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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린이날을 맞으면서
 번호 : 11 | ID : yonadarn | 글쓴이 : 이태훈 | 조회 : 4931 | 추천 : 308 | 작성일 : 2006-05-04

성인이 되었지만 저 역시도 우울한 어린이날을 보냈던 기억이 있습니다.
늘 가난했던 우리 가족은
어린이날 아픈 어머니는 홀로 누워계시고
아버지와 세 어린이만 부산 금강공원엘 갔습니다.

거기서 우리는 솔방울을 던지며 놀았습니다.
아무 것도 사 먹지 않고 그냥 집에 돌아왔습니다.

손에 선물받은 장난감을 들고 있던 아이들.
입에 솜사탕을 물고 있는 아이들.
오며가며 야구공으로 선물맞추기를 하던 아이들.
길거리에서 파전을 먹던 아이들.

그 아이들을 모두 지나치며,
맛있는 거 사달라는 말 한 마디 꺼내보지 못하고
이렇게 나와 논 것으로도 만족하며
그렇게 보냈던 어린이 날이 떠오릅니다.

아이들에게 어린이 선물로
책을 와장창 안겨줬습니다.
인터넷으로 할인되는 책 9권씩 안겨주었지만
그 가격은 인형놀이 세트 정도 수준입니다.

그리고 어린이날에는
어디어디 가야하고, 끌려다닌다는 부담감에서 벗어나
같이 어린이가 되기로 했습니다.

어른됨을 잊어버리고 그저 신나게 같이 노는 또래로 하루를 보내려고 합니다.
여러분도 어떠신가요.
그냥 하루 자녀들과 함께 아이가 되어보는 것은요.
우리 마음 속엔 모두 어린이가 함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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