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처럼 하얗게 파인이 바뀌었네요. 눈이 시리도록 그렇게 보이지 않는 선율을 좇는 그 느낌처럼 귀에 익숙한 첼로의 흐름처럼
파인 자유게시판에 문의글만 잔뜩 올라와 있어서 사랑방으로 만들어 보자고 발의를 하고 한참 글을 올리던 때가 생각나네요.
인관 선배님과 말러를 지나 브루크너까지 달음질하던 열정도 생각나구요. 얼마전 지난 해 그만 둔 사무실에 들렀더니 미처 챙겨 나오지 못한 음반이 100여장 숨어 있었습니다.
내게 너무 소중할 것 같아서 걍 버리려다가 꼭꼭 모아두었다지요. 하이든의 음반도 찾아내고, 암튼 요즘은 그 음반들 들으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사는 게 버겁고 무거울지라도 결코 포기해서는 안 될 법 오늘도 치유의 음악과 함께 하루를 갈무리합니다.
중2인 큰 딸 아이는 결국 바이올린을 전공하기로 했답니다. 레슨 선생님 말씀이 바이올린을 바꾸기 어려우면 활이라도 바꿔보라고 하시는데 활값이 세상에 350만원이나 하더군요. 예능계 전공하려면 수능도 극상위권에 들어야 하더군요.
엄마 아빠가 각각 바이올린 활을 사기 위한 적금을 붓기로 결정했다지요. 막내 초딩 4학년 딸아이는 언니의 그 당시보다 훨씬 실력이 좋다며 선생님 칭찬이 자자한데 이 녀석도 전공한다고 할까봐 걱정이 앞을 가립니다....^^
저희는 능력이 없지만 하나님께서 그 길을 인도하시리라 믿고 그저 따라가기만 합니다. 저는 공부하는 게 있어서 정신이 없네요. 업무도 업무지만, 논문 작업에다, 이것저것 일이 많아 그저 시간에 끌려 다니고 있습니다.
사랑방 글 훔쳐 보며, 저도 오늘은 흔적을 남겨봅니다. 모든 분들, 행복하고 즐거운 가정의 달 되시길 기원합니다.
송인관
태훈님, 반갑습니다. 가끔씩 사용하는 ^옆지기^ ^봄부신 날^ 등등 태훈님께서 만드신 시적 단어를 쓸 때마다 태훈님이 생각나고 어떻게 지내시는지 궁금했습니다. 오늘 올려주신 글을 보니 너무 반갑습니다. 큰 따님이 벌써 중학교 2학년이군요. 그리고 태훈님도 연구에 바쁘시군요. 행복하고 즐거운 연휴가 되길 바랍니다. 참, 아버님은 어떠하신가요?
이태훈
선배님의 바람같은 첫 댓글이 늦은 봄의 앙탈을 시원하게 불어냅니다. 올봄 뒤늦게 공부 하는 대학생들 앞에서 제 스스로 봄부신날을 낭송하였더랬습니다. 보라빛 꽃들은 봄을 아프게 합니다. 아버지는 하늘나라에서 부족한 아들을 보고 계십니다. 하늘을 보면 가끔 떠오르죠. 별들은 눈물처럼 아롱거립니다. 오늘은 생선들이 어판장에서 바닥을 치는 모습을 시로 담은 모 시인의 시를 감상하였습니다. 바닥을 칠 때에야 비로소 더 깊은 바닥을 깨닫게 되는, 전혀 낯선 세상 속에서도 결코 눈을 감을 수 없는 그 생선들은 바로 우리들입니다. 가브리엘 포레의 첼로곡이 오늘은 가슴을 울리지 않네요. 다른 음악으로 바꾸어야 겠습니다. 인관님. 고독한 시간속에서 언젠가 꼭 만나뵙고 싶네요. 그리운 이름입니다.
전경훈
오랜만에 뵙습니다. 옆지기라는 단어는 이태훈님께서 만드셨나봐요.. 이태훈님 글은 문장하나하나가 정말 시 같아서 좋습니다 반갑습니다
백승호
선배님! 오랜간만에 뵙네요...
너무도 많은 일들과 뭐라고 말씀드리기 어려운 내용들이라 많은 생각들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갑니다.
더운 날씨에 건강조심하시고, 좋은 음악 많이 많이 감상하시고, 좋은 글도 많이 많이 남겨주세요.
송인관
태훈님의 아버님도 하늘 나라에 계시는군요. 자신을 낳아 주신 분이 세상을 떠나신 다는 것을 받아들여야만 하는 순리이지만 참으로 고통스럽고 허전합니다. 병원 침대에서 정신 없이 숨만 쉬고 고생스럽게 계시더라도 우리 곁에 있을 때가 허전하지 않더군요. 한가닥 거미줄 같은 숨결이 끊어지고 몇 년의 시간이 지나더라도 옆에 계신다는 환상을 떨쳐버릴 수가 없어요. 그러다가 그 환상에서 벗어나면 정말 슬프죠. 태훈님, 힘내시고 용기 잃지 마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