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하고 착한 앰프다.
힘으로 밀어 붙이는 듯한 거칠고 투박한 면이 전혀 없다.

기존의 내 파워 앰프와 몇번을 비교했다.( Audio & Art. KT66 * 8 사용.입출력 트랜스 4블록 )
눈에 보이는 사용 출력관과 갯수는 똑 같다.
그렇지만 보이지 않는 부분에서, 오직 청감만으로 적지 않은 차이를 느낀다.
진공관이거나 트랜지스터이거나 회로,설계 방식등,기술적인 부분에 관하여 나는 아는 바가 전혀 없다.
내게 인연이 된 기기들은,제조사가 최선이라고 판단하여 잘 만들었을 것으로 믿고 써왔다.
잡지를 펼치면 3극관, 무슨관,싱글,푸시풀 등등 몇번씩인가 들어 본 명칭들이 그저 스쳐 지나간다.
오래 전부터 좋아했더 여러 음악들을 무심히 듣다보면 어느 날,어느 순간 다가오거나 멀어진다.
그 느낌들이 가장 올바른 판단이라 믿는다.

새로운 신테시스A50T는 맑고 성숙한, 싱싱함.전혀 격하지 않은 차분함으로 편안히 소리를 낸다.
파워앰프를 바꿔 보면 당연하지만 분명히 다른 경향의 소리로 바뀐다.
삼년전 매그넘 인티앰프의 프리 파트는 다른 파워 앰프를 덮어버렸었다.제 목소리로.....
그때와 다르게 A50T는 파워 앰프의 개성 그대로 보이는 순한 프리 파트가 가장 큰 변화다.

스피커 구동력은 전혀 부족함이 없다.( ERA Design 14 )
대여섯평 정도인 내 방에선 넘친다.
깊은 밤, 가족들이 잠깨지 않도록 조심스러운 볼륨에서도 확실한 밸런스를 유지한다.
이만하면 충분하다는 안도감에 대견한 새식구를 보고 또 본다.
모든 조건이 다른 상황인 것을 감안하더라도,
그 시절의 대표격이던 몇몇 대출력 앰프의 기억들이 희미할 뿐이다.

내장된 D/A 컨버터와 Atoll DAC 100.
어느 쪽이 좋은지 모르겠다.
신경을 집중하여 듣다보면 음장감,음색의 음영은 신테시스가,
각 악기의 윤곽은 Atoll이 조금 나은 것 같다.

..... 가장 큰 보람은 프리 앰프 부분이었다.

다시 오디오를 시작하면서
처음 접한 하이 레졸루션 음반은 Reference Recordings에서 발매한 Crown Imperial이었다.
1번 트랙 Festival Intrada는 여러 오디오 숍, 제조사, 평론가등이
데모용으로 자주 이용한다는 것을 알고 서둘러 내 방에서 재생해 보았지만,
관악기 총주에서 음은 엉키고 시끄러운 소리가 나서, 여러 가지 시도를 했었다.
스피커... 케이블,.....D/A컨버터,.....멀티 앰프 시스템.....
일년이 그냥 갔다.

그렇게 힘들게 하는 곡이 하나 더 있었다.
The Place You Find Love.(Quincy Jones)

신테시스 앰프가 오고 며칠간 시스템을 정성들여 조정한 후,
혹시나, 그러나 간절한 마음으로 두 곡을 울려본다.
새식구의 진짜 실력을 테스트하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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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이래야지....
여기까지 왔는데, 이만큼은 되야지.....

류시화에게 인도와 라즈니쉬가 있듯이
나는,
Reference Recordings, ECM,
Carla Bley, Charly Haden, Anne Sofie Von Otter, Dido
Debussy, Bach, Mozart.....

길었던 오디오 공백
새벽의 귀향
변한 세상

음과 음 사이
일렁이며 스러지는 소리 한 순간

이제야 조금 알 듯한 삶의 그 무엇