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빨라졌는가???

헐리우드의 특징 가운데 하나인 '흥행을 한 작품은 속편을 만든다'라는 법칙이 이 작품에서도 적 용되었다. 바로 2001년에 만들어진 <분노의 질주 (The Fast and the Furious)>이다. 근 2년 만에 후속편이 나왔는데 국내에 소개된 제목을 보면 <분노의 질주 2>가 아닌 <패스트 앤 퓨리어스 2 (2 Fast 2 Furious)>로 나와 있다. 기존의 제목에서 그대로 '2'자만 붙이는 기존의 국내 영화시장에서 보면 참 의외이다.

<분노의 질주>는 '빈 디젤'과 '폴 워커'를 일약 톱스타로 만들고 수많은 자동차 매니아들 을 열광시킨 영화이다. 시원시원한 자동차 액션이 줄기차게 이어지는 이 영화의 속편은 과연 어떨 까? 전편의 마지막 장면에서 그대로 이어지는 이 영화는 마이애미의 한 길거리에서 열리는 자동차 경주로 시작된다. 영화 시작 초반부터 스릴을 만끽하게 하지만 결국엔 뒷심 부족으로 여타의 속편 영화와 비슷한 결과를 보여준다.

<패스트 앤 퓨리어스 2>는 대본이 아무리 형편없고 내용이 아무리 난해해도 영화에 스토리가 있는 한 사건을 전개해 나갈 수 있다는 말을 한 '존 싱글턴' 감독의 말이 딱 맞는 영화이다. 흔해빠진 평범한 스토리를 이끌어서 영화를 만들면 어떻게 되는가? 망한다. 하지만 이 작품 같은 경우 볼거 리는 충분히 있다. 초반에 나오는 길거리 자동차 경주와 후반부에 나오는 약 백대 가량의 스포츠카 만 보더라도 볼 만한 가치가 있다. 그렇지만 요즘 관객은 내용도 알차고 볼거리도 많은 그런 영화 들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앞으로는 단순히 겉치레만 하는 영화는 소용이 없다고 생각된다 .

물론 킬링 타임용으로는 손색이 없고 자동차 매니아들이 보면 더욱더 괜찮은 영화인거는 확실하다 . 그러나 한정된 수요층이 만끽하면 뭐하겠는가? 물론 헐리우드 영화를 예로 들어서 하는 이야기이 다. 돈만 바라보는 그들이 제대로 돈을 벌려면 이제 내용면에서도 충실하게 해서 영화를 만들었으 면 하는 바램이 든다.

DVD 소개

DVD는 2004년 1월 25일 유니버셜에서 출시 예정이다. 본 리뷰는 QC를 받아서 작업한 것으로 발매 시 차이가 있을 수도 있음을 밝힌다. 우선 이 DVD의 특징은 기존에 나온 <살인의 추억>, <스타워즈 에피소드 시리즈>에서 쓴 서로 다른 세 가지 메뉴를 쓰고 있다. 차이점은 랜덤 메뉴가 아닌 직접 메뉴를 고를 수 있다는 점이다. 디스크를 넣으면 밑의 화면이 나오는데, 캐릭터 세 명의 차중 하나 를 골라서 타면 그에 맞는 메뉴가 뜬다.

메뉴의 디자인을 보면 마치 플레이 스테이션 게임을 보는 듯한 기분이 든다. 녹색, 보라, 분홍의 색깔로 이루어진 각 메뉴의 특징은 그다지 차이가 없다. 메뉴 이동시에는 짤막한 영상이 이어지는 데 영화의 힘을 느끼게 하는 요소로 잘 작용한다. 특히 roman's의 차를 선택 할 때 나오는 짤막한 영상은 끝내준다. 각 메뉴를 살펴보면 [캐릭터별 car exclusives]가 있는데 들어가 보면 스포트라 이트 배우/ The Ride / 드라이빙 스쿨 을 볼 수가 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부가영상 부분에서 따 로 이야기 하겠다.

세 가지 메뉴 말고도 이 DVD의 또 다른 특징은 바로 영화 시청하기 전 약 6분간에 걸쳐 나오는 단 편 영화(?)에 있다. [분노의 질주 2를 위한 터보차저가 달린 서곡]이라는 제목의 이 단편 영화는 분노의 질주 1의 뒷 이야기를 시작으로 분노의 질주 2의 오프닝 화면으로 연결되는 부분까지 나온 다. 대사는 거의 없고 영상과 음악으로만 되어 있는데 영화 보기전 한번 보면 좋을 듯하다. 단편 영화의 화질 같은 경우 본편 영상의 화질보다 더 뛰어나다.

■ 영상

2.35:1 애너모픽 와이드스크린을 지원하는 본편 영상은 신작 영화답게 아주 우수한 화질을 보여준 다. 전체적으로 해상도가 상당히 높아 화면 가득 잡히는 차의 질감과 배우들 얼굴의 세세한 부분까 지 잘 잡아낸다. 오프닝의 길거리 경주 장면에서 나오는 주연 배우의 옷과 차의 색 조화도 자연스 럽다. 클로즈업 영상의 디테일 또한 아주 탁월한 수준이다.

하지만 어두운 영상에서의 그라데이션은 아쉽다. 해질녘의 장면이나 방 실내의 풍경을 보면 조금 뿌연 느낌이 든다. 필름상의 문제인지는 모르겠지만 화면 입자가 조금 거친 느낌이 난다. 또 양동 이 안에 든 쥐를 보여주는 장면이 있는데 화면이 조금 지글거린다. 이 외에 필름 노이즈나 디지털 아티팩트 등의 현상은 거의 찾아 볼 수 없는 수준이다.

■ 음향

돌비 5.1 채널의 사운드 트랙은 레퍼런스급에 속할 정도로 아 주 훌륭하다. 오프닝에 나오는 유니버셜 로고가 자동차 바퀴로 바뀌는 장면에서부터 귀를 즐겁게 한다. 길거리 경주 장면을 보면 차의 이동음이 전 스피커를 통해 잘 전달되며 공간감이 상당히 잘 느껴진다. 또 엔진 소리나 배기통의 소리 등 자동차에 관계된 모든 세세한 소리가 빠짐없이 잘 살 려져 있다. 특히 수키의 차에 달려있는 모니터에서 나오는 짤막한 소리까지 잘 잡아낸다

전체적으로 서라운드 효과가 아주 뛰어나고 음 분리 또한 정교하다. 후반부에 나오는 헬리콥터의 이동음을 보면 전방에서 후방으로 나가는 소리가 인상적이다. 영화 속 음악 또한 영화 속에 잘 묻 어 들어가 있다. 영화가 끝나고 엔딩 크레딧이 나오는 부분을 보면, 3D로 만들어진 자동차 경주 장 면이 있는데 DVD 샘플러로 써도 될 만큼 영상과 음향이 아주 뛰어나다. 본편 영상 외에 그냥 이것 만 보더라도 아주 충분한 만족감을 선사한다

■ 부가영상

부가영상에는 인사이드 <패스트 & 퓨리어스 2>, 존 싱글톤 감독의 음성해설, 삭제장면, NG 모음, 잘 나가는 수입차 개조하기, 스턴트의 세계, ‘루다 크리스‘와 함께하는 메이킹 뮤직, DVD-Rom 피 쳐, 일본의 유니버셜 스튜디오 테마파크 소개 등이 있다. 우선 감독의 음성해설을 들어보면 배우들 을 캐스팅한 이야기와 해당 장면에 대한 에피소드 등을 이야기 해주는 것이 대부분이다. 자기만의 영화 스타일에 대해서도 이야기해주고 이 영화를 찍기 위해서 자동차 문화에 대해 많이 공부했다고 말한다.

본격적으로 부가영상을 보기 전 먼저 앞부분에 언급한 각 캐릭터별 CAR EXCLUSIVES를 살 펴보자. 스포트라이트 배우/ The Ride / 드라이빙 스쿨로 나눠져 있는데 스포트라이트 배우를 보면 그냥 칭찬 일색인 영상이 대부분이고 촬영 장면 등이 실려 있다. The Ride는 기술 고문인 '크렉 리 버만'이 나와 그 차에 대한 이야기를 아주 자세히 해준다. 드라이빙 스쿨에서는 세 명의 배우들의 운전 연습을 하는 영상으로 꾸며져 있다.

인사이드 <패스트 & 퓨리어스 2>는 메이킹 필름 형식으로 약 10분간의 촬영 장면과 감독 배우의 인터뷰로 꾸며져 있다. 그밖에 영화 속에 나오는 차에 대한 설명과 주문 제작된 100대의 차를 보여 준다. 삭제장면은 총 6개가 있다. 편집자 브루스 캐논과 감독이 설명과 동시에 해당 장면이 나온다 . 약 6분간의 영상이 있는데 영화 속에서 완전히 삭제된 장면과 조금 긴 버전으로 나눠져 있다. NG 장면을 보면 로만 피어스의 NG가 대부분인데 그냥 한번 볼 만한 수준이다.

부가영상 중 가장 특별한 TRICKING OUT A HOT IMPORT CAR(잘나가는 수입차 개조하기)를 보면 아주 재미가 있다. 일반 가정에서는 따라하지 마세요라는 경고문구가 먼저 나온 뒤 플레이보이 걸인 '달 린 커티스'와 기술 고문인 '크렉 리버만'이 나와 자동차 개조하는 걸 보여준다. 주문도장(색칠시간 ), 파워증폭(힘 자랑), 차 내부 전자장치(즐거운 작업), 그래픽스(치장하기), 바퀴 굴리기(성능검 사), 시험운전 (처녀주행)으로 나눠져 있다. 아주 자세히는 안 가르쳐 주지만 튜닝에 관심이 있는 분은 한번 즘 볼 만한 영상이다.

SUPERCHARGED STUNTS(스턴트 세계)를 보면 영화 후반부에 나오는 자동차가 배 위로 떨어 지는 장면에 대해 이야기한다. 컴퓨터가 만들어낸 도면으로 실제 장면을 찍는 방식에 대해 잘 설명 을 해준다. '루다 크리스'가 찍은 메이킹 뮤직을 보면 그냥 뮤직 비디오 촬영 장면 등을 보여주는 수준이다. <패스트 & 퓨리어스 2> 뒷 이야기라는 제목을 쓰는 이 메이킹은 이 영화를 재미있게 본 사람이라면 한번 즘 볼만하다. 하지만 뮤직 비디오가 따로 실렸으면 재미가 있을 텐데 없어서 상당 히 아쉽다. 마지막으로 디비디 롬 피쳐가 있고 일본 테마파크 소개가 들어 있다.

■ 총평

여러모로 볼 때, <패스트 앤 퓨리어스 2>는 전편에 비해 수많은 차만 나왔지 재미 면에서는 조금 떨어진다. 하지만 튜닝을 좋아하는 카 매니아들은 이 영화를 좋아할듯하다. DVD 퀄리티도 상당히 우수한 편이다. 하지만 부가영상에서 몇 개 더 추가했으면 하는 자료가 많다. 특히 신인들이 대부 분인 이 영화에서 배우들의 프로필 소개 등이 빠져있는 건 아쉽다.

프리뷰 : 양승목 (ciinekiru@야후.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