 사용된다는 것인가요?
PENAUDIO : 네, 그렇습니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대량 구매 덕분입니다. 펜오디오의 스피커 출하량은 상당한 규모입니다. 부품에 수량을 늘리고 제조사를 통일하면 얻을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부품 가격이 상당한 편이지만 이것들을 고집하는 이유는 바로 음질 때문입니다.
HiFi.CO.KR : 대단합니다. 펜오디오를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인터뷰인 것 같습니다. 끝으로 펜오디오를 잘 모르는 오디오파일들에게 펜오디오 사운드란 무엇인가 간략하게 설명 부탁 드립니다.
PENAUDIO : 펜오디오는 깊지만 슬림한 스피커를 구현합니다. 한 마디로 압축하면 자연에 가까운 음을 구현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펜오디오 스피커가 무척 슬림 해 저음 구현에 애로사항이 있을 것 같다는 오해를 가집니다. 사실 자연스러운 음을 구현하기 위한 첫 번째 조건은 회절을 억제하는 것입니다. 펜오디오의 아이덴티티는 여기에 완벽하게 대응합니다. 또한 뒤쪽으로 깊이 터진 깊이 때문에 낮은 저음을 구현하기 위한 캐비닛 볼륨도 무리 없이 확보되어 있습니다.
단순히 생각을 해보면 8인치 싱글 우퍼 보다는 6.5인치 더블 미드우퍼가 더욱 빠른 반응을 얻어낼 수 있을 뿐더러 물리적으로 더욱 큰 저음을 낼 수 있는 진동판의 면적을 갖추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쉽게 펜오디오의 스피커는 큰저음을 효과적으로 낼 수 있으면서 가장 자연스러운 소리를 구현하는 스피커로 생각해 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