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엔드 포터블 뮤직 플레이어로 변신 중인 스마트폰

드디어 스마트폰이 하이엔드 오디오 영역을 넘보기 시작했다.

최근 오디오 업계는 HD 오디오라 부르는 초고음질 재생 기능을 통해 차별화된 오디오 경험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국내에서는 아이리버가 아스텔앤컨이라는 고음질 포터블 플레이어(AK100/AK120)를 선보이며 초고음질 오디오 시장을 형성하기 시작했고, 음원 서비스 업체들도 고음질 음원의 판매를 개사하며 지원사격에 나섰다.

하지만 LG전자의 G2가 96kHz/24bit~192kHz24bit 고음질 음원이 재생 가능해지면서 관련 업계는 스마트폰의 ‘고음질 재생’이 드디어 시작됐다고 예측했고, IFA 2013에 공개된 제품들이 예측을 확신으로 바꿔놓았다.

소니는 신형 워크맨에 HD 오디오 재생기능 탑재
차기 스마트폰에 탑재될 가능성 높아

소니는 192kHz/24bit 고음질 재생이 가능한 워크맨 F886을 IFA에 최초 공개했다. 함께 공개한 소니의 플래그십 스마트폰, 엑스페리아 Z1에는 고음질 재생 기능이 누락됐다. 아마도 일반 CD보다 용량이 6배가량 큰 고음질 음원의 크기에 맞지 않아서 제외시킨 것으로 예상된다.

소니는 하이엔드 오디오 부문에도 다양한 제품을 출시하고 있는 만큼, F886에 최신 S-마스터 HX 디지털 앰프를 탑재시켰다. HX 디지털 앰프는 재생 주파수 전 대역에 걸쳐 노이즈와 왜곡을 효과적으로 감소시켜 준다. 그리고 DSEE(Digital Sound Enhancement Engine) HX 기술은 손상된 고음역대를 복원해 한층 자연스러운 음을 재생하게 도와준다. 여기에 NFC 기능을 갖춰 NFC를 지원하는 헤드폰에서 편리하게 음악을 감상할 수 있다.

지금은 소니에서 스마트폰에 고음질 재생 기능을 탑재하지 않았지만 LG전자와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이 지속적으로 고음질 재생 기능을 탑재한다면 소니 역시 고음질 재생 기능을 넣을 가능성이 있다. 무엇보다 소니는 MP3 플레이어 시장에서 우수한 음질로 오랜 기간 동안 큰 인기를 누려왔다. 이번에 발표한 F886의 고음질 파일 재생 기능과 오디오 관련 기술들이 스마트폰에 접목된다면 갤럭시 노트 3와 G2뿐만 아니라 아이리버의 고음질 재생 플레이어 아스텔앤컨마저 위협할 가능성이 높다.

LG전자 관계자도 “트렌드가 고음질을 추구하는 쪽으로 흐르고 있고, 애써 만든 기술을 굳이 사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며 “’G’ 시리즈와 ‘Vu’ 시리즈 같은 프리미엄 제품군에는 192kHz/24bit 음원 재생 기능이 들어갈 것”이라고 말해 차기작에서도 고음질 기능은 주요 특징으로 더해질 가능성을 높였다.

팬택, 경쟁사 모델들의 HD 오디오 재생기술 주시

김문구 팬택 홍보차장은 “경쟁사에서 탑재한 기술들에 대해서는 팬택에서도 꾸준히 스터디하고 있다”며 “당장 차기작에 고음질 재생 기능이 들어간다, 들어가지 않는다 말 할 단계는 아니지만 시장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해 고음질 음원 재생 기능의 탑재 가능성을 열어두었다.

HD 오디오는 일반 CD보다 6배, MP3 파일보다 최대 약 100배가량 용량이 크다. 스마트폰에 다수의 곡을 담아 재생하기에는 부담스러운 크기다. 게다가 스마트폰은 통신, 디스플레이 관련 프로그램들과 부품이 다수 사용되기에 전용 오디오 플레이어보다 노이즈의 유입량이 필연적으로 많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음원의 퀄리티가 192kHz/24bit로 압도적으로 좋아지게 되면 스마트폰과 이어폰을 통해 감상할 때에도 음질의 상승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김은동 골든이어스 대표는 “CD 음질 수준인 44.1kHz/16bit만 돼도 음악을 듣는 대부분의 환경에서 사람들이 들을 수 있는 가청 임계치를 충분히 커버한다. 하지만 사람들이 듣는 ‘레코딩’ 된 음원은 최종 결과물에서 다이내믹레인지가 크게 줄어들게 되고 최종 결과물이 가청 임계치 이하로 떨어지고 만다. 반면 192kHz/24bit 음원 같은 고음질 음원을 재생한다면 그러한 손실 부분이 줄어들어 음질이 향상됨을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