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목록보기
 (동화) 아기 코끼리 방귀 소동
 번호 : 29 | ID : yonadarn | 글쓴이 : 이태훈 | 조회 : 5636 | 추천 : 226 | 작성일 : 2006-05-23
아기 코끼리 방귀 소동


1
옛날에 아기 코끼리가 살았대요.
아기 코끼리는 방귀를 '뽀옹' 하고 잘 뀌었어요.
그래서 친구들이 '코끼리방귀'라고 불렀어요.

2
그런데 어느 날부터 코끼리방귀가 방귀를 끼면
이상하게도 '동그랑땡!'하는 소리가 나기 시작했어요.

코끼리방귀는
친구들하고 놀 때도 '동그랑땡'
밥을 먹을 때도 '동그랑땡'
공부를 할 때도 '동그랑땡'하고 방귀를 끼었어요.

3
아기 코끼리에게서 '동그랑땡' 방귀 소리가 계속 나자
친구들은 놀리며 따돌리기 시작했어요.

"코끼리방귀는 동그랑땡 방귀래요."
"누구누구는 이상한 방귀를 뀐대요."

코끼리방귀는 울면서 집으로 갔어요.

4.
"엄마. 친구들이 이상한 방귀 낀다고 놀려요. 으앙."
엄마 코끼리는 우는 코끼리방귀를 데리고 병원으로 갔어요.
코끼리방귀는 의사 선생님이 진찰하시는 동안에도
계속해서 '동그랑땡, 동그랑땡‘ 하고 방귀를 뀌었어요.

의사 선생님은 한참을 진찰하시더니 아기 코끼리에게 이렇게 물었어요.
"너는 동그랑땡만 먹는 모양이구나."
"아, 아니에요. 선생님. 저는 다른 음식도 잘 먹어요."
깜짝 놀란 아기 코끼리는 아니라고 손을 흔들었지만 얼굴이 붉어졌어요.

5
"선생님, 우리 아기가 동그랑땡을 좋아하긴 하지만요,
다른 반찬이랑 같이 잘 먹기로 약속을 했어요.
지금은 골고루 먹고 있답니다."

의사 선생님이 빙그레 웃으시며 아기 코끼리에게 물었어요.
"얘야, 솔직히 얘기해 보렴. 동그랑땡만 먹고 싶지?"
"예"
코끼리방귀는 살며시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어요.
"그래서 엄마 몰래 동그랑땡만 먹었지?"
코끼리방귀는 우물쭈물하며 대답을 하지 못 했어요.

6
"여기 사진으로 보면 뱃속에 무엇이 들어있는지 다 나온단다.
의사선생님이 청진기를 배에 대고는 컴퓨터 화면을 보며 얘기했어요.
"혼내지 않을 테니 어서 사실대로 말해보렴."
엄마 코끼리가 혼내지 않겠다고 옆에서 거들었어요.
코끼리방귀는 울먹울먹하다가는 끝내 울음을 터뜨렸어요.

7
"선생님, 엄마. 잘못 했어요.
너무너무 동그랑땡만 먹고 싶어서
엄마 몰래 냉장고에 있는 동그랑땡을 훔쳐 먹었어요.
이제는 안 그럴 게요."

엄마 코끼리는 깜짝 놀라는 눈치였어요.
그렇지만 아기 코끼리를 혼내지는 않았어요.

"선생님. 그러면 어떻게 방귀 소리를 다시 바꿀 수 있지요?
방귀 소리를 '뽀옹' 하고 이쁘게 나올 수 있도록 고쳐 주세요."
엄마 코끼리는 아기 코끼리의 이쁜 방귀 소리가 듣고 싶어졌나봐요.

8
의사 선생님이 웃으며 얘길 했어요.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돼요.
앞으로 반찬을 먹을 때 동그랑땡만 먹지 말고
이것저것 골고루 먹도록 하세요.
그러면 다시 '뽀옹'하고 이쁜 방귀가 나올 거예요."

"정말인가요?"
코끼리방귀는 너무 기뻤어요.
엄마 코끼리도 너무너무 기뻐했어요.

9
병원에 갔다 온 지 일주일 쯤 지나자
코끼리방귀의 방귀 소리가 바뀌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뽀옹'하고 바뀐 것이 아니라 '동그랑 뽕'하고 바뀌었어요.

"하하하. 이제는 동그랑 뽕이다.
다음에는 '동그랑 뿡'하고 나는 거 아냐?
'동그랑 빵' 하고 날지도 몰라. 하하하."
친구들은 더욱 놀려대기 시작했어요.

10
코끼리방귀는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고 친구들 곁을 지나갔어요.
그렇게 좋아하는 동그랑땡도 꾹 참고 먹지 않았어요.

'조금만 더 지나면 내 방귀는 다시 제대로 돌아올 거야. 두고 보라구.'
코끼리방귀는 주먹을 불끈 쥐고 울음을 참았어요.

11
병원에 갔다 온 지 스무밤을 꼬박 지낸 다음날이었어요.
코끼리방귀의 방귀가 드디어 바뀌었어요.

바로 '뽀옹~'하는 소리로 말이죠.
아기 코끼리와 엄마 코끼리는 너무 기뻐했어요.

12
"네가 약속을 지키고 몰래 동그랑땡만 먹지 않았구나.
너무 고맙다. 엄마는 약속을 지킨 네가 자랑스러워요."

"엄마. 이제는 더 엄마 말을 잘 들을 게요.
그 동안 엄마 말을 듣지 않고 동그랑땡만 먹어서 죄송해요."

코끼리방귀는 엄마를 꼬옥 안았어요.
엄마를 껴안고 있는 동안에도
코끼리방귀는 계속해서 방귀를 뀌고 있었어요.

'뽀옹~ 뽀뽀옹~ 뽀로로뽀옹~'

13
아기 코끼리가 반찬을 이것저것 먹을수록 방귀 소리는 더욱 이뻐졌어요.
코끼리 방귀의 방귀 소리가 아름답게 변했다는 사실은 어느새 친구들 사이에 퍼졌어요.

친구들은 고민에 빠졌어요.
그동안 따돌린 게 미안해서 코끼리방귀에게 가까이 다가가질 못하고 있었거든요.

14
"친구들아. 나는 너희들을 미워하지 않아.
예전처럼 다시 친구가 되자."
코끼리방귀는 먼저 친구들에게 다가가 손을 내밀었어요.

"코끼리방귀야. 그동안 괴롭혀서 미안해."
"아니, 괜찮아. 앞으로 친하게 지내자."

코끼리방귀는 방귀처럼 시원하게 대답했어요.
그제서야 친구들의 얼굴도 환하게 밝아졌어요.

15
이제 코끼리방귀 옆에는 친구들이 끊이질 않고 있어요.
"코끼리방귀야. 어떻게 하면 '뽀뽀 뽀로로롱'하는 방귀 소리를 낼 수 있지?"
"응, 시금치와 멸치, 그리고 미역을 많이 먹으면 그런 방귀소리가 날 거야."

코끼리방귀의 아름다운 방귀소리에
모두 코끼리방귀의 방귀 뀌는 법을 배우려고
아침부터 줄을 서서 기다린대요.

16
코끼리방귀가 사는 동네에서는 이제
똑같은 방귀소리는 들리지 않아요.

"뽀로 뽀로로 뽀로로롱"
이 방귀소리는 저기 고슴도치가
깻잎과 두부 그리고 콩나물을 아침에 먹고 뀌는 방귀소리예요.

"뽀오오롱 삐리리뽕"
이 소리는 앞 산의 산토끼가
잘게 썬 당근과 오이 그리고 가지나물을 먹고 뀌는 방귀소리지요.

누가 이렇게 잘 맞추냐고요?
바로 '방귀 박사'가 되어버린 '코끼리방귀'지 누구겠어요?

---------------------------------------------------

이제 초등학생이 되었지만 꼬맹이가 제일 좋아하는 동화입니다.
어제도 이 동화 얘길 꺼내더군요.
왜 빨리 책 안 나오냐고요.
출판사에서 그림까지 다 그려놓은 지가 벌써 몇 년이 흘렀습니다만
경제사정 때문에 계속 출판을 못하고 있네요. ㅠ.ㅠ

목록보기    추천하기

장덕수

  태훈님께서 쓰신 동화인가봅니다.좋은데요....아이들 채소잘안먹는아이들, 편식이심한 아이들에게 들려주면 좋겠습니다. 방귀얘기라서 재미있어 할것 같구요. 책이나오면 저도한권 부탁드립니다^^

김창재

  재미 있는 내용입니다...^_^..편식하는 아이들에게 정말 좋겠네요..

홍성윤

  야~~~ 훌륭한데요. 우리애기가 좋아할 것 같은 필이 빡빡 옵니다. *_*

이상하

  방귀 는 왜있는지설명해주세요

  일본경찰 vs 다스베이더 입니다 ^^ (2)
  +_+ 오싹오싹 귀신 영상 입니다~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