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파인에이브이를 방문 했을 때 손님 한분이 전재성 대리와 상담하는 내용을 본의 아니게 엿듣게 되었다.

지금 쓰고 있는 시스템에 만족은 하고 있지만 아쉽게 생각하는 부분을 100만원을 넘기지 않고 해결하는 방법에 대해 논의를 하고 있었다. 내용인즉 스피커와 앰프의 음색은 예쁘고 마음에 들지만 고역의 직진성이 떨어진다는 내용 이었다. 소리가 뻗어주질 못한다는 얘긴가 보다. 그날 장시간의 대화를 나누고 손님은 결국 아날리시스 스피커 케이블(100만 원 가량)을 구매 하신 것 같다.

다음날 파인에이브이의 전 대리님께 확인 해보니 만족스런 결과가 나왔나 보다. 참 다행이다 싶었다.

예전에 나 또한 같은 내용으로 고민을 한 적이 있었다. 지인에게 자문을 구하고 수십 차례의 실험도 해보고 하면서 오디오에 대해 느끼고 깨닫고 했던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이 이와 같은 고민을 한번쯤 했으리라 생각한다.

나는 케이블이 참 많다. 동선, 은선, 도금한선, 단선, 굵은선, 가는선, 비싼선, 싼선, 디지털, 아날로그, 전원선, 인터커넥터, 발란스, 언발란스 등등....

대부분의 사람들이 앰프를 교환하고 스피커를 업그레이드 하면서 소리의 질적 향상을 원한다. 하지만 오디오라는 게 그리 만만한 상대인가?

가격이 비싸다고 해서 좋은 소리, 만족할 만한 소리가 나온다면 돈 많이 쓰는 사람이 가장 훌륭한 소리를 듣는 게 아닌가?

개인적으로 좋은 소리란 만들어 지는 거라 생각한다. 수백만 가지의 소리 중 내 소리를 찾으려면 최소한 수 십번의 실험을 거쳐야 한다고 생각한다. 프리앰프와 파워앰프간의 커넥터 플레이어와 프리앰프간의 커넥터, 스피커 케이블 등등...

케이블의 종류가 늘어날수록 그만큼 변화하는 소리의 경우의 수가 많아 진다는걸 알면서 사람들은 보유하고 있는 선재 중에 가격이 비싼 것만을 쓰곤 한다.

난 호기심이 많아 궁금한 것도 많다. 한번은 TV 안테나 선을 스피커에 연결해 본적이 있었는데 +단자에 단선을 연결하고 -단자에 실드선(가는 여러 가닥의 선)을 연결 했을 때와 반대로 연결 했을 때의 차이가 많이 났다.

+단자에 단선을 연결 했을 때 중고역의 뻗침이 좋아졌고 적나라한 느낌을 받았고+단자에 실드선을 연결 했을 때는 화사한 느낌을 받았다. 어떤 경우가 더 좋은지는 솔직히 표현할 자신이 없다.
소리란 게 참 묘하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사람의 감정이란 게 묘하다.

어떤 곡은 전자의 경우에 감동 하고 어떤 곡은 후자의 경우에 감동한다.

가끔 집사람과 오디오 얘기를 할 때가 있다. 내가 질문을 하면 늘 모르겠다고 한다. 안테나선 연결 했을 때도 어떤 경우가 더 좋은지 물어 봤다. 둘 다 좋단다. 하지만 소리가 틀려 졌다는 건 확실히 느낀다고 한다.

나에겐 좋아 하는 소리가 있다. 이십년이 넘도록 오디오 일을 하다 보니 어느 날인가 부터 내 소리가 생겨 있질 않은가?

하지만 집사람은 좋아하는 소리가 없다. 이 소리도 좋고 저 소리도 좋고.....

소리엔 관심도 없다.

다만 음악을 즐길 뿐이다.

오디오를 활용 하는 면에서는 집사람이 한수 위다.

오디오라는 게 음악을 듣기 위한 도구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