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곡가 : Giuseppe Verdi
지휘자 : Thomas Rosner
연주자 : Carl Tanner/Iano Tamar/Zeljko Lucic/Marianne Cornetti
오케스트라 : Wiener Symphoniker/Moscow Chamber Choi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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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츠부르크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브레겐츠는 매년 여름 호수 위의 무대에서 오페라를 공연하는 페스티벌로 명성이 높다. 완전히 개방된 공간이라 마이크를 사용한다는 약점이 있지만 호반 무대의 원조요, 빈 필의 라이벌인 빈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반주를 맡는다는 강점을 십분 활용하고 있다. 2006년에는 축제 60주년을 맞아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오페라 연출가인 로버트 카슨을 초대하여 큰 스케일의 <일 트로바토레>를 꾸며냈다. 원작의 배경을 재창조하는 것으로 유명한 카슨은 이 오페라의 무대를 현대의 거대한 정유공장으로 설정했다. 무대 전체를 압도하는 붉은 핏빛의 거대한 조형물은 이 오페라의 투쟁성과 섬뜩한 결말을 예고하며 등장인물의 위상도 재설계되었다. 즉 루나백작은 이 정유공장을 운영하는 못된 자본가요, 만리코는 공장에서 쫓겨난 종업원들로 구성된 유격대의 우두머리로서 루나 백작과 겨루는 것이다. 한창 떠오르는 미국의 드라마틱 테너 칼 태너(만리코), 그루지아 출신의 스타 소프라노 이나노 타마르(레오노라), 유고 출신의 바리콘 젤리코 루치니(루나 백작) 등은 이 오페라의 큰 스케일과 육중한 무대에 어울리는 극적인 가창을 펼친다. 배경을 이루는 아름다운 호수는 행복한 덤이다.
○ 베르디의 오페라 중에서 가장 호불호가 엇갈리는 것이 <일 트로바토레>이다. 그의 다른 오페라와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음악적인 스케일이 크고 가수들은 온몸의 힘을 총동원해서 목청껏 노래해야 한다. 음악적인 박력만으로도 등골이 오싹해지는 오페라지만 이런 이유 때문에 과시적인 오페라의 대표작이란 비난을 받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 오페라야말로 로시니, 벨리니, 도니체티가 확립한 벨칸토 오페라의 모든 미덕과 그 한계를 극한까지 구현한 기념비적인 작품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 캐나다의 로버트 카슨은 모든 면에서 빼어난 연출가이지만 특히 배경과 캐릭터를 새롭게 설정하여 오페라의 숨겨진 의미를 찾아내는 작업으로 관객들을 더욱 열광시킨다. 그러나 이것이 카슨 혼자의 능력만은 아니다. 그는 드라마투르기를 전담하는 이안 버튼이란 뛰어난 구성작가와 함께 일을 한다. 이 <일 트로바토레>의 드라마투르기도 이안 버튼이 담당했다.
○ 오스트리아의 브레겐츠 페스티벌은 호수 위의 거대한 무대에 고정 세트를 설치하여 한여름 내내 공연하므로 1년에 한 작품만을 올리는 것이 원칙이다. 2006년 프로그램이 <일 트로바토레>였고 2007년 프로그램은 <토스카>이다. 객석은 호반에 설치되었으므로 관객들은 호수 쪽을 바라보면서 정면에 설치된 무대의 오페라를 즐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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