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캐나다에서 가장 각광받는 소프라노 중 한명인 마리-호세 로드가 아트마를 통해 드디어 첫 솔로 앨범을 발표했다. 자신이 즐겨 연주하고 널리 알려진 오페라 아리아들을 담아 친근하게 다가가고자 했던 그녀는 거슈윈의 <써머타임>과 처음 음반에 담기는 시몽 르클렉의 오케스트라 버전, 베르제르의 <세상은 차가운 돌과 같아>로 화려한 장을 열었다. 부드럽고 강한 음성으로 마지막의 크레센도가 압권인, 풍성하고 빛나는 음성의 <들어보세요, 왕자님>과 확신과 섬세한 레가토로 그녀만의 스타일을 담아낸 <내 이름은 미미>, 풍부한 표현력의 <어머니도 아시다시피> 등 무엇 하나 놓칠 수 없는 최고의 아리아들을 만날 수 있다.
흑인 소프라노답게 첫 곡은 거슈윈의 ‘포기와 베스’ 중 섬머타임을 흑인 특유의 진한 음성으로 멋지게 뿜어내면서 앨범을 시작한다. 캐나다 소프라노 마리 조세-로드의 아리아집은 고금의 쟁쟁한 흑인 소프라노들에게서 들을 수 있었던 진한 표정이 깃든 풍성한 성량을 들려준다는 점에서 크게 다르지 않으며 기대했던 모습 그대로이다. 과거의 제시 노먼이나 최근의 브뤼거고스먼과 비슷한 음성이지만 중저음이 지나치게 풀어지지 않으면서 말그대로 자연스럽게 뿜어져 나오는 발성의 매력과 표정이 과도하게 어두워지지 않게 제어하는 모습 등 자신만의 개성도 분명하게 보여준다. 고역이 시원스럽게 탁트인 울림은 아니고 다소 끈끈하게 들리는 것이 살짝 아쉽지만 그러한 점은 취향에 따라 호불호의 대상일 것이다.
첫 시작인 섬머타임은 풍성한 관현악 편곡반주도 일품이고 초점이 잘 맞은 가수의 유려한 발성의 매력을 한껏 맛보게 해준다. 전체적으로 대단히 건강한 아름다움이 묻어나는 발성이면서도 중역의 미묘한 표정을 잘 살리면서 푸치니의 경우 투란도트의 류나 라 보엠의 미미도 잘 소화해내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두 배역의 경우 다소 무겁게 들리는 것이 사실이지만 성악적인 면에서는 충분히 호소력이 있는 가창인 점은 인정한다. 파우스트 중 보석의 노래 같은 화려함도 좋지만 아무래도 경쾌한 콜로라투라는 역시나 비제의 카르멘 중 ‘하바네라의 나른한 관능’ 쪽이나 조르다노의 안드레아 쉐니에 중 ‘라 맘마 모르타’ 같은 격정적인 장면이 훨씬 잘 어울리는 음성이다. 오케스트라의 풍성한 반주도 좋고 녹음도 좋은데 마지막 곡은 비제의 카르멘 전주곡으로 끝맺고 있다. 관현악곡 보너스로 생각되는데 상쾌한 연주이긴 하지만 평범한 연주인데다가 트랙 마지막에 배치된 점은 살짝 의아하게 느껴진다.
- 월간 La Musica - 이동관
[ 수록곡 ]
1. Summertime (From Porgy And Bess) (Gershwin)
2. Le Monde Est Stone (From Starmania) (Berger)
3. Signore, Ascolta! (From Turandot) (Puccini)
4. Ecco: Respiro Appena. Io Son L'Umile Ancella (From Adriana Lecouvreur) (Cilea)
5. Adriana Lecouvreur: Prelude To Act Three
6. Ebben? Ne Andro Lontana (From La Wally) (Catalani)
7. La Mamma Morta (From Andrea Chenier) (Giordano)
8. My Man'S Gone Now (Gershwin)
9. Qual Fiamma Avea Nel Guardo!.... Hui! Stridono Lassu (From I Pagliacci) (Leoncavallo)
10. Voi Lo Sapete O Mamma (From Cavalleria Rusticana) (Mascagni)
11. Si, Mi Chiamano Mimi (From La Boheme) (Puccini)
12. Ah! Je Ris De Me Voir (From Faust) (Gounod)
13. L'Amour Est Un Oiseau Rebelle 'Habanera' (From Carmen) (Bizet)
14. Prelude (From Carmen) (Biz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