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그저께는 포레의 '레퀴엠'을 들었습니다.

어제는 베토벤의 '교향곡 5번'을 들었습니다.

수십번 아니 수백번도 더 들었을 음악이었지만, 항상 새롭게 들립니다.

아직 인생이란 단어의 뜻도 모르지만, 가끔식 제 자리를 돌아봅니다.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무엇이고, 해야 하는 일은 무엇이고, 하고 있는 일은 무엇인지?

정답도 없고, 정해진 것도 없지만...

희망도 생기고, 낙담도 하게 되고...



옛날 이야기 하나...

잘다니던(?) 대학원 때려치고, 돈도 안되는 공부하겠다고

처음으로 부모님의 심려끼쳐드린 적이 있습니다.

군대도 면제인 전, 처음으로 부모님과 떨어져 살았습니다.

돌이켜 보면 그때가 정말 가장 열심히 공부한 시절이네요...
(물론 할것이 정말 공부밖에는 없었지만...)

학교, 도서관, 고시원, 식당...

그땐 제가 정말 원하는 공부하던 시절이라 불만도 없었고, 행복했던 시절이네요..

하지만 가장 힘들때는...

아침시간...

아침에 학교 구내식당에서 아침 밥을 먹을때...

밥만 보면 왜 이리 눈물이 나는지..

이 못난 아들놈은 지가 하고 싶은 거 한다고, 밥 잘먹고 지내는데

멀리 부모님 두분은 아들내미 뒷바라지 하시느냐고 아침식사는 하시는지...

머리털 나고 처음으로 부모님 걱정도 하게 되고, 부모님 사랑도 알게 되고...

아침밥을 먹을때마다 왜 이리 눈물이 나는지..

혹시 다른 사람들이 볼까봐..

혼자 '흑흑'거리면서, 겨우 겨우 밥을 넘기고...


하지만, 시간이 흘러 지금은 나 자신만 생각하고, 부모님 생각은 안 하고 지냅니다.

이 불효자식...

전화 한통화 하는게 뭐 그리 힘들다고...

5분이면 부모님 댁에 가는데, 그 길이 왜 이리 먼지....

묻는 말에는 항상 퉁명스럽게 말하고...


저 같은 볼효자식이 또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