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임 앰프의 뮤트 기능을 마비시키는 범인

저한테만 일어난 매우 한정되고 특별한 오류라서 다른 분들에게 해당 될 것 같지 않지만 알아두시면 유익한 정보가 될 것 같아서 실험한 내용을 올립니다.

네임 파워 NAP200의 파워 스위치를 켜면 NAC202 프린 앰프의 전원도 동시에 켜지면서 30초 동안 뮤트 기능이 작동하여 30초가 지나야 앰프가 정상 가동됩니다. 그러나 이 뮤트 버튼의 불이 꺼지지 아니해서 꺼질 때까지 몇 시간을 기다려도 꺼지지 않는 경우가 가끔씩 발생했습니다. 그 때마다 등에서 식은 땀이 났죠.

오늘은 각오를 하고 파인에이브이에 전화를 드려서 네임 앰프 수리센터 전화번호를 얻었습니다. 그러나 수리센터의 관계자는 출장 중이신지 전화를 받지 않는군요. 이런 일이 생기면 예민하게 반응하고 직접 해결하려는 의지가 강한 성격이라서 전화기를 내려놓고 깊은 생각에 빠지기 시작했습니다.

전에도 이런 일이 약 10번 정도 있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요, 주로 밤에 이런 일이 있었던 것 같군요. 이 기억이 가능했던 것은 아침에 앰프 고장 신고 전화를 걸기 전에 앰프를 한 번 더 확인하는 차원에서 파워 스위치를 켜면 정상 작동이 되어 그 때마다 AS를 포기했던 기억이 나는군요.

그러면 왜 밤에 이런 일이 일어나며 낮에는 정상 작동하는 이유가 뭘까 고민해 봤습니다. 밤이 낮과 다른 점은 실내 조명등을 켠다는 것 외에 달리 생각할 환경은 없었습니다. 그래서 오전 10시경인 지금, 제 방안의 조명등을 모두 켠채 파워앰프 스위치를 켰죠. 아니나 다를까요. 프리앰프의 뮤트버튼 LED가 꺼지지 않고 켜져 있는 상태가 1시간이 넘도록 지속되는 겁니다. 더 기다릴 수 없어서 앰프의 전원을 끄고, 이번에는 방안의 조명등을 모두 끄고 앰프를 켰습니다. 그랬더니 네임 카다로그 매뉴얼대로 정확히 30초 후에 뮤트 버튼 불빛이 꺼지면서 앰프는 정상 작동하였습니다.

제 추측이 맞아 간다는 느낌이 들더군요. 제 방의 조명등 중에서 어느 등이 문제를 일으키고 있고 이 조명등을 찾아야겠죠. 그래서 조명등을 하나씩 꺼가면서 앰프 스위치를 넣어 본 결과, 앰프 바로 앞 방바닥에 놓여 있는 자그마한 전기 스텐드(아래 사진 참조)가 뮤트 기능을 방해한다는 것을 알아냈습니다. 이 조명등은 등을 켜고 끄는 스위치가 없이 스탠드를 만지면 켜지고 또 만지면 꺼집니다. 전구는 오슬람(13W)이고요.

아래 사진에서 보시 듯이 스탠드에 불이 켜져 있으면 파워앰프 스위치를 켜도 뮤트와 시디 버튼 LED에 불이 켜지지 않거나, 뮤트와 시디 버튼에 불이 들어온 후에 뮤트 버튼 불이 꺼지지 아니해서 앰프를 작동시킬 수 없습니다. 전자 후자 모두 비정상입니다.

그렇지만 스탠드 등을 켜지 않으면 사진에서 보듯이 뮤트 버튼과 시디버튼에 불이 들어 온 후, 정확히 30초 후에 뮤트 버튼 불빛만 소멸되면서 앰프는 정상 작동하게 됩니다.

그러면 뮤트 기능이 있는 네임오디오를 사용할 때는 밤에도 조명등을 끄고 촛불이라도 사용해야하는가 하는 질문을 떠오르게 하죠. 그러나 그런 걱정은 안하셔도 됩니다. 조명등이 앰프에서 3m 정도 떨어져 있으면 앰프는 위와 같은 오류를 일으키지 않더군요.

참으로 마음고생을 여러 차례 오래 동안 했네요. 그러면 네임 앰프는 왜 이런 오류를 발생시킬까요. 그 원인은 이렇습니다. 네임은 리모콘 조작으로 앰프에 내장된 소프트웨어에 의해서 앰프의 다양한 기능을 이용하도록 설계 제작되었습니다. 이 소프트웨어는 컴퓨터처럼 키보드에 의해서 제어되고 이용되는 것이 아니라 리모콘 조작에 의하여 일어나는 전자파들의 조합을 가지고 앰프 기능을 세팅합니다. 즉 앰프가 전파의 지시를 받다보니 리모콘이 아닌 다른 전기기구에서 발생하는 전자파에 방해를 받게 된 것입니다.

컴퓨터 첨단 시스템을 도입한 것은 혁신이라고 할 수 있으나, 사용자로 하여금 편안한 디자인은 아니고요 앞으로 어떤 버그가 나타날지 걱정스럽습니다. 몇 년 쓰다가 내버리는 티비같은 가전기기도 아니고, 평생 곁에 두고 추억을 쌓아가며 정을 들이는 물건인데요 무척 불안하군요. 여러 분이 잘 아시는 미국 스텔스 전투기 에프 35도 첨단 컴퓨터 시스템을 도입하는 과정에서 소프트웨어에서 수많은 버그가 발생하고 이를 하나씩 교정하고 교정할 때마다 시험 비행하고 하여, 정식 제품 출고가 10년 가까이 지연되고 있어서 엄청난 개발비가 들어가고 있습니다. 네임 앰프의 버그도 제가 확인한 이 정도 선에서 끝났으면 좋겠네요.

세 줄 결론 : 뮤트 기능이 있는 네임 오디오를 사용하실 때에는 전자파가 발생할 수 있는 전기기기를 앰프로부터 3m 이상 멀리 두거나 또는 네임 이외의 소스기기 리모컨의 사용도 신중히 고려한다.

2013년 8월 1일 송인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