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톡 최고의 인기 현악 오케스트라 작품을 한자리에 모아 놓았다. 비올롱 두 로이의 민첩하고 정교한 앙상블은 바르톡의 긴박한 리듬감을 너무도 훌륭하게 표현하고 있다. <디베르티멘토>에서는 묵직한 악센트로 압도하고, <현과 타악기와 첼레스타를 위한 음악>에서는 매력적인 탄력으로 강한 흡인력을 발휘한다. 특히 이들의 피치카토는 듣는 이를 끌어당기는 마력이 있다. 또한 제이토니가 편곡한 <루마니아 민속 춤곡>은 매력적 리듬감이 더욱 강렬하게 전해져 원곡을 능가하는 감동을 전한다.
버르토크의 작품 중 가장 많이 알려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세 작품이 수록되어 있다. 세 작품 모두 비교적 작곡가의 만년의 작품으로, 그가 평생 얻었을 음악적 결실이 풍성하게 열매 맺어 있다. ‘현악오케스트라를 위한 디베르티멘토’는 그것이 현악기로만 이루어졌다고 볼 수 없을 만큼 넓은 영역의 색감을 표현하고 있는데, 그 서두부인 첼로와 더블베이스의 스피카토에서부터 전체 작품에 대한 긴장과 기대를 섬세하게 그려가고 있다. 그러나 실상 연주를 맡은 레 비올롱 뒤 루아의 첼로파트는 그다지 민첩한 느낌이 들지는 않는다. 녹음상태도 다소 번진 듯한 느낌이 드는데 깔끔하게 정제되지 못 한 서두에서 다소의 실망감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이후의 연주도 좀 더 날렵하게 처리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지만 전체를 낭만적인 시각으로 해석했다고 보면 이 또한 있을 수 있는 보잉이라는 생각이긴 하다. 2악장의 폭넓은 다이내믹의 처리는 비교적 원활하게 이루어졌으며 3악장의 본격적인 춤곡 풍의 악상은 그 활기를 제대로 표현해 내서 마치 넓은 들판을 뛰어다니며 춤추는 집시들을 연상하게도 한다. 이들의 연주에 가장 적합한 악장이 아니었나싶다.
‘현악기, 타악기, 첼레스타를 위한 음악’은 그가 바흐의 영향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던 이 시기의 특성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그의 후기 현악사중주들에서 드러나는 대위법적인 작법이 두드러지는 작품으로, 각 독주악기들의 활약을 즐기며 즐겁게 감상할 수 있는 작품이다. ‘루마니아 민속춤곡’은 버르토크가 전 생애를 거쳐 채보한 루마니아의 민속음악에 기초한 작품으로 다양하면서도 독특한 루마니아의 정서를 아주 쉽게 감상할 수 있다. 이번 음반에는 지휘를 맡은 장 마리 제투니의 편곡버전으로 수록되어 있다. 연주자체는 평이한 편이지만 볼륨도 작게 녹음되어 있는데다 선명하지 못 한 음질로 마음 편히 감상하기는 쉽지 않다.
- 월간 La Musica - 유영희
[ 수록곡 ]
1. Divertimento Sz 113 (1-3)
2. Musique Pour Cordes, Percussion Et Celesta Sz 106 (4-7)
3. Danses Populaires Roumaines (8-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